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라는 타이틀

DUUUPPAAN·2021년 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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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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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자로서의 미래

-전공자로서의 내 미래는 3학년쯤부터 거의 확실했다. 해외에 계신 부모님은 케터링과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시고 계셨는데, 사업영역을 바꾸고 싶어하셨었다. 그래서 기존의 사업은 유지하되, 한국 제품을 파는 마트를 운영하고자 하셨고, 그로인해 한국에 있는 형과 나의 역할이 중요했었다.

-비록 학생의 신분이었지만 전공과목에서 배운 지식들을 활용하여 부모님과 형의 일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결국 나름 성공적으로 무역회사와 마트를 운영하는 회사가 설립되었다. 중간에 여러 위기도 있었지만 앞으로의 길은 부모님의 일도 도와드리면서 한국에 있는 법인의 사업확장에 기여하는 것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이 상황을 많이 바꿔놓았다. 비단 매출에만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라 해상운송료를 포함해서 곳곳에 새로움 위험들을 만들어냈다. 더 절망적인 것은, 이 모든 위험들을 제거할 방법이 딱히 없다는 점이었다.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했다. 바로 새로운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내겐 여려운 일이었다. 첫째, 준비된 것이 너무 없었다. 매번 부모님의 일을 도와드리면서 물류창고도 왔다갔다하고, 기업들을 방문하여 일련의 수출을 위한 과정을 밟고, 문서정리, 재고파악 등등 수많은 일을 했지만, 그 모든 일들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둘째, 그런 일들을 하는 데 꽤나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서 취업을 위한 준비가 미흡했다. 셋째, 나보다 더 잘 준비한 선배들과 동기들이 줄줄이 낙방을 하는 것을 보았다.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이 역시 코로나의 여파가 없지는 않았다.

·내가 걷던 길에 대한 회의감

-일련의 어려움을 겪다보니 문득 의문이 들었다. 만약 저 모든 어려움을 뚫고 내가 취업을 한다면, 그걸로 끝인걸까? 이번 코로나가 물러가고 또 다음 팬데믹이 오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는걸까? 과연 내가 선택한 이 전공이 나를 평생 먹여살릴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나는 감히 '그렇다'라는 답변을 할 수 없었다.

·비전공자인 내가 프로그래밍을?

-그래서 여러 분야를 찾아보고 많이 늦은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일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던 중 부트캠프를 통한 프로그래밍 학습과정이 꽤 있다는 것을 보게 됐다. IT 회사를 다니는 친구가 있어서 상담을 해보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음날부터 여러 부트캠프를 찾아보며 비교해보았고 처음에는 선릉쪽에 있는 wecode를 선택하고자 했다. 가장 짧은 기간인 3개월, 또한 풀스택이 아닌 프론트엔드 혹은 백엔드를 선택한다는 점도 나름의 강점이라 생각했다. 물론 교육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다른 선택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당장 신청해도 내년 1월말에나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당장 반년이나 넘는 시간을 마냥 기다리는 허송세월로 보낼 수는 없었다. 물론 다른 자격증을 따도 되겠지만, 이 길을 가기로 결심한 이상 바로 무엇인가를 배우고 부딪히고 싶었다.
-그래서 찾게 된 곳이 인천일보아카데미였다. 본인의 거주지가 인천이기도 했고,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과목이 개설된 상태였다. 6개월의 풀스택 개발이었지만, 오히려 가볍게 시작하는 마음이 아니였기에 6개월동안 정말 빡세게 공부하여 기초를 단단히 잡고 가는 것이 더 낫겠구나 싶기도 했다. 또한 국비지원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엄청난 메리트였다.(물론 전공자들 입장에서 6개월이라는 기간이 정말 우스울 수도 있다. 또는 우리의 분야를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느끼실 수도 있다. 그러나 4년 넘게 가고 있던 전공을 버리고 비전공자의 길을 택한 내가 다른 분야를 우습거나 가볍게 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정말 어렵고 힘든 길일 것이라는 것을 내가 제일 잘 안다.)

·상담신청

-바로 홈페이지에서 수강신청을 희망한다고 말씀드리고 상담신청을 했다. 주말인데다가 남은 인원도 1명 뿐이라 굉장히 조마조마했었다. 그래도 상담을 받고 나서는 꽤 마음이 편해졌다. 우선 상담을 해주신 분께서 여러 부분을 말씀해주셨는데, 크게 다음 세가지로 압축할 수 있었다.
1. 이 길을 가는 것, 이 선택을 했다는 것을 굉장히 존중하며, 이 길이 분명 좋은 길이 될거다.
2. 6개월이지만 정말 일을 할 수 있는 개발자로서 성장시켜줄 것을 약속한다.
3. 물론 이 약속은 본인이 군대를 다녀온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참여했을 때 가능한 약속이다.
이런 말을 들으니 정말 믿음이 많이 생겼다. 물론 9시부터 5시까지 수업을 하고 그 이후 그룹별로 모여서 수업 내용을 정리하고, 그래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은 보충 수업을 하고, 그래도 이해가 안되는 개인은 개인지도까지 할거란 말을 듣고 조금 무섭기도 했다. 정말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꼼짝없이 학원에서 공부만 하겠구나 싶기도 했다. 그래도 두려움과 함께 자신감도 조금은 생겨서 상담이 상당히 유익했다.

·개발자

-내가 과연 개발을 할 수 있을까? 아직도 사실 확신이 들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해당 분야에 지식이 전무하다. 그래서 더더욱 이런 글을 어딘가에 남기고 싶었다. 6개월동안 정말 열심히 멈추지 않고 갈 수도 있겠지만, 중간에 멈추고 싶고 벽을 만나고 뒤를 보고 싶을 때가 분명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럴 때마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 길에 섰는지가 분명하다면 다시 앞으로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미래가 펼쳐질 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6개월간은 많은 것을 포기하고 개발자가 되는 과정에 집중하려 한다.

앞으로:
1. 지치지 않고 6개월간 공부하기.
2. 궁금한건 끝까지 물고 늘어지기.
3. 짧으면 매일, 길면 적어도 3일에 한번씩 velog 글 작성하기
4. 의지가 약해지면 Velog의 글을 읽기
5.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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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란 이름으로 새로운 길을 가려 하는 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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