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제품팀이 모여서 회식을 해본 적이 없었다.
이유는 한 3가지쯤 되는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안했는데, 이번에 기획팀에서 큰 맘을 먹었는지 저질러보더라
근데 여기서부터가 문제임
왜 헤드가 없음?
기획팀에서 대충 주최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 상황이였는데 뭔가 뭔가 불안한 요소가 많았다.
그 중 나는 너 먹을 것을 준비해라! 라면서 대충 밥 준비하는 멤버로 정해져서
예산을 확인하고, 이것저것 보던 차에
가용 금액이 별로 없었다.
18명인데 25만원 밖에 없었음
장난해?
솔직히 배부르게 먹이지 못한다면...... 안그래도 회식을 안해본 팀원들인데 무슨 재미라고 하겠는가
CFO님 앞에서 이래저래 따졌더니 어디선가 도네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20만원이 추가로 생겨서 나름 행복한 고민을 하던 차에
대표님이 술 사먹으라고 40만원의 큰 도네도 주셨다.
그리고 전 날, 예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써야하는 돈이 있었는데, 그게 사용됨
엿됐다진짜
그래서 전전긍긍 하고 있었는데 나의 한탄을 듣던 반대편의 지원팀에서 소모임 카드를 쓰면 되지 않냐고 물어봤다.
(회사 복지 중 하나로, 일정 금액을 소모임이나 운동 등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 있다.)
그래서 그걸로 남은 돈을 간신히 메꾸고, 이것저것 정리를 하면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다.
기획팀이 단체로 나가더니 머 한보따리를 줍어왔다.
아 저기 WOODFORD RESERVE 맛있던데,, 나 한잔 밖에 못마셨는데 누구야!!!!!! 누가 다 먹었냐!!!!!
그래서 원래 술로 빠져나가야 하는 돈도 남다보니 조금 풍족하게 먹을 수 있었다.
고기만 25만원어치, 방어 연어 광어 섞어서 20만원어치 하니까 제법 풍족하게 먹을 수 있더라.
근데 다들 술이 약해가지고 하이볼을 타줬어야했는데...
누구 시키기도 귀찮아서 그냥 내가 바에서 자리잡고 계속 노나줬다.
장소는 기획팀에서 골라왔는데, 정말 경복궁이 잘 보이는 탁 트인 뷰여서 마음에 들었다.
뭐랄까, 회식을 좀 자주 하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뭐 어쨋든 사람들끼리의 교류가 별로 없던 회사였기에
처음에는 조용히 있다가, 술 맥이니까 참 말이 많더라
아쉬운 점도 이야기하고, 본인이 힘들었던 점들도 이야기하고
도란도란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참 볼만하더라
왜냐면.... 나는 이미 이 사람들이 말이 겁나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내 취미생활 중 하나가 요리인데, 팀원을 집으로 초대해서 종종 먹었다.
한 15명...? 정도는 왔다간 것 같은데
정말 사람들이 말이 많다.
또, 상경을 해서 자취하는 1인 가구들도 참 많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꼈는지 3~4명이서 밥먹으면 다양한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이 회사에 필요한 것은... 사람냄새가 좀 나는 활동이지 않을까 싶었다.
우리는 극단적으로 회식이 없었다보니... 이제는 좀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뭐 회삿돈으로 맛있는거 먹으면 땡큐지, 자취생한테는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