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름: 유닉스의 탄생
저자: Brian W. Kernighan
옮김: 하성창
출판사: 한빛미디어
따로 없음.
이틀만에 다 읽었다. 물론 전문적인 기술서가 아닌 그냥 역사책, 혹은 그 내용이 수필과도 같았기에 읽기에 부담이 없었다. 서울에서 전주로 오고가는 버스에서 자투리 시간에 읽어서 그랬지 앉아서 각 잡고 읽으면 그 자리에서도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잘 쓰여진 책이다. 단순히 책의 내용이 쉬워서 그런 것 뿐만 아니라 브라이언 커니핸의 흡입력있는 문체도 한 몫을 했다.
책의 내용은 AT&T 벨 연구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과 (이러한 점에서 보면 소설과도 같이) 이야기들을 엮어서 (그러나 시대 순으로 기술되어 있지 않은 독특한 구성으로) UNIX 라는 운영체제가 세상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서술한다.
필자가 책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통찰이라는 것이 있다. 이 책이 정말 훌륭하다고 여겨지는 점은 단순히 UNIX 운영체제의 개발 과정이나 변천, 그리고 그 역사를 지루하게 늘어놓은 것이 아닌, UNIX 운영체제가 이 세상에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그 필연적 인과를 다각도로 파헤쳐 분석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본다.
찰나지만, 책을 읽는 동안의 나는 Bell Labs 의 연구소 직원이였고, 잠시나마 그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 UNIX 운영체제가 탄생하는 모습을 그들과 함께 지켜보는 일은 필자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