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이쁘게 하는 사람 -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jychan99·2023년 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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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꽃 - 정여민

제일 먼저 들어온 아빠의 신발에
숲 이야기꽃이 피었다.
하루 종일 나무와 대화하고
풀과 눈을 맞추던 이야기가 꽃이 되었다.

동생의 신발에
축구 이야기꽃이 피었다.
왼발이 오른발을 도와 운동장을
누비고 다녔던 이야기가 꽃이 되었다.

내 신발에
책 이야기꽃이 피었다.
책 속의 이야기들이 꿈을 펼치고
날아다녔던 이야기가 꽃이 되었다.

집을 지키고 있던 엄마의 신발에
사랑의 꽃이 피었다.
같이 있을 수 있어서
행복한 미소 이야기가 꽃이 되었다.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꽃 - 정여민

꽃이 얼굴을 내밀었다.

내가 먼저 본 줄 알았지만
봄을 쫒아가던 길목에서
내가 보아 주기를 날마다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먼저 말 건 줄 알았지만
바람과 인사하고 햇살과 인사하며
날마다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내가 먼저 웃어 준 줄 알았지만
떨어질 꽃잎도 지켜 내며
나를 향해 더 많이 활짝 웃고 있었다.

내가 더 나중에 보아서 미안하다.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돌 - 정여민

어디에서나 깨지지 마라
아무 곳에서나 구르지 마라

다시만날 조각돌 햇살을 위해
비를 참아 내고

누웠다 다시 일어나는 억새보다
바람을 참아내어

그냥 작은 꽃 옆에서
같이 비를 맞아주고

같이 바람을 맞이하는
돌이 되어라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여민이의 이야기를 봤다.
학교에서 배운 시는 수미쌍관이니 은유법이니 직유법이니 운율이니 뭐니 해서 싫어했는데,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말을 이쁘게 함축적으로 표현할까 싶었다.
나도 이렇게 말을 이쁘게 표현하는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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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두려워 하고 있는 일이 바로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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