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7] 일복터진 나

심재익·2021년 7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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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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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복이 터져버렸다

분명히 한 3일쯤 전에 '오늘부터 열심히 해야지!'라고 다짐을 했었다.
하지만 역시 real world는 만만하지 않았다. 근로와 갑작스럽게 생긴 단기알바로 하루의 시간이 거의 녹아버렸다.

단기 알바는 친했던 군대 후임의 사업에 일손이 부족하다고 해서 도우러 갔다. 근데 하는 작업들을 보니까 한글파일에서 엔터를 지우고 줄 간격을 맞추거나, 필요없는 문단을 지우거나 수정하는 작업들이었다.

우리같은 컴돌이들 중에 그것들을 하나하나 딜리트와 스페이스를 누르고 있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걸 보자마자 후임한테 딱 40분만 코딩할 시간을 달라고 한 후, 엔터를 지우고 줄간격을 맞춰주는 파이썬 코드를 만들어줬다. 그 후 부턴 나는 개발자가 되었다.

단기 개발알바?

후임의 사업에서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만한 것들을 찾아보고, 두 개의 한글 파일이 왔을 때, 비교해서 동일한 문단이 있는지 판단하는 프로그램을 짜줬다. (물론 형식이 거의 비슷해서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짜주면서 여러가지를 느끼게 되었다.

  1. 생각보다 사람들은 프로그램 없이 단순노동을 많이 한다.
  2. 유용한 프로그램을 짜 줘도, 단순노동에 적응 된 사람들은 프로그램을 썩 좋아하지만은 않는다.
  3. 개발을 모르는 사람들은 프로그램을 짰을 때, 그냥 시급으로 때려버려서 뭔가 개발자가 현타오게 만든다

이 항목들에서 3번 항목이 제일 컸던 것 같다.
내가 원래 해야하는 일을 10시간 하는것 보다, 프로그램 짜서 돌리면 2시간이면 끝나는 일이 있었다. 이렇게 효율적으로 모든 일을 끝내면 나는 2시간 시급을 받는다는게 상당히 현타가 왔었다.

이런 단순한 경험으로 나는 역시 개발자가 많은 기업에 들어가야겠다고 크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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