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SI 첫 프로젝트는 차세대 이커머스 구축 프로젝트였다.
모든 것이 생경했던 나는 동기 한 명과 노트북을 하나씩 손에 들고 프로젝트룸으로 출근했다.
프로젝트에 투입된 시기는 통합 테스트를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것이 앞으로 나에게 어떤 폭풍을 몰고 올지, 그때의 나는 알지 못했다.
개발 환경 세팅을 시작으로 소스를 파악하고, 맡게 될 업무에 대한 설명을 전달받았다.
신규 개발은 당장 하지 않았고, 철수 예정인 개발자들의 업무를 인수인계받았다.
학원을 수료하고 게시판 하나 만들어 보기에도 급급했던 나에게 실제 운영될 스토어의 업무 로직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수정 사항을 전달받으면 막막함이 앞섰다. 어디서 어떻게 수정을 시작해야 할지 길을 몰랐다. 머릿속에 로직이 그려지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채 시간이 지날수록 압박감이 더해져 어찌할 바를 몰랐고, 주변 시니어 개발자분들에게 묻고 또 물어가며 해결했던 것 같다.
"커밋했으니 확인해 보세요."
나는 안도감과 함께 얼른 다른 문제로 눈을 돌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에게 하나하나 알려주며 문제를 해결하게 두는 것보다 본인이 직접 처리하는 게 빠르겠다는 생각으로 답을 주셨던 것 같다.
이윽고 통합 테스트 기간이 시작되었다.
주간에는 테스트를 진행하고, 취합된 결함 및 개선 건을 정리해 오후 늦게 개발자들에게 엑셀 파일로 전달되었다.
"당일 결함 당일 처리 원칙"
이때부터 칼퇴는 없었다. 동기와 나는 서로의 얕은 지식을 공유해가며 결함 해결에만 전념했다. 늦은 퇴근에도 불구하고 집에서까지 울려대는 카톡 알림은, 몸만 겨우 퇴근했을 뿐 마음은 여전히 사무실에 묶여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문제가 영 해결되지 않을 때는, '누군가 나에게 욕을 해도 좋으니 제발 답을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렇게 어찌저찌 결함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통합 테스트 기간도 끝을 보이고 있을 무렵, 복잡했던 로직이 조금씩 익숙해지고 전체적인 구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정말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지만 내가 끝까지 버텨낼 수 있었던 이유는, 나보다 더 힘들었을 동기의 묵묵한 위로, 그리고 늦은 시작이었던 만큼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함이 나를 붙잡아 주었기 때문이었다.
나의 첫 프로젝트는, 그렇게 온몸으로 '버텨낸'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