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읽고, 10시간 생각하기.

Bard·2023년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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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디 코미사의 "승려와 수수께끼"를 읽고...

프롤로그

"제가 계란 하나를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노스님은 이렇게 말하면서 손으로 계란 모양을 그렸다.
"이 달걀을 1미터 정도 아래로 떨어뜨리되 깨뜨리면 안 됩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이 질문은 책의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수수께끼이다.

내 감정을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비슷하게라도 전하고 싶어 나도 책처럼 먼저 수수께끼를 남긴 채 글을 써보려 한다.

책을 읽게 된 이유

나는 현재 SW 마에스트로 지원서를 쓰면서 장래희망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링크드인에서 생각의 깊이를 확장해준 책 16권이라는 글을 보게 되었고, 이 책이야 말로 지금 내 고민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 싶어 구매하게 되었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정말 맛있었다.

미뤄놓은 인생설계

  • 1단계: 해야만 하는 것을 해라
    (그렇게 미룬 후, 궁극적으로)
  • 2단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라.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삶을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랜디 코미사(이 책의 저자, 이하 랜디)는 이러한 인생 설계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한다.

결국 랜디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2단계를 위해서 하기 싫은 1단계를 사는 삶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조건을 채우는 것은 어떨까?

허무맹랑한 소리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랜디는 이 의견을 책 전체를 들여 우리에게 설득시키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 중,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한 몇 가지 말들을 보여주고 싶다.

위험부담에 대하여

내가 법률회사에 남을 경우, 관심도 없고 심지어는 내 가치관에 어긋날 때가 있는 일을 하면서 평생 불만족스러운 삶을 살아야 할 가능성이 있었다.
전문가가 되려면 창의력을 억누른 채 한 분야로만 매진해야 한다.
애플의 성공 여부보다 법률가로서의 위험부담이 훨씬 더 컸다.
결국 나는 당시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추구하기로 결심했다.

사업 실패의 위험부담은 계량화가 쉽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실패의 가능성에 실패의 비용으로 곱한 값이 된다.

그러나 개인적 위험은 계량화가 불가능하다.

그것은 가치와 순위, 자신이 누구인지를 표현하는 문제다.

'안전 제일주의'라는 말은 현상에 만족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당장 금전적 이익이 있으면 시간 낭비와 만족감의 부재 또한 감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열정'과 '의지'

열정이란, 저항할 수조차 없이 어떤 것으로 당신 자신을 끌어가는 것을 말한다. 반면 의지란, 책임감 또는 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일에 의해 떠밀려가는 것이다.
(중략)
'미뤄 놓은 인생 설계'의 삶에서 1단계에 발휘되는 것은 의지다. 잠시 보류시켜 놓은 2단계야말로 열정이 담겨 있는 시기다.

의지를 대표하는 것은 '돈'일 것이다.

우리는 '돈' 없이 살 수 없다. 그렇기에 생존을 위해 대부분 미뤄놓은 인생설계를 계획한다.

랜디는 이렇게 사회와 타협해버린 우리에게 이런 말을 한다.

"내일 갑자기 생이 끝난다면 지금까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당신은 앞으로 평생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지금 당장 그 일을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중요한 자원은 시간뿐이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정말 많았다.

크게 두 분류였는데, 하나는 소마와 관련한 생각이다.

  • 만약 소마를 창업에 빗댄다면, 심사역은 VC일 것이고, 장래희망 문항은 사업 계획서일 것이다. 사업계획서를 다시 써봐야 겠는데?
  • 소마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 나는 열정이 넘친다. 이미 소마를 준비하면서 얻은 것들이 한달 새에 너무나도 많다. 실패하더라도 후회가 없을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정말 내 인생계획에 관련한 생각이다.

  • '누군가 이뤄놓은 것'을 좇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 나는 당장 뭘 하고 싶을까?

SW 마에스트로

물론 SW 마에스트로를 붙는다면 좋겠지만, 실패하더라도 후회가 없을 것같다.

지원서를 준비하면서, 내 장래희망에 대한 고민을 내 인생 중 가장 오래 하였다.

또 다시 써야겠다.ㅋㅋ

그리고 코딩 테스트를 준비하면서, 난 지금 오래 쉬느라 숭숭 뚫려버린 내 실력을 메꾸어 나가고 있다.

준비하다보니 SQL이 너무 재밌고, 더 잘하고 싶어서 SQLD도 준비하고 있다.

또 나는 SW 마에스트로 과정을 완전히 수행하기 위해 학교에 투자해야할 시간을 줄이겠다는 생각으로 학교 전공 과제를 지금 미리 하고 있다. (0점 맞기는 싫어서 비공개로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언젠가는 공개로 바꿀 듯)

아무리 생각해도 소마를 준비하기로 결심한 것은 잘한 것 같다.

내 인생 계획

책은 인생을 여행에 빗대어 설명한다.

여행은 그 자체가 주어지는 보상과 같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른 사람이 그린 지도와 걸어간 땅을 따라가는 게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건 내 여행이었고, 내 인생이었으며 나만의 여정이 필요했다.

나는 스케줄 따위는 던져 버리겠다 다짐하고 이런 결정이 어디로 나를 이끄는지 보기로 했다.

내 1년 전 계획은 단순했다.

100억 벌기.

이게 내 인생의 목표였다.

이제, 100억은 내 인생의 도구가 되었다.

좋은 IT 회사에 취직하기. SW 마에스트로 합격하기 등 이 모든 것들은 내 인생의 도구가 되었다.

지금 나는 이 도구들로 뭘 하고 싶은가?를 생각해 보고 있다.

계란을 1미터 아래로 떨어뜨려 깨뜨리지 않으려면 계란을 1.5미터 높이에서 떨어뜨리면 된다.

고민이 깊어지는 밤이다. 더 이상 인생을 낭비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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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ndering Caretaker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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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26일

헉 되게 깊은 생각들을 하셨군요.. 저도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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