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 보다 근원적인 나 설명서

Chanhee Jang·2021년 1월 10일
0

독서

목록 보기
7/10

나 설명서

나에 대해 잘 안다는 건 과연 어떤 말일까?
내 외모는 어떻게 생겼는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무엇인지, 내 성격은 어떤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등등..

과연 이런 것들만 안다고 나를 잘 아는 걸까?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왜 이런 음식이 싫은건지에 대한 원인들도 알고 있어야 잘 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은 유전자 단위로 사람의 여러 부분을 들여다 봄으로써, 내가 왜 커피를 좋아하는지, 아무리 술을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지 않는지 등등 가끔씩은 궁금했던 부분을 알려주고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더 이롭게 만들 수 있는지 방향을 제시해준다.
즉,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것, 그 무엇이 뭔지 아는 것 등등 나에 대한 메타인지를 높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살다보면 어쩔 수 없는 순간이 오게 된다. (남자라면)

  • 군대를 가야할 때
  • 취업을 해야될 때
  • 충치가 생겨 치과에 가야될 때 등등

하지만 반대로, 반드시 해야하는 건 아니고 또, 많이, 자주 하면 위험한 것이 있다.

  • 흡연
  • 마약
  • 음주 등등..

우리는 이것들을 많이 하게 되면 질병으로 간주하게 되는데 이걸 중독이라고 부른다.

대개 중독자들은 자신의 의지만으로 못 벗어난다. 그게 환경적인 요인만 있을 줄 알았는데, 선천적으로 원래 그럴 운명이었다는게(유전자단위로) 충격이다.

“사람이 심각한 비만이 될 수 밖에 없는 유전적 성질을 타고날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남에 따라 병적 비만이 도덕적으로 맹비난을 해야 할 의지박약의 문제가 아니라 추가적인 과학적 연구가 필요한 하나의 질병임을 더많은 사람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p.119

유전자들이 우리의 통제를 벗어난 다른 생물학적 요인들과 함께 음모를 꾸며, 일부 사람의 인생을 생지옥으로 만들 수 있음이 연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p.125

미국 국립 알코올 남용 및 중독 연구소 에서는 알코올중독에 빠지는 성향의 절반 정도가 유전자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p.127

소수의 사람은 재미삼아 마약을 접해보았다가 중독에 이를 위험이 있는 유전자를 가졌다. 그 과정에서 뇌도 변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개입 없이는 그 사이클을 끊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리는 마약과의 전쟁이 아니라 중독과의 전쟁을 벌여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중독자와의 전쟁이어서는 결코 안된다. p.153

책을 읽다보면 현실은 불공평한 것이 맞네라고 느껴진다. 또, 나를 이루는 모든 것이 유전자로부터 결정되니 허탈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극복을 못하는 건 아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게 있다면, 후천적으로 (환경의 요인으로 인해) 키워질 수 있다.

또한, 유전자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된다는건, 우리가 더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뜻한다. (적어도 나쁜 환경을 조성하면 그 유전자가 발현이 안되므로)

우리가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정진해야 되는게 그런 이유다.


통속의 뇌

다 읽고 한 가지 궁금증이 머릿속에 남았다.
사실은 우리의 모든 것이 미리 프로그래밍 되어있던 거라면?
애교부리는 고양이를 보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유가 사실은 시각을 통해 뇌를 거쳐서 나온 단순한 화학적 신호라면?

사실 이라는 것도, 나라는 사람도 전부 모두 어떤 무언가의 시뮬레이션 속이라면? 우리가 통속의 뇌라면?
통속의 뇌

우리는 우리가 유전자를 위해 만들어진 정교한 생존기계라는 것을 안다. 우리는 수십 억 년에 걸친 유전자의 복제 게임을 이어가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에 불과하다. 왕자든 거지든 우리는 모두 DNA의 노예다. 우리는 생명을 선물 받아 깨어났지만, 자기 몸에 꼭두각시 줄이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절망한 피노키오와 비슷한 신세다. p.385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될까. 무엇을 가치로 삼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될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자신과의 유전적 등가성에 상관없이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이기적 유전자를 향한 궁극의 반란이다. 나만 중시하는 원초적인 욕구에 저항함으로써 우리는 이기적 유전자를 극복하고 타고난 본성이 아닌 학습한 본성에 따르는 삶을 살 수 있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도전 과제라고 생각한다. p.388

내 몸에 붙어있는 꼭두각시 줄을 조종하는 방법은 (자아실현을 하기 위해)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시간관리를 하고, 내 루틴을 만들고, 공동체에 들어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말이다.

profile
What is to give light must endure burning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