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뭔데 파수꾼을 자처하나 - 호밀밭의 파수꾼

jychan99·2023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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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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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별로 땡기진 않지만, 소설만이 가지고 있는 빌드업과 떡밥이라던가, 대서사시에서 오는 교훈과 메시지가 보고싶어 소설을 좀 읽어보려고 한다.
원래 모비딕을 빌려볼까 했는데, 막상 빌리려고 보니 책이 너무 두꺼워서 겁이나서 못빌리고, 그나마 제목은 익히 들어봤던 호밀밭의 파수꾼을 빌려보았다.

호밀밭의 파수꾼이 미국의 「소나기」쯤 되는 소설이라고 하더라.
나는 처음에 총들고 호밀밭을 지키는 사람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홀든 콜필드라는 소년의 가출이야기를 담은 내용이다.

사실 나도 왜 그녀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메사추세츠나 버몬트 같은 데로 가자는 말 말이다. 그녀가 같이 가고 싶다고 했어도, 난 데리고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와는 정말 아무 데도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도 가장 끔찍한 일은 내가 그 말을 했을 때는 진심이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정말 무서운 일이었다. 틀림없이 난 미친 게 분명했다.

「호밀밭의 파수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위선적인 사회에서 순수함을 잃고 싶지 않은 청소년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

홀든은 우연히 만약 호밀밭에서 사람을 만난다면이라는 가사를 듣고 아이들이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싶다고 말한다.
아이의 순수함과 어른의 위선 중간에서 헤메고있는 가출 청소년의 꿈이라고 하지만,
나는 "네가 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럼 뭘 좋아하는지 한 가지만 말해 봐
- 한 가지? 내가 좋아하는것 말이지? 좋아.

하지만 정신을 집중시킬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때때로 이렇게 정신 집중이 안 될 때가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걸 말하라는 거지?

그 애와의 거리가 천 마일은 되는 것 같았다.

그래, 대답해 줄게.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말하라는 거니, 아니면 약간이라도 좋아하는 걸 말하라는 거니?
- 진짜 좋아하는 것

「호밀밭의 파수꾼」, 여동생과의 대화에서

나는 본분에 충실한 사람이 좋다.
학생은 학생의 본분. 선생은 선생의 본분. 직장인은 직장인의 본분...
작중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홀든이 아이들의 순수함을 지키고자 파수꾼이 되고싶다는 생각 바로 그것이야 말로 나는 홀든 본인이 가장 싫어하는 위선이라고 생각한다.

홀든의 행동의 평가에 대한것은 독자의 마음이니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명작이라고 명작이라고 떠드는데 막 그 정도까진 아닌것같고, 근데 여러 생각이 많이드는 소설인것 같다. 그것 만으로 명작이라 할만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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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두려워 하고 있는 일이 바로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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