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말에 시작하여 반 년 간 열성 다해 활동했던 글또 10기
활동이 마무리되었다. 마침표라는 것을 딱 찍고서 뒤돌아보니 새삼 시간의 흐름이 정말 말도 못하게 빠름을 느꼈다. 그만큼 24/4Q 와 25/1Q는 꽉꽉 채운 나날을 보냈었다. 그리고 글또가 확실하게 한 몫했다.
이번 글을 통해 글또 10기에서 남겨본 발자취와 그를 통해 얻었던 것들, 생각했던 것들, 그리고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아마 9기 때의 내 활동과도 어느 정도 연결지어 얘기해 볼 예정!)
언제나 그렇듯이 글또의 주된 활동은 글쓰기
다. 글은 열심히 제출했다. 아쉬운 건.. 이번 기수 패스없또!!를 외쳤지만 결국엔 2개를 모두 소진했다는 점...? 😅 그래도 한 회차엔 2개의 글을 제출해서 총 11개의 글을 작성했다.
9기 때보다 기술 글을 더 많이 쓰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더 많이 쓰지 않았다. (9기 땐 6개 썼음. 오히려 줄었다 🥲) 그래도 원래부터 적어보고 싶었던 오케스트라 경험기도 작성하고 컨퍼런스 후기나 생각 정리 글 등 경험 기반의 포스팅도 많이 했으니 전체적으로 다양한 주제로 작성했던 것 같다.
글또 검색 사이트에서 나의 글을 이렇게 확인할 수 있다.
큐레이션은 꾸준히 신청했지만 당첨되진 못했다. 근데 글또에는 글 잘 쓰시는 분들도 워낙 많기에 그럴만 했다!
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다른 분들 글 읽다보면 내 글의 부족함이 납득이 되었다 ☺️
9기 때의 좋은 경험은 운영진 활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남들한테 나눌 수 있는 사람이길 항상 실천하려 노력하기에, 운영진으로서 커뮤니티에 하나라도 잘 기여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운영진이 아니어도 당연 할 수 있었겠지만, 사람에게 이름이 주어지면 더 책임감을 갖게 되니까 꼭 들어가야겠다 생각했다.
여기서 에피소드 하나. 작년 7월 말 쯤, 커뮤니티 운영자인 성윤님이 10기 운영진 모집글을 9기 슬랙에 올려주셨다. 당시엔 바이올린 연습실을 빌리고 시간 보며 기다리던 중이어서 '이따 연습 다녀와서 써봐야지!' 했는데... 모집이 선착순이었는데 지원 속도가 심상치 않았다. 이러다가 놓치겠다 싶어서 연습실 시간 되기 전에 후루룩 적어서 냈던 기억. (아니나 다를까 모집글 문 닫고 들어가게 됨 😅)
"기본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좋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며, 이를 통해 느끼는 보람이 큰 사람입니다. 특히 이런 모임의 경우에는 저의 기여를 통해, '사람들이 원활하게 활동'하거나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는' 것이 가장 큰 목적입니다."
ㅡ 지원 당시에 작성했던 운영진 지원 이유
모임 크루에 지원했고, 반상회 준비반이 되었다. 글또의 큰 행사로 분류되던 직무별 반상회는 10기에선 총 4번 이뤄졌다. 옛날에 이런 큰 행사 준비를 여러 번 해봤기 때문에(동아리에서도 하고 IT 행사 준비도 해봤음) 다른 활동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시작한 모임 크루였는데, 사람의 경험은 누적되고 확장되기 마련이다. 오히려 더 많이 배웠고, 진짜 재미있는 활동을 했다. 함께 했던 모임 크루 운영진(조재우님, 김준성님, 강승현님, 김해인님, 김정희님, 최태영님)과 준비위원회 분들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백엔드/인프라 반상회 땐 '콘셉트'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 맞는 스티커를 제작하면 좋을 거 같다 싶어 그린 그림이 추후에 글또 슬랙 내에서 여기 저기 쓰이게 되었다. 그걸 기반으로 다음의 작업들을 진행했다.
덕분에 취미 생활로 그림 그리는 것도 다시 하게 되었고,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데에 기여한 것 같아서 나도 많이 즐거웠다.
"굿즈 만드는 것에 좀 더 기여해보고 싶습니다. 최근 사내 파트 회식 TF를 진행하며 캐릭터를 그리기도 했으며, 클라이밍 크루 티셔츠 제작도 해봤습니다."
ㅡ 운영진 지원서에 작성했던, 하고 싶은 활동 중 일부
글또는 커피챗 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기수엔 엄청나게 많은 커피챗 후기가 올라왔었다. 9기 때부터 글또를 했던 나는 10기 커피챗은 정말 남달랐다고 생각한다. 그 이전부터 해오던 사람들의 말을 빌리자면, 9기 때도 커피챗이 많이 활발해진 편이라고 들었지만.. 이번 기수에는 정말... 정말 달랐던 것 같다.
그 분위기에 편승해서 나 또한 많은 커피챗을 진행했다. 인증을 마친 커피챗이 50번이나 되었다.(심지어 인증을 안한 것도 여럿 있음..) 근데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말이 커피챗이지, 그 이상의 경험을 나누는 시간들도 참 많았다. 또한 스키캠프나 헬스케어챗 등, 내가 직접 열어서 함께 한 커피챗도 있었다. (이 또한 9기 때와 다른 점, 그 땐 1:1 커피챗이 훨씬 많았음)
차트 열심히 뽑아냈는데 벨로그에선 사진이 잘 안 보여서 노션으로 정리했다.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여기 클릭!!!
(월데노 했어도 될 거 같은..?)
글또는 "개발자 글쓰기 모임"이니 그래도 개발 관련 글을 작성 많이 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막상 기술글은 많이 작성하지 못했다. 기술글은 꼼꼼하게 잘 작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데, 막상 작성하면 꼼꼼해지지 못하다 느끼거나 더 딥다이브 하지 못해서 작성을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런 건 '잘' 쓰고 싶은 마음에서 기인한다는 점이다. 그런 마음도 다 좋지만, 너무 많은 것을 고민하게 하는 블로커가 되기도 한다는 점. 그래서 앞으로는 기술글 작성하는 것에 대해 조금은 부담을 내려 놓기 위해 작게 잘 쪼개졌으면서 타인에게 도움이 될만한 글들부터 작성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 싶었다.
사내 블로그가 개설되었는데 여기서 업무 관련 글을 편히 작성해볼 수 있을 것 같다.(물론 이 블로그에도 마찬가지이고.) 앞으로 뭘 적어볼 수 있을지 리스팅부터 해봐야겠다.
글또 9기 후기에 적었던, 홍보를 많이 못해 스스로 아쉬운 점으로 적었던 것은 조금은 많이 해결되지 않았나 싶었다. 인스타 스토리로도 공유하고, 네이버 블로그에도 포워딩하듯이 올리기도 했으니까.
앞으로는 더 다양한 채널에서 더 적극적인 홍보를 해봐야겠다. 일단 당장 생각나는 건, 10기 하는 중에 결국 시작해버린 링크드인...!
나는 내 글이 얼마나 읽히는지, 누가 내 글을 읽고 있는지 정확히는 모르고 있었다. 벨로그 통계는 그런 걸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9기 때는 내 글이 잘 쓰이는지, 도움은 되는지 알기 어려웠다.
그러나 10기에는 달랐다. 내 글을 읽고 인상 깊었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여럿 있었다. 코어 채널의 쓰레드에 본인의 생각을 남겨주신 분도 계셨고, 직접 만났을 때 '너무 잘 읽었어요'라고 직접 표현해주신 분도 계셨다. 글또하는 도중엔 글 쓰는 그 자체로 뿌듯함을 느낀 건 거의 처음이었다.
나의 블로그 포스팅에서 대나무숲에 생각을 가득 담은 글을 작성한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다는 얘기들을 들었을 때, 생각지 못했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했을 때, 글이 재미있다고 했을 때 등등..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니, 그게 다시금 내가 계속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동기부여로 전환된다. 그렇게 나와 타인 사이가 글이라는 매개로 선순환을 하는 게 아닐까. 글 쓰는 것에 자신감이 더 붙었다.
이 말은 9기 후기에 썼던 말이다. 그리고 10기에서도 동일한 생각이 들었다.
커피챗에서 만났던 사람들 중, 글또에 유달리 애정을 품은 사람들의 공통적으로 ‘글또는 세이프 존(safe zone)이다', '내가 어떤 것을 해도 받아줄 것 같다'라는 등의 표현을 했다. 실제로 나도 동감했던 부분이고, 그게 9기에 이어 10기까지 더 열심히 참여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
'안되는 것 빼고 다 된다'. 성윤님이 하신 말씀이다. 어쩌면 아주 당연한 얘기인 것 같지만 너무나 명료한 얘기다. 글또가 내 행위의 안정성을 보장한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걸로 느껴진다. 아마 '안되는 것'이라는 것은 사회에서 통상적으로 하면 안되는 윤리적이거나 법적인 행위를 뜻하는 것일테고, 그 테두리 안에 일어나는 건 뭐든 다 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말이지 않나 싶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하고 싶은 것을 저지당하면 상실감을 얻는다. 근데 글또는 그런 상실감을 갖지 않게 해주려고 한다. 그만큼 규제를 최소화하고(규제는 행동 강령 정도) 권장은 최대화하는 곳이었다. 그러니 사람들이 재미 있는 활동을 서슴없이 제안하고 함께 작당모의(?)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게 안정감, 따뜻함을 유지하는 방법일지도.
(글쓰는 곳이라며 썰매 타러 가질 않나, 스키 타러 가질 않나, 김장을 하러 가질 않나, 마니또를 하질 않나, 전시회를 가지 않나, 피크민때문에 모여서 같이 걷질 않나.. 등등 😁 그냥 10기 활동이 미쳤었다 positive...)
그 외에 재미있는 요소가 너무 많았다. 특히 10기에 도입된 포인트 제도라든가, 종이비행기라든가, 글빼미 자동 피드백이라든가, 글팽이 랜덤 추첨이라든가, 지니봇 복주머니 메세지라든가...
이런 것들이 서로에게 재미와 감동을 계속 경험할 수 있게 해서 커뮤니티 활성화도 엄청 잘 됐던 것 같다! 성윤님을 포함한 함께 했던 운영진 분들 리스펙이다 진심으로😎
개발자라는 직업은 조금은 딱딱하거나 차갑게 느껴지고 기계 같은 사람들이 가득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 그런 이미지를 타파하기 딱 좋은 곳이 글또다.
글또는 기본적으로 따뜻함이 베어 있다. 남을 위해주는 사람이 참 많다. 비난보단 포용이다. 요즘처럼 나부터 생각하는 세상에 다른 사람을 보듬어주는 사람이 보이면 참 특별해 보였는데, 여긴 그냥 이게 기본값이다.
추측컨대, 글을 쓰는 사람들이라서 따뜻함이 유달랐지 않나 싶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깊게 파보고, 다른 이의 글도 많이 읽으며 생각을 다듬는 데에 이미 많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다. 그렇게 다듬어진 둥글둥글한 사람들이 한 가득 모여 있는 곳이니 따뜻하지 않을 수 없잖나. 덕분에 나의 온도 또한 많이 올라갔다.
이건 나의 기질에 대한 이야기지만, 확실하게 발산형 인간임을 깨달았다. 다양한 활동 하는 걸 좋아한다는 이야기만 하기엔 뭔가 설명이 아쉬웠는데, 이번에 깨달았다.
갤럽 강점 검사에서 나의 TOP1 테마가 행동이 나왔다. 행동력이 최강 강점이라는 점에서 내가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일단 뛰어 들어!
하기 때문에 발산을 하는 모양을 보이는 게 당연지사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커피챗 50개도 다 그렇게 진행했겠지 싶은...)
승예님과 유영님이 제 이력서 피드백을 해주시면서 자기소개 보완만 쫌 더 하면 좋겠다 하셨어요. 그러면서 갤럽 강점검사를 추천하셨고 저는 집 돌아가서 바로 8.x만원을 긁으며 검사를 했어요! 제 TOP1이 행동 테마인 걸 보고 바로 카드 긁은 이유를 납득해버렸습니다.
ㅡ 화제의 발산챗의 후기 글
2024년 회고의 말미에 나는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이유에 대해 구구절절 적었다. 주변 사람 5명이 내 평균이라는 말에, 역으로 나 또한 주변 사람들의 평균을 올려주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한다는 말 말이다.
주변에 나랑 결이 맞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땐, 상처도 참 많이 받았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그런 사람들과 비슷해져 가는 것이 느껴져 힘들기도 했다. 의도적으로 사람에게 멀어지려고 했었고, 타인과의 거리를 계속 고민하기도 했다.
그런데 글또에선 먼저 손을 내밀어준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어떤 부분에서 나에게 좋은 감정을 느꼈는지, 적극적으로 표현해주셨다. 표현하지 않는 한 모르고 지나쳤을 그런 것들. (심지어 손편지까지 써주셨다 📮)
그런 분들한텐 나도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더 갔고, 확실하게 나의 평균이 올라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니 다시금 '사람'이 너무 좋아졌고 내 평균이 높아진대로 다른 쪽에 더 기여해보고 싶어졌다.
도움이 되면 좋겠다 싶은 생각으로 나의 솔직한 이야기를 마구 꺼내기도 했다.(대나무 숲이나 블로그 포스팅, 삶의 지또, 1:1 커피챗 등을 통해) 커피챗 자체도 엄청 많이 하며 아예 나를 드러내 사람들이 내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허들을 낮추고자 했다. 실제로 커피챗 요청이 있을 땐 그냥 발벗고 나가 어떻게든 작은 힌트라도 되고자 했다. 그게 그냥 내 얘기일지라도.
나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주창하던 사람이다. 글또에서의 활동은 그를 충족하기에 매우 좋은 활동이었다. 의미 있는 성장을 했었고 그래서 나도 더 즐겁게 활동했었다.
그저 글 쓰러 들어왔을 뿐이었는데... 글또를 한 1년 반의 시간동안 나는 참 많이 바뀌었다. 좀 더 단단해지고, 스스로를 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주변을 위하기 시작했다. 글도 다시 열심히 쓰기 시작했고, 글 쓸 때 더 잘 쓰려고 독서를 하고 있다. 사람들과 계속 소통하면서 더 좋은 삶을 고민한다.
앞으로도 사회에 하나씩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글또에서는 그를 위한 기반을 스스로 더 다져본 시간들을 보낸 거라고, 그렇게 여긴다.
"글또 10기는 끝났지만, 글또는 끝나지 않았다. 이 사람들과의 연은 어떻게든 이어질거니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행복했다. 함께 해준 모든 글또 구성원 분들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 글 읽어주신 분들 중 9, 10기 활동하는 동안에 막상 대화 한 번 못해봤어도 저와 커피챗 하실 분들은 연락주세요! 글또를 하셨던 분들은 언제나 환영하니까요 🙌
글또라는 '정자'에 윤영님이 계셔서 더 활기차고 발랄한 분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더 단단해지고 있는 윤영님과 더불어 연어회참치회도 항상 응원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인연 이어가요 평냉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