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ation.
한글로 '포화'라고 하는 이 개념은 카메라 센서를 다루면서 처음 접한 것 같다. 카메라 센서의 입력인 빛의 세기를 1부터 점점 증가시키면 센서가 빛을 전기적인 신호로 변환하고 그리고 다시 디지털 값으로 변환하며 점점 큰 값을 얻게 되는데, 일정 밝기 이상이 되면 아무리 빛을 강하게 해도 센서가 출력하는 값은 더 이상 커지지 않는 상태가 유지된다. 센서가 표현할 수 있는 최대치의 값에 도달한 것이다. 따라서 그때부터는 그 이상의 빛의 입력은 아무 의미가 없어지고 이런 상태를 'Saturation' 되었다고 표현한다.
컴퓨터 공학에서도 Overflow 라는 비슷한 개념이 존재하는데, 예를 들면 64비트 정수가 표현할 수 있는 최대 값이 정해져 있는 것과 유사하다. 컴퓨터 공학에서는 0부터 1씩 더하다 최대 값을 넘어가면 컴퓨터 구조상 다시 0이 된다는 면에서 다르지만 어쨋든 일정 이상의 큰 입력은 사람이 기대하는 것과 다른 결과를 낸다는 것에서는 결이 같다.
사업의 영역에서도 비슷한 개념이 적용되는 것 같다. 어떤 분야가 잘된다고 하여 사람들이 몰려들면 초기에 들어온 사람들은 잘되는 것 같지만 점점 시장의 수요에 공급이 수렴해 가면 시장 전체의 수익은 그 이상으로 커지지 않는다.
이처럼 계속해서 입력이 높아지지만 더 이상 출력은 바뀌지 않는 포화지점이 존재한다는 걸 아는 건 중요한 것 같다. 이상하게도 이전에 나는 이런 생각을 전혀 못한 것 같다. 무작정 열심히 입력을 높이면 계속 출력이 높아질거라는 기대를 하며 어떤 일이든 대한 것 같다.
현실세계에서 이게 가능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부터는 전혀 다른 구조물이 되거나,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진 존재가 되어야 한다. 마치 64비트 기본형 자료구조 대신 Java의 BigInteger같은 객체로 숫자를 다루듯 아예 근본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입력 수준을 높여줘야 할 때인지(아직 포하상태가 되지 않은), 아니면 아예 체질을 바꾸어야 할 때(포화상태가 되어 높은 입력이 의미가 없는)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