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렬 알고리즘은 왜 배워야 할까?

Eddy·2022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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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어느 개발자나 피해갈 수 없는 주제다.

그런데 알고리즘을 배우다 보면,
'정렬(Sorting)'을 아주 중요하게 다룬다.

교과서에서도 제일 먼저 나오는 게 정렬 알고리즘.
알고리즘 강의를 봐도 내용의 30-40% 정도가 정렬.

처음 알고리즘을 접했을 땐,
왜 이렇게 정렬을 중요하게 다루는지 의아했다.

흠, 정렬이 그렇게 중요한 건가...?

어디에나 있는 정렬

우리가 쓰는 소프트웨어를 생각해보자. 곳곳에 정렬이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다.

  • 내 메일 보관함은 도착 시간 기준으로 정렬돼있다.
  • 배달앱을 켜면 음식점이 인기순, 판매량순, 배달빠른 순으로 정렬된다.
  • 구글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가장 관련있는 페이지 순으로 정렬된다.
  • 지도 앱에서 음식점을 검색하면 가까운 거리 순으로 정렬된 결과를 보여준다.
  • 페이스북은 내가 좋아할만한 게시물 순으로 뉴스피드를 정렬한다.
  • 트위터 피드. 인스타 스토리... 손 아프니까 이하 생략.

그 외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정렬까지.

정렬은 어디에나 있다.
스크롤 한번, 클릭 한번이 다 정렬이다.

다만 사용할 땐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뿐이다.
물이 뭐냐고 묻는 물고기처럼.

정렬은 큐레이션이다.

사실 소프트웨어의 일을 아주 단순하게 표현하면,
'데이터를 저장하고 가공해서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은 정해져있다. 저장된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유용한 것 몇 개를 골라내야 한다. 골라내려면 당연히 줄을 세워야 한다.

검색도 정렬과 관련이 있다.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무언가를 효율적으로 찾아낼 때도 정렬이 활용된다.

정보를 다루는 소프트웨어에서 정렬은 거의 숨쉬기다.
자주 실행되는 가장 기본적인 작업이다.

그러다보니 정렬 알고리즘을 잘 만드는 건,
컴퓨터 공학에서 아주아주 중요한 주제다.

더 빠르게 할 수 없을까?

앞에 이런 책들이 꽂혀있다고 하자.
자, 여러분이 이 책을 제목순으로 정렬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까?

일단 눈에 띄는 걸 아무거나 하나 집는다.

앞쪽부터 다른 책들을 하나씩 훑으면서
이 책보다 뒤에 와야 하는 책이 있으면 그 앞에 꽂는다.

다시 정렬되지 않은 책을 뽑아서,
같은 방법으로 다른 책들을 훑으면서 적절한 자리에 꽂는다.

뭐, 이건 쉽다. 초등학생이라도 시키면 쉽게 할 것 같다.

문제는 효율성이다.

이렇게 하면 총 몇 번을 해야 정렬될까?

n개의 책에 대해서 최대 n-1 번의 비교를 해야 하니까,
이걸 Big O로 표기하면 O(n^2)이다.

(참고 🔗 알고리즘의 시간 복잡도와 Big-O 쉽게 이해하기)

책의 수가 늘어날 수록,
해야하는 작업의 수가 매우 빠르게 증가한다.

방금 아주 대충 설명한 정렬 방법은
컴퓨터 공학에서 삽입 정렬 (Insertion Sort)이라고 부르는 방법이다.

쉽지만 느린 알고리즘에 속한다.
그 외에도 버블 정렬, 선택 정렬 등이 쉽지만 느린 알고리즘이다.

하지만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인이 여기서 만족할리 없다.

'이거보다 더 빠르게 할 수 없을까?'

세상에 존재하는 책이 몇 권인데...
50권 정렬하는데 2500번(에 가까운) 작업을 하고 있을 순 없다!

우리보다 먼저 살았던 컴퓨터 공학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이거보다 더 빠르게 할 수 없을까?'라며 온갖 잔머리와 테크닉을 짜냈다.

계속 새로운 정렬 방법을 시도했고, 결국 더 나은 방법을 발견해냈다.

그 결과, 오늘날 쓰이는 알고리즘 대부분은 O(n log n)!

선형로그 시간 복잡도를 가진다.
O(n^2)보다 훨씬 더 빨라진 알고리즘이다.

이것보다 더 빠른 건 없냐고?
아쉽게도 일대일 비교를 통한 정렬에서 시간 복잡도는 O(n log n)이 한계다.
수학적으로 확실히 증명된 사실.

왜 정렬 알고리즘을 배워야 하는가?

그렇지만 나의 의문은 가시지 않았다.

좋아. 정렬이 중요하고 많이 쓴다는 건 알겠어.
근데 이걸 왜 꼭 배워야 해?

이미 훌륭한 사람들이 정렬 알고리즘 다 만들어놨고,
내가 쓰는 언어에 이미 내장된 정렬 함수 있고...

그냥 가져다 쓰면 되지
왜 머리 아프게 무슨 정렬, 무슨 정렬.. 다 배우는 걸까?

사실 맞다. 내가 정렬을 직접 구현해서 쓸 일은 거의 없을 거다.

하지만 유명한 책과 강의를 들으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조금 들을 수 있었다.

정렬은 알고리즘을 배우는 가장 좋은 교재다

Sorting is a natural laboratory for studying algorithm design paradigms, since many useful techniques lead to interesting sorting algorithms.
- The Algorithm Design Manual

컴퓨터 공학에서 정렬을 잘 하는 건 너무 중요한 일이었다.

이걸 사용하면 더 빨라지지 않을까?
이 아이디어를 적용하면 더 안정적이지 않을까?

계속 이런 고민을 하다보니 정렬 알고리즘은
수많은 알고리즘 아이디어(잔머리)의 자연 집합소였다는 것이다.

  • 특수한 자료구조를 쓰면 알고리즘을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다든지,
  • 무작위 난수를 사용해서 알고리즘을 좋게 만드는 방법이라든지,
  • 문제를 바로 풀 수 있을 정도로 작게 쪼개는 방법이라든지,
  • 인풋에 대한 가정이 있을 때 그걸 활용하는 방법이라든지.

그리고 이 알고리즘 중 무엇이 더 좋은가? 를 고민하다보면
각각의 알고리즘들을 평가하는 도구들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 Big O 표기법은 물론이고,
  • 평균적인 경우와 최악의 경우에 어떻게 성능이 달라지는지,
  • 재귀 호출이 있을 때 복잡도는 어떻게 계산하는지,
  • 왜 상황에 따라서 적절한 트레이드 오프가 필요한지

이런 아이디어들과 평가법은,
우리가 정렬 알고리즘을 직접 만들지 않아도,
개발을 하면서 맞닥뜨릴 수많은 문제들에서 유용하게 쓰일 도구들이다.

다시 말해서,
정렬 알고리즘은 알고리즘을 배우는 가장 좋은 교재다.

나도 사실 지루할 수 있는 정렬 알고리즘에 대해 굳이 글을 써야할까 망설이긴 했었다.

그러나 저 말 때문에 한번 확실히 정리하고 넘어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정렬에 쓰인 아이디어들을 알아보자

다양한 정렬의 구현을 설명하는 글은 이미 많기 때문에,
이 포스팅에서는 앞으로 각 정렬 알고리즘에서 어떤 아이디어가 쓰였고,
그걸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1. 분할 정복을 활용한 합병 정렬 (Merge Sort)
  2. 무작위(Random)를 활용한 퀵 정렬 (Quick Sort)
  3. 자료구조를 활용한 힙 정렬 (Heap S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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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보자. ▶️ www.youtube.com/@simple-eddy

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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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30일

블로그 글에서 에디 목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요 ㅋㅋ
다음에 올 병합 정렬 기대 되요 ~!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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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3일

무엇이든지 일단 도전하고 배운다고 해서 손해볼 건 없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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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7일

同感です! リサイクルは必須です! リサイクルは、古くて使えなくなったゴミのようなものを活用し、また同じように新しいものに変えるのですから、環境にはとても良いことです。資源を節約し、ゴミの埋め立てを減らすことで、大気汚染や水質汚濁を最小限に抑えることができるのです。참조 및 정보 https://bit-casino.kr/blog/exciting-slot-the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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