First Project 감정회고

ytwicey·2021년 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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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그거랑은 상관없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하면 할수록 왜 첫번째 프로젝트라고 부르는지 알게 되었다. 모든지 처음은 설레고 왠지 흥분되고, 자신감도 넘치며, 즐겁다. 팀프로젝트도 잘 넘어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으로 시작해서 처절하게 깨지고 파편이 되어 아쉬움만 남기고, 때로는 훗날 회고하며 내가 꼬꼬마때 그랬지라고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에, 이 시간을 이 프로젝트를 첫번째라고 강조하는 것 같다.

새해가 된지 4일밖에 되지 않았건만, 나는 또 도망치고 싶었다. 어려우면 어딘가 도망가고, 회피하고 싶은 못된 버릇이 또 나와버렸다. 이번엔 CSS였다. 답지가 있다면 답지를 보고 싶었다. 누가 만들어 놓은게 있다면 날름 가져다 쓰고 싶었는데, 왜 이리도 없는지. 하나가 꼬이니까 두번째 세번째 스텝도 꼬여 아는 것도 모르게 되어버렸다. 결국 또 도망을 쳤다. 한 컴포넌트를 마무리할 자신이 없었다. 예민해졌고, 도저히 할 수 없을 것만 같아, 다른 분들께 도움을 청했다.

그 도움을 청하는 순간도 나에 대한 실망과 아쉬움, 섭섭함 등으로 가득차서, 나보다도 남을 먼저 미워하고, 그런 내가 미워서 입을 꾹 다물었다. 사실 이렇게 두 시간만 돌이켜봐도 별거 아닌데, 왜 그 순간에 집착하는지. 이렇게 딱 두시간 뒤에는 나도 이해못 할 그 순간들이 생겨버린다. 그리고 이불 속에서 하이킥을 하게 되는 거겠지. 그렇지만 막막함에 정말 울고 싶었다. 그러나 울 순 없어서 이렇게 도망을 쳤고, 코드를 복기하고, 다시 쳐보면서 후회 막심이다.



첫번째 프로젝트의 시작은 아주 좋은 팀원들이었다. 배울 것도 많고, 긍정적이고, 무언가 하나씩 배워갈 만한 특장점이 있는 팀원들로 구성을 받았다. 운이 좋았다. 챡챡 자기들의 역할을 해내고, 이해력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좋은 팀원들에게 숟가락을 얹었다.

이번 프로젝트의 나의 역할은 클라이언트 구현이었다. 백엔드를 하고 싶었지만, 최대한 배움에 초점을 둔 첫번째 프로젝트에서는 깨지면서 도전할 리액트도 괜찮아보였다. 여전히 리액트는 싫지만, 그래도 익숙해진 것만 같고, 왜 사람들이 리액트와 함께 쓰는 다른 프레임워크나 라이브러리를 배우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더불어 나의 디자인 능력은 아주 기본적인 PPT작성에 머물러있고, 그것조차도 CSS로 구현하기는 굉장히 어렵다는 것또한 알게 되었다. (부들부들... CSS) 이번엔 그리드를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도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플렉스나 잘 배워보자 했지만, 사실상 플렉스도 아주 기본적인 것들만 돌려막기로 쓰고 있는 것 같다. CSS의 바다는 정말 깊고도 넓다. 그래서 오늘 빠져 죽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접시물에 코 박고 바등바등 거린 것 같아서 너무 부끄럽다.

어째 감정의 회고글이 반성문처럼 변질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래서 첫번째 프로젝트다. 나에 대한 고찰은 더 좋은 나를 만든다는 굳은 믿음으로 오늘 생각해야 내일은 생각하는 대로 살 수 있다.

CSS를 쓰다보니, 왜 사람들이 SASS, SCSS 등을 쓰는지도 알 것만 같았다. 상위 박스를 만들기 위한 또 다른 태그, 태그가 늘어날수록 더 많아지는 코드, 점점 더러워지는 CSS를 보면서 단순히 로고가 예뻐서가 아니라 심플한 코딩을 위해 배워야 하는 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마지막은 회고는 아니지만, 코스를 거쳐오다보니, 과정의 요소요소가 사실 참 적재적소에 들어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 부분조차도 연습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착각하는게 있다. 부트캠프는 어떤 것을 배우기 위한 곳이 아니다. 뭔가 배우고 싶으면 학교를 다녀야한다. 여기는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것 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업무를 맛보고, 그런 분위기를 대충 느껴보기도 하고, 내가 여기에 맞나를 알아보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회사를 다니게 되면 코딩이 업무겠지만, 사실 제일 힘든건 그곳이 어디든 사람이 힘들다. 사람들이랑 소통하고, 의견을 조율하고, 내 의견을 개진하고 때로는 관철시키고, 리드하고, 때로는 아부도 하며, 어울리는 것이 또 다른 업무이기도 하다. 여기서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도, 다른 페어분들이나 팀원분들도 제일 번거로운 것, 제일 아쉬운 것은 코딩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사람과 잘 소통하기 위해서는 나를 알아야 하고, 나의 장점을 이용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나의 장점은 (우선 알고보면 다정하고, 친해지면 귀엽다....)

큼... 하여간,

나에게 부트캠프는 커다란 트러블 만들지 않고도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를 갖게 해주는 역할이 더 컸다. 나를 정의 내리기 힘들고, 나를 정의 내리는 순간부터 그렇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도 않을 거지만, 나도 모르던 나를 혹은 내가 알고 있지만 극복하고 싶었던 나를 만나고 있어서 생경하고, 즐거우며, 때로는 부끄럽지만, 지금 알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첫번째 프로젝트는 처음이니까, 아쉬운 것도 어려운 것도 힘든 것도 많았지만 그만큼 의욕도 넘쳤고, 에너지도 많이 썼다. 그래도 모니터 앞에서 타자를 치는 것이 희열감을 가져다 준다는 것 만큼은 느껴봤고, 때로는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 그립기도 했지만, 또 이렇게 아주 조금 성장했다는 뿌듯함도 줬다.
내일 또 마무리 하고, 발표 자료를 만들어야 끝이겠지만, 잠이 오지 않는 밤을 보내면서 미리 감정적으로 정리를 해본다. 원래 내 새끼는 다 예쁜 법이니, 내 노력이 담긴 첫 프로젝트도 예뻐보이리라 믿으며...

챠오!


프로젝트에 대한 진짜 회고는 이번주 중에 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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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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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7일

배우시겠다는 마인드로 프론트로 참여하셨다니 !! 역시 팀장님 대단하십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첫 프로젝트 완전 잘 이끌어주시고, 어렵더라도 끝까지 책임감있게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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