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나는 아직 큰 사고를 치지 않고 회사에 다니는 중이다. 물론 신입인 지금. 애초에 큰 사고를 칠 만한 일은 주지 않으신다.
다만 혹시나 입사를 앞두고 두려움에 떨고 있을 신입이 있다면 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2주간 있었던 일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 회사마다 체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아래는 제가 근무 중인 회사 기준으로 진행된 OJT입니다.
첫 날, 걱정 반 기대 반의 마음가짐으로 준비물을 챙겨서 회사로 향했다. 경영지원팀의 안내에 따라 내가 속한 팀에 관한 간단한 안내를 받고, 준비해온 서류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업무 다이어리와 필기구를 제공받았다. 이후 환경 세팅하기 시작했다.
협업에 필요한 툴, 각종 권한 설정, 개발 도구를 다운로드 받고 세팅한 이후엔 팀 전체 단위로 커피챗이 진행됐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팀원 분들은 회사 내 간단한 규칙과 분위기를 설명해 주셨다. 식사 시간, 연차, 월급날 등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부터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떤 부분을 고민하고 있는지 개괄적으로 말씀해 주셨다.
내가 입사한 회사는 현재 자체 서비스를 기획 및 개발하는 단계다. 즉, 매우 바쁜 일들이 가득한 상태란 뜻이다. 다만 나는 아직 신입인 만큼, 실무에 필요한 스킬을 추가로 교육한 뒤 본격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특별한 업무는 전혀 없이 아주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업무만 간간히 받으며 사내 문서를 읽었다. 문서 양이 상당히 많아서 다 읽었다 싶을 때마다 계속 추가되었다. 그래도 회사의 전반적인 시스템과 제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모두 이해했다는 뜻은 아니다. ㅎㅎ
그 과정에서 신입으로서 작성해야 하는 서류(근로계약서 포함)를 써서 넘기기도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상사 분들이 나의 기술 스탯을 파악하고 학습 플랜을 별도로 마련해 주는 시스템이었다. 본격적으로 개발한 시간이 약 1년 5개월 정도 되는데,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입사 전 내가 가장 무서워한 것도 미숙한 실력으로 인해 팀에게 폐를 끼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니 실무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스킬 업하기 위해 필요한 강의와 책을 소개해 주셨으며, 약 3달 동안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내부 교육과 과제가 주어질 예정이다.
27일에 정보처리기사 실기 시험을 응시하기로 신청해 두었는데, 입사 이후 적응 문제로 취소했다.
이 소식을 들은 팀장님께서 "여태 준비한 게 있는데 취소하지 말고 시험 그대로 보라"고 조언해 주셨다. 그래서 추가 접수를 통해 다시 신청하였다.
시험이 있는 만큼 둘째 주에도 인수인계보단 적응 위주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배려해 주셨다.
받은 업무량은 많지 않았으나, 서비스 내 비즈니스 로직에 관한 토의에 참여하게 되면서 전보다 훨씬 복잡한 사고가 필요하게 됐다.
더불어 교육계획서도 전달 받았다. 외부 교육 4건을 포함해 여럿 준비된 인수인계와 내부 교육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어쩌다 보니 업무에 관한 것보단 적응과 사회생활에 관련한 걱정을 더 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나만 이렇게 힘든 걸까, 한참 속으로 끙끙대다가 비교적 비슷한 시기에 다른 회사로 입사한 동생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괜찮아. 나도 첫 주에는 출근하기 싫어서 울면서 다녔어."
항상 씩씩해 보이던 동생의 시원스런 대답에 한편으론 놀라우면서도, 위안이 되었다.
다들 그런 거구나. 낯선 환경은 누구에게나 힘든 법이구나. 내가 유별나고 독특해서 힘겨워하는 게 아니었구나.
입사한지 고작 2주 정도 된 나는 지금까지 회사에서 겪은 일보다 앞으로 겪게 될 일이 훨씬 많을 것이다.
지금은 잘하는 것보단 실수하지 않는 것, 두 번 질문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자.
느리더라도 하나하나 헤쳐나가다보면 언젠가는 1인분은 하는 개발자가 되어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