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비를 맞게 되었다. 집에서 출발할 때는 비가 안 오더니 도착지에 도착할 때엔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쫄딱 젖은 채로 비를 말리고 약속 시간을 보낸 뒤, 나름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잔다고 잤는데 다음 날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그나마 월요일은 상태가 괜찮았다. 두통이 지독했으나 약 몇 알을 먹자 가라앉았다. 자기 전에 약한 근육통과 발열이 있었지만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문제는 화요일이었다. 본격적으로 열이 끓기 시작했다. 회사에 어떻게든 출근은 했는데 팀원들이 모두 걱정할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결국 점심 먹고 휴게실에서 한바탕 자다가 팀장님의 명령을 받고 강제 조퇴하게 되었다.
조퇴하면서 살짝 억울했다. 내가 맡았던 부분을 해결할 실마리가 이제야 겨우 보였는데 몸 상태 때문에 끝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집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조퇴 후 병원에 들러 주사를 맞고 약 처방을 받으며 현재는 많이 가라앉았다. 약한 감기여서 참 다행이었다.
언제나 느끼지만 개발은 참 쉽지 않다. 이번 주도 '왜 안 되지?'를 연발하며 내가 쓴 코드를 한동안 노려보았다. 심지어 하루를 꼬박 썼음에도 수정 한 줄 할 수 없었던 날도 있었다.
고민하는 건 즐거운 영역이었지만, 어디까지나 회사 일이기 때문에 기한에 맞춰서 해내야 한다는 점에 나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더군다나 사수님이 연차인 주라 물어볼 사람도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해결할 수 없을 것만 같던 문제도 언젠가는 풀리기 마련이다. 이번 주 막바지에 다다른 시점에서 원하는 대로 기능이 완성되자 나도 모르게 "됐다!"하고 탄성을 질렀다. 옆에 계시던 사수님은 내가 계속 이 문제로 끙끙대던 것을 아셨기 때문에 수고했다고 박수를 쳐주셨다. ㅋㅋㅋ
개발자로 사는 동안 이슈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도 그 과정 중 하나였는데, 같은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서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회사일기는 보통 금요일이나 그 다음주 월요일에 작성하지만, 이번주는 특별히 목요일에 쓰는 이유가 있다. 바로 내일부터 워크샵에 가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엔 워크샵에 가는 게 달갑지 않았다. 미리 정해진 일정도 아니었고 저번 주에 갑자기 덜컥 결정된 바였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이미 이번 주말 계획을 모조리 세워두었는데, 워크샵으로 인해 대대적으로 수정하게 되었다. 더불어 나에게는 나름 아까운 기회도 날리게 되었다. (ㅜㅜ)
그래도 워크샵에 가까워지며 아쉽거나 싫은 감정보다는 기대가 차오르고 있다. 이번 워크샵에 가서 팀원들과 좀더 돈독해질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