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은 일을 모두 마무리하고 코드 리뷰를 부탁드렸는데 치명적인 문제가 발견되었다.
더욱이 보충해야 하는 기능을 하나씩 추가할 때마다 코드가 덕지덕지 붙는 바람에 이해할 수 없거나 필요없는 코드들도 많아졌다.
결국 2주에 걸쳐 개발했던 내용을 모두 밀고 새로 시작하게 됐다.
다행인 건 이미 한번 구현해봤던 봐라 전보다 훨씬 빨리 완성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하루 반나절 정도 작업하여 완성한 후에 사수님께 보여드렸고, 거기서 피드백을 받아 고치는 데 하루를 들였다.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했을 때는 눈앞이 캄캄할 지경이었는데 막상 다시 하고보니 새로 작업한 코드들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더군다나 성능도 향상되었다.(!)
이번 경험으로 내가 얻게 된 교훈은 하나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자. 기능을 완성하기 위해 무작정 코드를 작성하기보다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자.
한창 개발자를 준비할 때 보았던 영상이 있다. 영상에서 '개발자는 코딩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라고 말씀하신 게 가장 인상 깊었다.
실제로 개발자들의 브이로그를 보면 '코드몽키'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들이 곧잘 나오곤 한다. 이번 일로 내가 코드몽키가 되는 건 아닐지 고민하게 되었다.
회사는 일만 한다고 되는 곳이 아니다. 이 말은 귀에 인이 박이도록 들어왔고, 나 역시도 공감하는 바다.
하지만 사회 생활이 이렇게 버거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회사가 편해지고 친한 동료들도 많이 생겼지만, 이상하게 내가 속한 팀과는 어색해지는 묘한 상황이 됐다고 해야 하나....
일하며 가장 많이 보다 보니 어떤 때는 친해지는 것 같이 느껴지다가도 또 어떤 때는 거리가 생기는 것 같아 어렵다.
이외에도 여러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사회초년생이라 어쩔 수 없는 고뇌 정도라고 생각하고는 있다.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다른 일을 했더라면 하기 싫어서 진즉에 삐대고 있을 일이었지만 이번 스터디는 얻는 점이 많아서 즐겁다.
스터디 관련해서는 따로 포스팅 중이니 참고!
운영체제에 관해 강의도 듣고, 따로 공부도 해보았지만 그럼에도 리눅스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어려운 점들이 많다. 그럼에도 이걸 공부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너무나 즐겁다.
금요일부터 미리 설레어 혼자 공부할 목록을 정리하고 있는 만큼!
회사 출퇴근에 왕복 3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항상 고민이 많았다. (물론 보통은 잠을 자는 데 쓰인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퇴근길 유튜브에서 반지의 제왕 전쟁 신을 보게 되었다. 영상 미디어에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는 2003년 작에 이런 퀄리티를 뽑을 수 있다는 게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동안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열심히 정주행했다.
물론 이전에도 반지의 제왕을 본 적은 있었다. 문제라면 채널을 돌리다 중간부터 보기 시작하여 이해하지 못하고 꺼버리거나, 러닝타임이 너무 길다보니 처음부터 봐도 집중력 부족으로 관두게 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출퇴근길은 낙엽만 굴러가도 재미있는 시간이니 이때 정주행하는 것만큼이나 매력적인 일이 또 없었다.
결국 일주일만에 정주행을 끝냈다.
...그래도 다음엔 좀 더 실용적인 일을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