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지원 교육과정을 거쳐 우아한 테크코스 지원까지 간단하게 회고를 작성해보고자 한다(게으른 나 반성하자)
나의 대학생활은 연극과 음악으로 가득차 있었다. 공대생이었던 것과 전혀 무관하게도, 예술이라는 것은 어느 순간 나의 마음을 차지하고선 놔주질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굉장히 방황을 많이 했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영역이니까.. 그와중에 연극은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다(동아리 활동이었지만). 실제로 극단을 통해 무대에도 서봤다. 그렇지만 무언가 허전한 마음이 채워지질 않았던 것 같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이대로 괜찮은걸까 등등.. 그렇게 방황을 하던 중 비전공자도 개발자가 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와 동시에, 바로 진로를 정했다. 나는 개발자가 될거야! 이유는 간단했다. N사의 음원검색을 굉장히 애용했는데, 그럴 때마다 너무 편리하고 호기심을 가득 채워주는게 너무 좋았었다. 언젠가 한번, '나도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에 그쳤던 것이 다시금 발현되어 순식간에 결심까지 이어졌고 상경했다. 왜 개발자가 되고 싶은가? 라고 물어볼 수도 있는데, 이 부분은 복합적이고 서술하자면 길어지니 지금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처음 상경해서는 친구 집에 얹혀 살았다. 지금 생각해도 굉장히 고맙다(잘되서 꼭 쏜다!). 당시 나의 사정을 듣더니(형편이 좋지 않았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들어와서 살라고 했다. 그래서 바로 상경을 했는데,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다. 아침 9시30분부터 저녁 6시까지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6시 30분부터 밤까지는 알바를 했다. 그러고 집에 돌아오면 대체로 12시가 넘어갔던 것 같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는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한 공부를 했다. 그렇게 새벽까지 공부를 하다가 잠들고 다음날이면 다시 등원... 굉장히 살인적인(?) 일정이었다(마치 고등학생때 야자를 재현하는 느낌이랄까). 중간중간에 약간의 휴식도 있었지만 대체로 쉴 틈 없는 시간들이었다. 처음엔 수업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지식은 너무 방대했으며 수업은 어찌나 빠른지, 이해하지도 못한 채로 코드를 따라치기 바빴던 것 같다. 그렇게 기본적인 자바(자바기반 교육과정이었다)에 어느정도 익숙해질때쯤.. 첫 번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나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음원 사이트였다. 지금보면 굉장히 허점투성이였지만 당시에는 정말 열정적으로 했었다. 어떻게든 잘 해보고싶은 마음과, 나는 할 수 있어!! 라는 기합과, 스스로 잘하고 있음을 증명해내고 싶었던 것 같다. 오라클이라는 DB와 자바, 그리고 JSP를 통해서 처음으로 웹사이트를 개발했는데.. 2명으로 구성된 팀이었기에 더더욱 열심히,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평일에는 아르바이트로 인해 칼같이 하원(...)해야 했기에 주말마다 팀원과 만나서 같이 작업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군소리 하지 않고 따라준 팀원에게 감사한다(후에 알고보니 다른 팀은 주말에 만나는 건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고 하더라). 그렇게 한달 가량을 쉴새없이 몰아치고 결과물을 내보니, 솔직히 말하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초라했다(진짜 열심히 했는데...). 그때 내심 스스로에게 실망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실제로 생활자체에 지쳐있는 상태이기도 해서 나태해졌었다(공부를 더 적게 하고 잔다거나..). 그 즈음에 개발자로 재직중인 선배와 상담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사실 처음 개발에 입문할 때까지만 해도 아주, 아주아주 단순하게 생각했었다. 내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받은 감동을 똑같이 주고 싶다는 것에서 시작된 것이었으니까(연극이나 음악과 같은 예술도 크게 봤을 땐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시작단계에서도 선배와 면담을 했었는데, 그때에는 그 단순함을 용감하게 보셨던 것 같다(요녀석 봐라?). 그런데 직접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개발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하면서 얼마나 철없는 생각이었는지 깨달았던 것 같다. 그래서 두 번째 면담을 통해 생각을 정리함과 동시에 앞으로의 방향성을 확실하게 정했던 것 같다. 웹 백엔드로 확실하게 분야를 정하고 나서 '우아한테크코스'에 대해서 듣게 되었는데, 듣자마자 떠오른 생각은 도전!! '도전'이었다. 그때부터 나의 일상에 한 가지 과제가 더 추가되었다. '우아한테크코스' 준비.
'우아한테크코스' 준비를 시작함과 동시에 하루하루가 더 분주해졌다. 여전히 학원수업은 새로운 것들로 가득차 있었으며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는 일상 역시 그대로였는데 과제만 늘어난 것이다. 거기에 더해 스프링을 배우기 시작할쯤, 두 번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영화 예매 사이트였다! 이 역시 첫 번째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열정적으로 했었다. 그리고 중간에 혼자 열심히 공부하면서 익힌 Git
을 도입해보려고 시도도 했었다(강의자료까지 만들었는데!!!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정말 열심히, 잘(?)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팀원들과 격리되었다(...). 그 결과, 프로젝트는 거의 멈춘거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었고(역시 Git
을 어떻게든 도입했어야 했다) 이미 내가 맡은 영역들에 대한 개발은 다 끝낸 상태였었다(영화 조회, 좌석 선택 및 예매, 결제기능까지 구현하는 것이었는데 실제 결제를 구현하려면 비용이 들었기 때문에 테스트결제까지만 구현했었다). 그래서 이참에 '우아한테크코스' 준비에만 전념하는 것으로 생각을 바꾸게 되었고 이때가 추석쯤이었다.
'우아한테크코스(이하 우테코)'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시작했던 것은 코딩테스트 준비였다. 초창기에는 학원과 알바를 병행하면서 준비해야했기에 주로 공부하는 시간은 12시가 넘은 밤이 되어서야 준비를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당시엔 정말 대단했던 것 같다. 아침 일찍 등원해서 저녁까지 수업을 듣고, 바로 아르바이트에 출근한 뒤 11시까지 일을 하고 돌아와서 공부를 했으니까 말이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 책상 앞에 앉으면 12시 가량이 되었다. 보통 공부를 마무리한 시간은 새벽 3 ~ 4시쯤이었고, 늦게는 5시까지 공부를 했었다. 최대한 코딩 문제에 익숙해지고 알고리즘에 익숙해지며 프로그래밍적 사고력을 키우기위해 애썼던 것 같다. 그렇게 준비를 하면서 추석 전후로 프로그래머스 레벨1을 전부 풀었던 것 같다.
그리고 추석이후로는 사실상 코딩테스트 준비에 전념했었던 것 같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프로그래머스 레벨2 문제를 풀었으며, 저녁 이후에는 자기소개서를 다듬는 시간이었다. 자기소개서를 다듬으면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었다(이 글을 빌어 그 사람들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렇게 프로그래머스 레벨2 문제를 거의 다 풀어갈때쯤, 일부만을 남기고 백준에서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브론즈부터 골드까지 다양한 문제들을 풀었으며, 시작은 단계별로 풀어보기였으나 이후에는 구현문제 위주로 풀면서 준비했었다.
솔직히 말하면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얻는 것들이 많았다.
스스로에 대한 자아성찰(나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등)을 비롯해서 왜 개발을 시작했는지 다시금 상기시키고, 동기부여도 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스스로 학습하는 근육을 배양하고 키울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혼자 공부하는 과정에서 구글링 기술(?)도 많이 늘었다. 이제 어느정도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 및 방법이 자리잡은 느낌이다. 게다가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누군가에 의한 학습보다 주도적인 학습이 효과가 더 뛰어남을 느끼고, 앞으로도 주도적인 공부를 이어나갈 생각이다. 이를 통해서 앞으로 계속해서 발전해나가는 내 자신을 볼 수 있을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또, 프로그래밍 문제를 풀면서 테스트 코드에 대해서 접할 수 있었는데, 이것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다. 테스트 주도 개발(TDD)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추후에 잘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시간을 가져볼 생각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기본기가 부족하므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와 반대로, 시험을 마치고나서는 안일했던 스스로에 대해서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치명적인 실수.. 그래도 7문제 중에서 6문제 풀었다.. 점수는 모르겠지만). 이만하면 잘했어, 라는 말을 은연중에 하고 있었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 부족함을 실감하고 더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코딩테스트 결과가 발표된지는 시간이 꽤 많이 지났다(게으른 탓에 이제서야 글을 쓰는 것뿐).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나는 떨어졌고 현재까지 계속 공부중이다. 여러 기업들에 지원하자니 아직 한없이 부족하고 모자란 느낌만 들어서 주눅들어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그래도 공부하는 것을 멈출 수는 없다. 하다보면 결국 내 자산이 될 것이 분명하기도 하고, 사실 코딩하는 것이 재미있다. 새로운 지식을 쌓고 그것들을 직접 적용해보며 눈으로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즐겁다. 현재는 유튜브 '컴공선배'와 SSAC에서 주관하는 '라이징 프로그래머2'에 지원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 면접을 봤는데 분위기는 좋았으나..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으므로 평소와 다를 것 없이 계획대로 공부하면서 보낼 예정이다. 아마 연말까지 쭉 이렇게 공부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취업준비를 할 예정이다.
계획이란 미래에 관한 현재의 결정이다.
-드래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