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았기 때문에 시간이 빨리 간 것 같은데 돌이켜보면 생각보다 한 게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면서 필요한 기본 세팅은 마쳤고, 도입해야 하는(사실은 도입하고 싶은) 기술에 따른 아키텍처도 그렸다. 다만 팀장님이 하계 휴가를 떠나셔서 아키텍처와 DB 최종 검토는 받지 못했다. 다음 주쯤 검토를 받을 예정이다.
현업의 제품을 개발하면서 확실히 내가 기존에 경험해 왔던 환경과는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는 내가 원하는 건 뭐든 적용해 봤고, 조금 걸리적거리는 게 있어도 크리티컬하지 않으면 무시하곤 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팀 단위로 굴러가기 때문에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조건을 지켜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 그랬기에 기본 세팅에서 발생하는 자잘하지만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들 때문에 시간을 제법 잡아먹혔다.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기술들을 논의하며 도커, 카프카, 레디스, 스프링 시큐리티, JWT 등 다양한 기술들이 오갔다. 내가 아는 기술도 있었고 모르는 기술도 있었다.
특히 카프카는 대규모 서비스를 설계한 경험이 없으니 구인공고에서나 보던 기술이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기술 적용을 위해 공부하게 됐다.
개념에서부터 헷갈리는 부분들이 꽤 되었으나 당장 우리 서비스에 필요한 부분을 파고들자 조금은 명료해졌다. 하지만 기술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만 조금 떼서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개발 단계에 들어가며 헤아릴 수 없이 늘어나는 기술 부채를 하염없이 바라보고만 있다. 이걸 언제 다 해결할 수 있을까.
이번 주는 극과 극의 날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새벽에 더워서 깼다. 덕분에 회사에서도 극한 피로를 느꼈다. 옆자리의 동료가 상태 괜찮은 것 맞냐고 물으실 정도였다.
덕분에 틈이 날 때마다 뻗어서 잠을 잤다. 심지어 주말에 최대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고 평일에도 최소 7시간은 잤음에도 눈을 뜨고 있는 시간 내내 졸렸다.
그와 반대로 입추에 접어들며 내 상태는 또 급하게 바뀌었다. 출퇴근 시간에 기온이 낮아지자 수면 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덕분에 6시 반이면 귀신같이 눈을 떴다.
체력도 저번보다는 많이 회복되었다. 자도자도 피곤한 증상이 확연히 줄어들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주말에는 외출 없이 집에만 콕 박혀 있으려고 했는데, 아마 그러긴 힘들 것 같다. 헌혈의 집에서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나는 가능하면 꾸준히 헌혈에 참여하려고 한다. 다만 저번에는 한창 더운 때 가서 그런지 몰라도 철분 수치가 부족하여 거부당했다. 그때는 혈액량도 급하지 않아서 당분간 헌혈하지 않아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주 근무 시간에 헌혈의 집에서 갑작스레 연락이 왔다. 헌혈 스케줄을 잡을 수 있겠느냐고 물으셨다. 전화를 할 정도로 혈액량이 부족한가 싶어 당장 스케줄을 잡았다.
덕분에 토요일에 외출 일정이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