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6, 7월처럼 여전히 제목과 맞지 않는 회고이다.
월별로 올렸어야 했는데,
왜 난 또 이렇게 미루게 되었는가!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이번에도 12월이 끝나기 전 지난 세 달 간의 회고를 하려고 한다.
이번 글은 지난 번보다 좀 더 우울할지도 모르겠다.
🐰 묘정이라도 한 게 어디야...!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시피, 채용 공고가 많이 줄었기 때문에 모든 직무를 합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아마 2번째도 동일하게 전 직무로 진행될 것이고, 조만간 공고가 뜨지 않을까 싶다!)
한 사람마다 10곳을 지원할 수 있는데, 신입 프론트엔드의 경우 지원 가능한 공고 자체가 5곳뿐이었으며,
그래도 나머지 5장의 기회를 낭비할 수 없기에 경력 지원도 포함시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부 탈락했다.
데브매칭은 특이하게 다음과 같은 채용 절차를 가진다.
[코딩 또는 과제 테스트 → 서류 제출 → 면접]
보통 프론트엔드는 JavaScript 또는 ReactJS 기반 과제 테스트가 주어지는데, 이번에는 통합 직무여서 그런지 PCCP로 코딩테스트를 보게 됐다.
나의 첫 PCCP는 Lv 1도 못 미쳤었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Lv 1을 취득해서 통과하게 되었다. 이제야 PCCP에 대한 감이 잡히는 것 같다. 2024년에는 꼭 Lv 3까지 취득해보고 싶다.
그런데 안타까운 사실은 10곳 중 5곳 만이 지원서를 확인하고,
나머지는 지원서를 확인조차 하지 않고 서류 탙락을 주었다.
오직 한 곳에 대해서만 서류 합격을 받고 추가적으로 과제 테스트를 수행했다.
회사에 대해 알아갈 수록 더욱 가고 싶은 마음이 커져갔는데,
두 번쨰 과제 테스트에서 탈락하게 되었다.
나름 만족스럽게 수행했다고 생각해서 기대하고 있었지만
회사에서 바라는 기준에 못 미친 것 같았다.
기대가 크기도 했고, 유일하게 서류 합격을 받은 곳이었기에 마지막 연락을 받았을 때는 마음이 몹시 아팠다.
다음 데브매칭 때는 서류 합격률을 높이고 싶다.
이력서를 수정하고, 기존 프로젝트에 대한 리팩토링을 진행해야할 것 같다.
프로젝트 회고는 여기서!
마지막 프로젝트가 6월 말에 마친 PickTime(테오 스프린트)였고,
지원서 작성, 자기소개서 작성과 같은 취업 준비를 위해서만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에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만 들게 되었다.
지원서를 작성하면서 품게 되는 실력에 대한 의구심,
지원 후 연락을 기다리는 조바심,
계속해서 받는 탈락 안내 이메일로 인한 패배감,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사실 지금까지도 열심히 쌓이고 있다)
내 힘으로 직접 이룬 것이 없다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고,
혼자서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디자인, 프론트, 백엔드, 배포까지 혼자서 다 해보려고 했지만
당시 마침 생각난 아이디어는 추석 때 배포해야했기 때문에,
기한의 압박으로 백엔드 1명, 프론트엔드 1명을 더 섭외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소소하지만 하나의 성공 경험을 가져가서 매우 뿌듯한 경험이 되었다.
실제 100명 이상의 사용자가 소원을 남기며,
아직까지도 종종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의 소원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 든다.
🫗 나의 멘탈 부서지다 못해 모래로! 🏝️
2주에 한 번씩 주말에 3-4시간짜리 대기업 코딩테스트를 보게 됐다.
작년에는 코딩테스트 전형은 종종 합격했던 것 같은데,
10월달에 본 코딩테스트에서는 죽만 쒔다.
문제 자체가 상향 평준화되기도 했지만 더불어 응시자들의 실력도 훨씬 올라간 것 같다.
시간 효율성과 고급 그래프 알고리즘에 대해 심도있게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매주 코딩테스트 스터디를 하고 있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은 것을 보니
아무래도 컴포트 존에서만 공부를 하고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Lv 3 이상의 알고리즘을 부딪히는 것에 두려움을 줄여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6월 말 테오 스프린트로 진행했던 Pick time 프로젝트는
스프린트 종류 이후 간간히 개선 사항과 리팩토링 논의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마감 기한이 없다보니 태스크만 쌓이고 주도권을 가져가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팀원 중 한 분과 마음을 다 잡아
3개월 넘게 지난 시점이지만 리팩토링을 진행하였다.
약 2주간 개선, 문제가 있었던 기능 구현 위주를 목표로 잡았으나,
작업하면서 산발되어 있던 컨벤션과 모듈을 하나로 합치는 작업까지 진행했다.
미루고 미뤘던 것을 해치운 쾌감과 함께 마무리하면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가장 첫 번째로, 레거시를 마주한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3개월이 지난 코드는 동료가 작성한 코드는 물론 내가 작성한 코드까지 레거시가 되어,
왜 이렇게 짰을까?
하는 의문과 기막힘이 반복되었다.
복사 붙여넣기한 코드는 시간이 지나면 물음표 가득한 레거시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코드에 대해 이유를 가지고 작성하며, 적절한 주석을 첨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는 것도 좋지만 기존 프로젝트에 대해 개선하는 것을 자주해야겠다는 다짐을 가질 수 있는 기회였다.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해보는 것은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볼 수 있는 경험을 가져갈 수 있지만,
기존에 작동하던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개선하는 것은 또다른 경험이었다.
어떤 전역 변수를 어디서 쓰고 있는지, 그리고 반복적으로 선언된 것은 없는지 확인하며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기도 했고,
분명 동일한 기능인데 다른 형태의 함수 및 hook으로 되어 있는 것을 합치면서 재사용성을 높이는 시도도 해보았다.
🐙 아무리 쓰러져도 무너지지 않기로 해!
원래 9월 초부터 시작하기로 했지만 지연되어 9월 11일부터 11월 22일까지 진행된 교육이다.
매일 9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금천구에서 약 7시간씩 수업을 듣고 마지막 2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교육 내용에 관해서도, 나의 한계에 관해서도, 인간 관계에 관해서도,
모쪼록 여러 방면에서 깨달음을 얻게된 교육이었다.
교육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글을 추가적으로 작성할 예정이니
여기서는 그 외적으로 겪은 것을 기록하고자 한다.
교육 시간이 아침 일찍부터 저녁 전까지 일반적인 출퇴근 시간에 맞춰 나도 출퇴근을 하게 되었다.
초반에는 1시간 10분짜리 직행 버스가 있어 그걸 탔지만,
금천구까지 가는 길이 꽤나 험해서 멀미를 하게 되어 결국 다른 루트를 택했다.
지하철을 한 번 환승하고 내린 다음에 버스를 타는 루트였다.
이런 루틴이 매일 한 달동안 반복되니, 몸이 지치기 마련이었다.
나는 충분히 견딜 수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직접 겪어보니 다른 느낌이었고, 비슷하게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그래서 이렇게 회사를 고를 때의 기준이 하나 늘었다.
의 위치에 있는 회사!
교육을 들으면서 시간 낭비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우선 왕복 2시간 반의 통근 시간동안 체력 소모가 심했다.
그에 대한 여파로 교육을 들으면서 두 번 정도 감기 몸살이 들었다.
또한 프론트엔드 분야에 대해서는 대체로 알고 있는 것들이어서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백엔드, 클라우드는 처음으로 접한 것 치고는 많은 것을 배웠지만,
이것이 나의 취업에 직접적인 연관이 되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왜냐하면 교육 기간이 짧아 밀도있는 학습을 하지 못한 채 실습 위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걸 지원할 때만 해도
나는 정말 간절했으며 더불어서 소속감을 원했었던 것 같다.
이 교육에 대한 후기를 찾기 어려워 의심스러웠고,
이 교육이 나에게 난이도가 낮을 수도 있겠다는 의문도 들었지만,
그래도 교육을 듣겠다고 결정한 건 오로지 나의 선택이었다.
그런데 결국 시간 낭비를 했다는 결론을 얻게 되니,
과거의 내가 했던 선택에 대한 후회를 자꾸만 했었다.
중간에 계속해서 교육을 그만둘까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그에 대한 결과가 더 큰 후회를 초래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 꾸역꾸역 수료까지 하게 되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이 끝까지 맡은 바를 마무리해야하는 것은 필요한 미덕이다.
하지만 나는 이 교육에서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지 못했고,
기회를 잡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무거움 책임감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교육의 막바지에 두 명이서 웹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다른 한 분은 프로젝트 기간 전에도 종종 같이 퇴근하면서 의지를 다지고 친하게 지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국 프로젝트를 각자 진행하게 되었다.
이유는 실력의 차이였는데, 내가 판단하기 전 강사님이 먼저 말씀해주신 부분이었다.
👨🏫 상대와 당신의 실력 차가 있다는 걸 먼저 인정하고,
상대가 할 수 있는 태스크를 고려해서 할당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나는 내가 감히 상대방의 실력을 논할 처지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같은 교육생의 입장에서 교육을 듣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었는데,
여기서 실력 차이로 인한 권력이 형성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각자 하고 싶은 태스크를 선택하고 맡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을 고수한 탓에 결국 프로젝트를 제 기간에 마치지 못했다.
각자 해야할 일에 대한 마감 기한을 세우는 것도 Notion을 이용해 관리를 했지만,
그 분은 그 기간을 지키지 못한 적이 부지기수였다.
모르는 것에 대해 질문을 하셔도 친절하게 답해드리고 검색 키워드를 제안드렸지만,
몇 시간 뒤 동일한 것 내지 구글에 에러 메시지 그대로 검색하면 솔루션이 나오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질문하셨다.
내가 해야할 작업을 못할 정도로 집중력이 흐트려졌다.
팀을 해체해서 각자 진행하기로 결정하기 전에도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집에서 작업을 하려고 해도 git을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겠고 자꾸만 오류가 나서 아무것도 못했다고 하셨다.
더불어서 프로젝트 기간에 자주 결근을 하거나 지각을 한 것에 대해서는
가족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처음에 이렇게 사정을 이야기 들으니
내가 작업의 비중을 더 많이 가져간다고 해도 끝까지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스스로 불만을 가지고 있던 부분에 대해서 해결 방법을 제안드리고,
내가 바라는 행동도 구체적으로 말씀드렸다.
그런데 그 분은 마지막까지도 이걸 지키지 못해서 결국 따로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원하는 프로젝트 수준에 미치지 못해서 아쉽기도 하지만
이런 팀원에 대해서 마냥 탓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과도 협업하는 경험을 통해서
그런 태도를 반면교사 삼아 내가 이런 사람이 되지 않는 다짐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큰 것은,
나도 언젠간 상대 팀원과 비슷한 위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한참 아래의 실력을 가진 동료로서 협업을 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런 상황이 찾아온다면, 어떻게 행동하면 안되는지 몸소 배울 수 있었다.
차이가 있더라도 동료의 신뢰를 잃지 않는 방법은 충분히 있다.
물론 최선은 실력을 갈고 닦아서 1인분을 하는 개발자가 되는 것이다.
이런 분한 경험은 다시금 공부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하게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글또는 개발자 글쓰기 커뮤니티로서, 오픈소스 컨트리뷰션에서 만난 개발자분이 알려주셔서 알게되었다.
9기 모집을 확인하고 관련해서 살펴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있고 체계적이며
무엇보다 글을 작성하는 개발 직군분들이 모여서, 좋은 영향을 주고 서로 같이 자랄 수 있는 커뮤니티
라는 비전이 마음에 쏙 들어서 신청하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합격을 하게 되었다.
(🎉하반기 들어서 가장 기쁜 소식🎉)
원래라면 1회차 글을 쓰기 전 글또를 시작하는 다짐에 관한 포스팅을 하려고 했지만,
그 또한 밀리게 되어 1회차 글을 먼저 포스팅하게 되었다.
그런 김에 여기에 글또를 시작하면서 굳게 하는 다짐을 덧붙이겠다.
글또가 끝난 5개월 후에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그 모습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걸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번에도 폭풍같은 3개월이 지나갔다.
총 31번의 지원, 2개월짜리 교육 수료, 2개의 프로젝트 배포...
수없이 많은 밤이 불안했고, 눈물로 지새웠다.
이런 어둠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끝까지 힘내보려고 한다.
다다익선이 최고의 삶의 태도인 줄 알았지만, 그래도 과유불급 또한 필요한 가치인 것을 깨달았다.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내키지 않는지
손수 느끼며 확인하고 다시 힘을 내서 원하는 바를 쟁취하는 날을 고대한다.
"노력이라는 단어가 싫으면 다시 이렇게 정의하는 것이다. '지긋지긋하게 반복해야 하는 힘든 노동'이 아닌, '사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라고 바꾸면, 훨씬 좋은 느낌으로 다가와 노력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 김종원,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매일 쓰고 쓴 대로 살면 인생은 이렇게 달라진다. 3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