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회고 3번째 입니다.
원래 이 글의 개요를 잡은건 4월 7일이었는데, 제목과 관련된 일 + 글을 쓰다가 문득 찾아오는 그때의 기억들을 지워내느라 많이 늦어졌네요.
그래도 4월을 넘기기 전에 쓰려고 합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회사가 망했고, 그래서 이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코로나 시국에서의 이직 후기와 겪은 일들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3월 중순에 회사에서 CEO와 전 직원이 1:1면담을 하게 되었고, 거기서 80%가량의 직원들이 해고예고통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해고 예고 통보를 받은게 처음이라 당황스러웠지만, 한편으론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과연 내가 살아보면서 언제 이런걸 받아보겠어?! 이런 느낌이었어요.ㅋㅋㅋㅋㅋ)
이게 제가 받은 그것이었습니다.
해고통보를 받기 전부터 회사가 무너진다고 느껴지는 몇가지 시그널이 있었겠죠? 제가 다닌 회사에서는 몇가지 포인트가 있었어요.
저는 위와 같은 문제점을 느끼고 이전부터 이직준비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덕분에 다른 해고통보를 받은 사람들보다 빠르게 이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이 늦어지게 된건, 이직의 마지막 과정과 회고시점이 겹쳐지면서, 이직이 완료된 이후 회고를 쓰고 싶어서 늦어지게 됬죠.)
위에서는 무너진다고 느껴지는 시그널만 이야기했지만, 실제로는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도 있었어요.
회사가 목표로 삼은 주요 지표들이 많이 올라가서 목표치에 근접했었고, 다음 스텝을 위한 IR 이 진행되면서 그 과정이 어떤지 보고하는 등 우리가 잘 나가는구나 라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요.
이런저런 시그널들이 한번에 느껴지게 되면, 회사가 좋은 때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참 어렵더라구요. 면접을 진행하면서 이런 시그널들을 가지고 정형화 시키는게 가능할까 싶은 생각도 했었는데, 아직은 정형화 할 수 없는거 같아서 아쉬웠어요.
(망할만한 회사를 더 다녀보면 정형화시킬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다가, 그냥 정형화시키지 않는게 더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망할만한 회사 만나지 않길 바라요!)
저는 3월 초부터 본격적인 이직을 준비했어요.(코로나 시국의 한복판이었죠. 지금 생각하면... 어휴)
결심이 선 순간부터 3일만에 이력서랑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회사 지원과 셀프구직 상태변경을 동시해 진행했습니다.
기대했던 연락은 단 하나도 오지 않았고... 그때 든 생각은 '아... 망했구나' 였죠.
이 과정에서 좀 많이 당황했어요. 저랑 같이 개발 스터디를 한 맴버중 1명 (저와 비슷한 spec & 경력 인 친구였어요.) 이 12월 즈음 이직을 할때, 이력서 공개 하자마자 몇일 안에 연락이 5개가 왔다면서, 꼭 이력서를 공개로 바꾸라고 조언해줬었거든요.
그래서 '그래 어디든 갈 수 있겠지!' 란 마음으로 준비했던 이직의 시작이 큰 좌절로 바뀌던 순간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다 코로나 때문이었죠. 전반적으로 외부인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커졌고, '사태가 진정되면 사람을 뽑아야지' 같은 생각이 있었던거 같아요.
(서류 검토 기간 자체가 1달 이상 미뤄진 회사도 있었어요. 취업과정이 다 끝나갈 때쯤 3월 초에 서류지원한 회사가 4월 초에 합격했다고 면접날짜를 잡자는 회사도 있었는데, 그때 이미 전 회사를 결정한 상태라서 거절했어요.)
그래서 생각하게 됬죠.
항상 비상시국을 대비할 줄 알아야 한다.
나름 이직 경험이 많다고 생각해서, 물질적인 부분에는 대비를 했었어요. 6개월치 생활비, 대출 한도 확인 등의 대비를 했는데, 막상 예상치 못한 상황을 보게 되니 너무 당황하고 힘들어져서, 아 정신적으로도(?) 준비를 해야한다는 것을 좀 더 크게 느끼게 됬죠.
벌써 5번째 이직인데도 참.. 이직때마다 새로운걸 배우는거 같아요.
(하지만 경험을 추천하고 싶진 않네요. 여러분들 꽃길만 걸으세요!ㅋㅋㅋㅋ)
일단, 이직 과정을 수치로 보자면
지원 회사 | 서류 통과 | 최종합격 |
---|---|---|
21 | 10 (48%) | 4 (19%) |
이렇게 되겠네요.
저 숫자를 보고 다른 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어요. 뭐 적당했네 라고 하시는 분도 있을꺼고, 좀 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꺼 같아요.
(혹시나 이 글을 보셨다면, 댓글로 어떻게 생각했는지 달아주세요. 궁금해요!)
전 개발자로 전향하기 시작해서부터 2가지 마음가짐으로 회사를 지원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회사를 지원하고, 면접을 보고 해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지 나한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건 참고로 자랑하고 싶은건데, 저 신입 개발자 지원시에는 수치가 이렇습니다.
지원 회사 | 서류 통과 | 최종합격 |
---|---|---|
107 | 19 (18%) | 5 (5%) |
이렇게 되면 보통 그러시더라구요.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무식한 방식이다. 등등. 그래도 전 신입이라도 5개중 하나 고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신입들 보통 회사 고르는 경우 거의 없잖아요.
(이렇게 열심히 고른 회사가 망하리라는 생각을 못해서 이 고생을...ㅠ 그래도 조건이 괜찮아서 많이 배웠어요. 제가 많이 발전했고, 연봉도 더 높혀서 이직했으니 그걸로 됬다고 위안을 삼아 봅니다.ㅠ)
그럼 이젠 제가 많은 회사를 쓰기 위해 실행했던 실제 방식들을 좀 나열해볼께요.
이거 말고도 몇가지 기준이 더 있는데, 그건 사람마다 달라질 기준이라서, 더 적지 않을께요.
그리고 이렇게 기준을 세워놓아도, 매일 공고를 1시간씩 들여다보면 매일 기준이 업데이트되요. 그래서 나 말고 다른 사람들한테 이 회사 채용공고 보면서 어떤지 피드백도 받고 하면서 좋은 회사를 찾는 기준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위 방식으로 이번 이직기간에 1주일에 10개 회사를 지원했고, 코로나 시국임에도 이직준비 2주차부터 면접제안이 5개가 넘어가면서, 더이상 회사를 지원하진 않았어요.
그리고, 전 4월부터 새로운 회사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참 이번에도 험난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기록하면서 돌아보니, 신입 과정보다 매우 수월했네요. 그래도 여러모로 발전한거 같아서 뿌듯한 결과입니다.
개발자 뿐만 아니라, 모든 취업/이직에 대한 글을 여러 편에 걸쳐서 연재해 보려고 해요.
저도 누군가한테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당장 제일 잘 하는 일이 이거라고 생각되었고, 또 주변의 권유도 있었어요.
이렇게 글로 적어두면 내가 너무 힘들어도 꼭 할꺼 같아서 미리 적어놓습니다!
심적으로는 많이 부담됬던 한달이었는데, 막상 돌이켜보니 괜찮은 한달이었던거 같아요. 힘들어도 새로운 사람들 만나고 나를 돌아보고 하는게 재밌긴 했거든요.
당분간은 계속 적응하느라 바쁜 나날이겠지만, 그래도 저 개인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계속 회고하겠습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한 글인데,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우...! 해고.....!! 재밌는 경험이라니 매우 긍정적이시네요 ㅎㅎ
이직도 금방 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