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문득 누군가 생각날 때

돌멩e·2022년 5월 3일

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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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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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할머니, 할아버지 기일도 아닌데 생각날 때가 있다.
모두 어렸을 적, 초등학교 저학년 이전에 돌아가셔서 자세한 기억은 없다.
친할아버지, 할머니는 명절 때 부모님따라 친척들끼리 만나뵙는 정도였고, 외할머니는 너무 갓난아기 때 돌아가셔서 아예 기억이 없다.
외할아버지는 아프실 때 우리집에서 같이 지내신 적이 있어서 돌이켜보면 생각나는 추억들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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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할무니, 할아부지를 가깝게 생각하진 않았다.
그저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나이가 한 자릿수일 때 뭔 생각이 있었게냐만은 그냥 그 정도로 느꼈던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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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친할무니는 많이 아프셔서 휠체어에 타 계시거나 침대에 누워계셨던 기억 뿐이다.
오랜만에 뵈러 가면 누워계시지만 반가운 표정으로 두 손을 가득 잡아주셨다.
어린 나에겐 그 뿐이었다. 친척들과 놀기 바빴다.

 

친할아부지는 살갑다는 느낌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무뚝뚝하시고 말씀도 별로 없으셨다.
한 번은 용기 내서 색종이에 편지를 써서 드렸는데, 나중에 눈이 잘 안 보이신다는 말을 듣고 어린 맘에 '내 편지를 못 읽지 못한 건가' 낙담한 적이 있다.
그 뿐이었다.

 
다만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지갑 속에서 내 편지가 나왔다고 했다.
드린 지 몇 년이 지났을 때인데 계속 가지고 계셨던 것 같다고 했다.
그 때 뭔가 울컥했다.
슬픈 감정은 아니었는데 무언가 왈칵 터져나왔다.

 

외할아버지와의 추억은 사진 앨범 속에도 여러 장 보관되어있다.
시장도 같이 가고, 발레 학원에서 배워온 거 거실에서 자랑도 하고, 할아버지 방에 있는 박하사탕 먹고 싶어서 열려있는 문 앞에서 엄청 기웃거렸다.
그때는 진짜 박하사탕이 먹고 싶은 거였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박하사탕 먹으려고 자주 방에 드나들어서 좋아하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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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지금에서야 보이는 것들이 그때는 보이지 않았다.
인생의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더 헤아리지 못하고, 더 해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후회가 되진 않는다.
나는 그 당시 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했다.
외할아버지와의 추억은 되돌아볼수록 행복한 기억들이 많아 웃음이 절로 나온다.

finale

할아버지, 할머니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것도 아닌데 언제부턴가 자꾸 생각이 난다.
눈물이 날 때도 있고, 그 땐 그랬지라며 생각에 잠길 때도 있고, 갑자기 꿈에 나타날 때도 있다.
슬프지는 않다. 그냥 어느 순간 생각이 난다.
원래는 귀신이 무서워 불 끄는 걸 기피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가 어디선가 나를 지켜주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신기하게도 무섭지 않아졌다.
이유를 모르겠다. 추억이 많은 것도 아니고, 교류도 많지 않았는데,,,
‘가족이란 게 이런건가’ 라는 생각이 든다.
보이지 않고, 볼 수 없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항상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어디선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 할아부지, 할무니를 생각해서라도 올바르게 잘 커가야 겠다.
또 생각날 때 다시 와야지!

 - 이유없이 할무니, 할아부지가 생각나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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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되고 싶어요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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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4일

누군가의 추억으로 기억된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아.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