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서 3년간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면서 학교 수업 이외의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때는 당장 필요 없는 활동으로 보였고 내가 참여하기에는 전부 힘들어 보이는 활동이었다. 그렇게 '난 아직 부족하다. 더 실력을 쌓고 지원하자' 또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만 가진 채 결정 바로 앞에서 서성이다 돌아갔다.
벽을 넘기 위해 고개를 위로 올려다보지도 않고 그저 내 눈높이에 벽 뒤가 보이지 않는 것 같으니, 회피하고 도망친 것이다.
우테코를 지원하게 된 이유도 어찌 보면 나의 의지로 지원한 게 아니었다. 활동하는 동아리에서 나와 같은 학년들이 대부분은 지원하다 보니 그 분위기에 편승하여 지원해 보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자소서 앞에 앉았지만, 그 공백들은 쉽게 채워지지 않았다.
그렇게 글을 쓰며 깨달았다.
'쓸 게 아무것도 없네?'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것보다 자신에 대해 어필할 무엇인가가 부족했다. 타인에게 평가받는 두려움, 자신에 대한 낮은 자신감이 만든 결과였다.
자신이 부족함을 느낌에도 그것을 채우려고 실행하지 않고 계속 머릿속에만 되뇌었다.
물론 지금도 이게 단지 살아가는 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이 더 높은 곳을 바라고 있다면, 문제가 되었다.
욕심이 들었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워보고 싶었다.
그리고 목표를 세웠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하자'
'그리고 배우자'
그렇게 꾸역꾸역 채워 넣은 자소서를 제출하고 프리코스를 열심히 제출했다.
그리고 학교 수업에 교수님의 질문에 대답하기 시작했다. 물론 가산점을 준다는 명목도 있었지만,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답은 그냥 넘기는 것이 아니라 수업 시간에 대답하게 되었다.
덕분에 운 좋게 이를 좋게 봐주는 사람이 있어 졸업작품을 같이 하자는 제안도 생겼다. 결국 우테코에 합격하여 함께하지 못했다.
다만 이런 기회들이 나의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우테코가 단순히 개발 공부만을 위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들어 와보니 개발 공부는 물론이고, 소프트 스킬의 발전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 활동도 준비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레크리에이션 같은 것인 줄 알았다. 이 당시에 '이런 걸 왜 하는 거지'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우테코는 성장하는 개발자를 키우는 곳이다.
그리고 개발자에게 필요한 역량은 단순히 코드를 잘 작성하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업을 들으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번 우테코 6기를 보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있었다.
우테코 전까지 난 성과 증명 마인드 셋을 가지고 있었다. 실패를 마주하였을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결국 회피했다.
그것을 자소서를 작성하면서 느꼈고 우테코에 들어와 정확히 무엇이 원인이었는지 알았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바뀌어야 했다.
미션을 진행하면서 느낀 '이게 맞는 건가?'보다 리뷰어, 크루, 페어 의견을 교류하며 '이것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자 마음먹었다.
하지만 갑자기 마음만 먹는다고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소프트 스킬의 개발을 위해 매주 월요일에는 유연성 강화 스터디를 진행한다.
'상상 속의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는다. 나를 믿으며 도전하자'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가 세운 목표다.
이전까지의 마음가짐은 고치고자 마음먹었지만 실천한 경험이 적었던 참이었다.
매주 스터디를 하며 목표에 가깝게 행동했는지 회고를 하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쯤에 레벨 1에서 테코톡을 진행할 크루를 모집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또 머뭇거렸다.
'발표를 잘 못하는데...'
'나중에 생활에 익숙해지고 해도 늦지 않을까?'
'이 주제로 해도 내가 잘 설명할 수 있을까?'
그렇게 어떻게든 피할 곳을 찾으려 머릿속으로 생각했지만 피할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더 깊이 생각하기 전에, 내가 세운 목표에 달성할 수 있기 위해, 신청 버튼을 눌렀다.
지금 잘하지 못하더라도 이번 기회에 준비하면서 발전하자고 생각하며 스스로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정신없이 미션을 진행하다 보니 어느새 내가 테코톡을 진행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처음에는 바쁜 일정에 순간 '괜히 했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앞으로 이보다 바쁜 일정은 많다. 이런 상황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다하면 된다. 원래 발표를 잘하지 못했는데 지금 당장 잘할 수는 없다. 전보다 지금 나아질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고 마음먹고 준비를 했다.
또한 유연성 강화 스터디의 피드백을 읽어보며 나의 선택에 대한 지지를 통해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덕분에 걱정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테코톡 준비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번엔 피하지 않고 정면에서 바라봤다. 그 덕에 발전할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벌써 레벨 1이 끝나간다. 아직 부족한 게 이렇게 많은데 끝나간다니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기대가 되기도 한다.
레벨 2에서는 얼마나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될지...
레벨 1에서는 처음 생각한 유연성 강화 목표치 그 이상을 달성할 수 있었다. 매주 스터디를 통해 회고하며 보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 지금의 목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목표도 추가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물론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도 있다. 그래서 급하게 정하는 것이 아니라 레벨 1이 끝나고 정리하며 새로운 목표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 볼 생각이다.
조급해지지 말자.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지금까지 세운 목표가 흔들리지 않도록, 앞으로 세울 목표가 내가 바라는 방향을 가리키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