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대한 불평

주싱·2024년 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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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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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Dim Hou from Pixabay

판교의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가는 날이었다.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다 유난히 추운 영하의 날씨가 찾아왔다. 면접이라 편안하고 도톰한 패딩 대신 단정고 얇은 코트를 꺼내 입는 바람에 추위가 더욱 매섭게 느껴졌다. 면접장 근처에 일찍 도착해 식사할 곳을 찾는데 추위에 온 몸이 덜덜 떨리고 밖으로 드러난 피부가 아려왔다. 잠시지만 고통스러웠다. 그래도 내 입에서 특별한 불평이 나오지는 않았다. 겨울은 늘상 우리에게 찾아오는 것이고 그 시간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기에 추운 겨울이라는 환경을 잠잠히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겨울이라는 추위에 그저 따뜻한 옷을 조금 더 껴입거나 옷깃을 단단히 여밀 뿐이다. 대한민국을 살면서 겨울이 왔음을 불평하거나 겨울이 오지 않는 삶을 꿈꾸는 사람은 대게 없다. 지난해 내 인생은 살이 아려오는 겨울 같았다. 춥고 궁핍했다. 그러나 나는 내 삶을 불평하지 않는다. 겨울은 가고 또 봄이 올 것이다. 이 겨울은, 반드시 다시 찾아올 봄을 기대하고 기다리게 하며 후에 만날 봄의 따스함에 감사함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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