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젋은 베르테르의 슬픔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역자: 박찬기
출판사: 민음사
삽화 출처: https://yes24.com/Goods/Detail/17386
갑자기 머리 속에서 번개불처럼 생각이 뻗쳐서 초서한다.
통념과 관습은 생각을 마비시킨다. 책을 어디까지 읽어야 하는가? 아는 만큼 보면 된다. 더 해설할 필요가 없다. 진리는 설명되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는 만큼 보일 뿐이다.
누군가의 해설을 보아도 그만큼 남는 것이 없는 이유는 애당초 그 사유의 결과물이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빌려온 지식일 뿐 지혜는 아니다.
따라서 어떤 해설과 생각과 견해와 통념에 기대어선 안된다. 불필요하다는게 아니다.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덧붙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직접 누군가에게 해설치 마라. 해설을 남겨놓고 언젠가 찾아올 그가 직접 보게 하라. 그는 준비된 자이며 그 해설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다.
구성은 1권과 2권으로 나눠져 있는데, 1권은, 솔직히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너무나 시적이다. 최근에 전공 서적만 읽어서 그런진 몰라도 붕 떠버렸다.
하지만 2권부터는 귀신들린 것처럼 한 숨에 읽어 버렸다. 작품에도 마귀가 씌여있다. 이 시적인 표현에는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압도감이 있다. 특히 종장에서 나오는 오시안의 시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하지만, 인간이란 격정에 휩쓸리고 자연이라는 거대한 조류에 떠밀려 다니는, 그런 허무를 위해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감정과 이성이 조화를 이루어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 나는 소설 속 주인공과 대척점에 있는 그와 조금 더 가까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