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배포한 바이브코딩으로 만든 서비스에 첫 결제가 들어왔습니다.

배포와 동시에 홍보를 시작했고, 불과 하루도 안 되어 결제해주신 분이 두 명 생겼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두 건은 제 트래킹 데이터 안에 자세히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벤트 태깅을 부실하게 짜둔 탓에, 첫 결제가 일어난 그 순간을 제대로 기록하지 못한 겁니다. 이 글은 그 깨달음에서 시작된 회고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왜 이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고, 어떻게 결제를 유도하려 했는지,(+고객 설정, 니즈 파악) 퍼널분석과 유입채널 분석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게 구축했는지를 자세히 다루려 합니다.
바이브코딩으로 수익화를 원하시는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여느날처럼 수업을 가다가, 대학생들이 모두 휴대폰을 보며 걷고 있는 모습을 보게되었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대학생들의 휴대폰에 내 서비스가 켜져있게 하려면, 그 서비스는 과연 뭐여야할까?

대학생들의 니즈를 자극할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생각난 최근에 유행했던 'SBTI'. 거친 MBTI라고 부를 수 있는 성격유형검사입니다.
그럼, 성격을 기반으로 전공 적합도를 알려준다면?
제가 전공에 대한 무료함을 느끼던 시기이기도 했고,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자주 들었습니다. "내가 이 전공으로 뭘 하지?"라는 질문은 술자리마다 반복되는 주제였는데, 딱히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답을 모르니 자꾸 불안해지고 사주든 MBTI든 자기를 설명해주는 무언가에 손이 가는 그 상태. 그 감정이 서비스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유형검사와 전공적합성, 이 두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붙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성격유형 기반 전공 적합도 검사 "내전살 테스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정한 건 무료와 유료의 감정을 분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성격유형 테스트라는 서비스의 성격상 그런 것도 있습니다)
무료 결과는 "이거 나래ㅋㅋㅋ" 하고 친구한테 공유하고 싶어야 하고, 유료 리포트는 "이거 진짜 난데?" 하고 혼자 진지하게 읽고 싶어야 합니다. 같은 사용자라도 두 순간의 감정이 다릅니다.

그래서 무료는 16유형 카드 1장, 30초 안에 소비되는 분량으로 가볍게.
유료는 전공과 성격을 곱한 후 LLM을 통해 개인화된 진단으로 무겁게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성격과 전공이 왜 잘 맞는지(혹은 왜 안 맞는지)의 근거, 잘 맞는 직업과 의외로 잘 어울리는 직업, 앞으로 가져야 할 마인드셋, 그리고 추천 직업군의 시장 동향까지 담은 리포트가 되었습니다.
22문항으로 4축 성격 유형을 분류하고, 전공을 입력하면 성격 기반으로 전공 적합성(강함/중간/약함)과 직업DB에서 잘 맞는 직업 Top3를 알려주는 구조까지는 빠르게 정해졌고 바이브코딩을 통해 개발 또한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 마케팅 인사이트
평소에 사주나 MBTI 서비스를 보면서 결과를 친구한테 캡처해서 보낼 때의 가벼움과, 유료 사주 앱에서 "내 사주 풀이 결제하기" 버튼을 누를 때의 진지함은 같은 사람 안에서도 결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그래서 내전살을 설계할 때 이 두 감정을 의도적으로 분리하기로 했습니다. 무료 카드는 가볍게 "공유하고 싶다" 의 감정. 유료 리포트는 무겁게 "사고 싶다" 의 감정.
훗날 광고를 돌리거나 홍보를 할 때 마케팅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서 UTM 작업을 하고 주요 섹션이나 버튼에 이벤트 트래킹을 심어두었습니다.
💡 UTM 파라미터링이란?
URL 뒤에?utm_source=...와 같은 값을 붙이는 구체적인 행위를 말합니다. 주로 유입 경로 분석을 위해 사용하며, 어떤 광고나 채널을 통해 들어왔는지 식별하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제가 DB에 기록한 데이터는 다음과 같은데요
어떤 채널로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어떻게 유입되었는지 (스토리, 공유, link in bio 등)
테스트 시작 시점(테스트 시작 버튼을 눌렀을 때)
전공 입력 시점
테스트 완료 시점(결과 보기를 눌렀을 때)
유료 리포트 섹션을 봤을 때
유료 리포트 '구매하기' 버튼을 클릭했을 때
결제가 완료됐을 때
처음에는 1, 3, 6번 이벤트 태그만 넣었습니다. 사실 첫 결제 두 건이 들어온 것도 이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데이터를 확인하려는데, 알 수 있는 것과 알 수 없는 것이 묘하게 갈렸습니다.
유입 채널은 보이고, 테스트를 시작하고 완료한 시점도 보이고, 결제가 일어났는지 아닌지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테스트는 완료했는데 결제까지 안 간 사람들이 어디서 멈췄는지" 를 알 수 없었습니다.

페이월까지 가긴 갔는데 닫은 건지, 페이월은 봤는데 결제 버튼을 안 누른 건지, 아예 결과 화면에서 그냥 닫은 건지... 셋 다 다른 문제고 셋 다 다른 솔루션이 필요한데, 제가 수집한 데이터는 "완료는 했고 결제는 안 됐다" 까지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벤트는 대충 넣어두는 게 아니라,'나중에 분석할 때의 자신을 위해 박는다' 는 걸 하루 만에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바로 2, 4, 5번 이벤트를 추가해 전공 입력 시점, 페이월 노출 시점, 결제 버튼 클릭 시점까지 행동 트래킹을 구체화했습니다.
런칭일이였던 5월 3일부터 5월 8일까지 측정 데이터로 발견한 현상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데이터로 사용자의 행동 패턴이 보이고, 문제를 발견하는 상황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그 전에 한 가지 짚고 가자면, 태깅이 정상화되기 전에 들어온 결제 두 건은 이 분석에서 빠져 있습니다.😭 이벤트 태깅이 부실하던 첫 24시간 동안에 발생한 결제라 자세한 컨텍스트가 함께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래 분석은 2, 3, 4번 이벤트 태깅이 완전히 정상화된 시점 이후의 95건의 세션을 기준으로 합니다.

가장 도드라지는 구간은 페이월 도달 78건 → 결제 시도 6건. 결제 버튼 앞까지 갔다가 92.3%가 그냥 닫았습니다. 그래서 이 한 구간이 이번 회고의 핵심 좌표가 되었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무료 결과까지 다 봐놓고 왜 결제 직전에 멈출까?" 라는 질문이 떠올랐고 가설 3가지를 세워봤습니다.
1번이라면 무료를 줄이거나 끊어야 하고, 2번이라면 유료 미리보기를 보여줘야 하고, 3번이라면 결제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지금 가장 의심 가는 건 1번과 2번. 그래서 다음 버전에서는 유료 리포트 본문을 무료 단계에서부터 보여주다가 핵심 진단(강함/중간/약함, 잘 맞는 직업 Top3) 직전에 블러로 끊는 구조로 바꿔보려 합니다. (많은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보여주다가 끊는 방식)

채널별 결제 시도율을 보면 패턴이 또렷합니다.

광고나 SNS 노출보다 Direct 유입에서 결제 시도가 7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Direct의 상당수는 지인이 링크를 직접 공유한 경우거나, "내전살 테스트" 를 검색해서 들어온 경우입니다.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누른 링크와, 아는 사람이 "이거 해봐" 라고 보내준 링크는 처음부터 다른 상태로 서비스를 접하는 겁니다. 채널의 신뢰도가 곧 전환율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시사점이고, 다음 홍보 때는 단순 도달보다 신뢰 매개체를 거치는 경로를 집중적으로 실험해보고 싶습니다.
사실 GA4도 같이 연동했습니다.
그래도 직접 DB에 이벤트를 쌓는 작업도 따로 했습니다.
사실 위에서 본 퍼널 수치들(페이월에서 92.3%가 멈췄다, Direct 유입의 결제 시도율이 17.2%였다)도 다 이 직접 적재한 데이터에서 나온 분석입니다. 표준 퍼널 분석 자체는 GA4로도 됐겠지만, 굳이 DB까지 두 번 쌓은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이 서비스의 핵심 가치는 "네 성격은 이거다 → 네 전공이랑 이렇게 맞다" 입니다. 즉 성격 16유형과 전공이 만나는 자리가 모든 결과의 출발점입니다. 거기에 사용자가 어떤 채널로 들어왔는지까지 얹으면 "전공 × 16유형 × 채널" 의 무언가 더 흥미로운 조합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분담을 이렇게 했습니다.
SQL 한 줄로 던질 수 있는 질문이 곧 마케터로서 던질 수 있는 질문의 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서비스에서는 양쪽을 둘 다 가져갔습니다.
💡 마케터의 시선
분석 도구 선택은 "무엇을 잴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질문을 던지고 싶으냐"에서 시작한다. 답할 수 있는 질문이 곧 만들 수 있는 가설의 범위고, 가설의 범위가 곧 다음 실험의 폭이다.
이벤트는 분석할 때의 나를 위해 넣는다. 결제가 안 됐다는 사실보다 어디서 멈췄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첫날에 깨달았다.
데이터 → 가설 → 실험 → 검증의 루프가 전부다.
92.3%가 결제 버튼을 안 누른다는 사실 하나에서 세 가지 가설이 나왔고, 그중 가장 의심 가는 가설을 다음 버전에서 실험해볼 예정이다. 모든 가설은 정답이 아니며, 그래서 시도하고 검증해봐야 한다. 한 번의 분석으로 답을 찾는 게 아니라, 이 루프를 얼마나 빠르게 여러 번 돌리느냐가 결국 서비스의 운명을 가른다는 걸 이번에 체감했다.
채널 신뢰도가 전환율을 결정한다. Direct 유입의 시도율이 눈에 띄게 높았던 패턴은 단순 도달보다 신뢰 매개체를 거치는 경로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시사점을 남겼다. 다음 광고 집행 시 이 가설을 검증해보고 싶다.
그리고 회고를 쓰면서 한 가지 질문이 따라붙었습니다. "내가 생각한 문제가 과연, 남들도 그만큼 강하게 느끼는 문제였을까?"
92.3%의 페이월 이탈은 카피의 문제일 수도, 가격의 문제일 수도, 결제 동선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층 더 내려가면 결국 이 질문에 닿습니다. "이 서비스가 사람들에게 비타민인가, 페인킬러인가." 있으면 좋은 정도인지, 없으면 안 되는 정도인지.
이 질문은 데이터로만 답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만들기 전에 던졌어야 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다음 글에서 따로 다뤄보려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서비스 재밌게 잘 봤습니다.
혹시 결제는 어떻게 붙이셨나요? 사업자 등록증도 취득 하셨을까요..?
저도 바이브코딩으로 앱을 만들고 있는데, lemon squeezy에 신청하니까 이유도 안알려주고 반려되더라구요..
정말 배울 게 많아 중간중간에 놀라면서 읽은 좋은 글이었습니다.
서비스적으로 궁금한 게 있는데요, 다음 버전에서 유료 리포트 본문을 보여주다가 블러로 끊는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무료부분만 보다가 결제를 안했을 때, 결제를 하지 않아도 실제로 리포트의 나머지 부분을 위해 ai 토큰을 소모하긴 하니까 비즈니스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런 구조 말고 부분적으로 앞부분(무료) / 뒷부분(유료) 나눠서 ai 토큰을 소모할 수 있게 하는 구조를 기술적으로 만들 수 있는 건가요? 저도 잘 몰라서 의견을 여쭙고 싶어 질문 드립니다.
잘읽었습니다. 좋은 내용 공유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