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개발 뿐만 아니라 제품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팀 리딩에도 흥미를 느껴서 이런저런 생각한걸 글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항상 그렇듯, 다른 개발글 시리즈와는 달리 이 일기장 시리즈는 정리되지 않은 제 생각들을 글로 표현하는 소위 "쓰레기 배출구"이기 때문에 재미가 없으시다면 가볍게 무시하고 지나가시면 됩니다!
저는 대학 졸업 후 바로 스타트업에 취직하여 일을 시작했고 제 친구들 중 대부분은 유명 IT 대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유명 IT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과 가끔씩 통화하면서 안부를 주고 받으면 친구들은 저한테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스타트업이라서 그런지 너는 한달마다 정말 많은 변화를 겪고 있구나. 안정감이라고는 찾아볼수 없네". 사실 친구들의 이야기가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저는 스타트업을 한 법적인 인간이 태어나서 아직 성인이 될때까지 거치는 모든 일들을 짧은 시간안에 거치는 질풍노도 사춘기 청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저것 들여다보고 여러 실수도 해보면서 당근이 보이면 흥분해서 미친듯이 달려가는 그런 청소년이죠. 게다가 테크 스타트업이다? 그러면 회사의 손과 발이 되는 개발자들은 당연히 더욱 심한 풍파를 겪게 되곤 하죠.
저는 작년에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입사를 해서 제품을 초기 단계부터 설계하고 직접 구현하는 일을 해보면서 정말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저 스스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제품을 만들수 있는 건 개발자로서는 정말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제품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많은 이윤을 남길수 있냐가 아닌 이 제품이 존재함으로서 세상이 조금 더 좋은 방향이 되지 않을까라고 믿을수 있는 제품을 만들게 되는건 정말 가슴이 뛰고 재미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시절이 있던 한편 제품을 다 만들고 제품을 판매/운영하는 단계가 되니 제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재미있는 제품을 만든거는 맞는데 판매/운영은 크게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판매/운영 단계가 되다 보니 제품 개발할때와는 달리 경제적 보상에도 관심이 생기면서 개발 그 자체가 순수하게 재미있던 작년과 다른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팀 리드도 맡게 되면서 팀의 "경제적 보상"을 생각해야 한다는 이상한 명분을 스스로한테 내세워서 당근에 눈이 조금씩 가고 있더군요. 스스로 개발에 순수하게 흥미를 느껴 퇴근 하자마자 공부를 하고 아침에 샤워하면서도 어떻게 설계를 바꿔야 더 좋은 제품이 될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제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느낄때마다 큰 회의감도 같이 밀려 들어왔습니다. "이럴 거면 스타트업 말고 그냥 IT 대기업에 가서 주어진 일을 하는 개발자가 사실 나한테 더 적성에 맞지 않을까?"
한동안 이런 생각을 하던 도중 최근에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제품이 중요한게 아니라 같이 하는 동료가 중요한게 아닐까? 개발자들은 누구와 일을 같이 하느냐가 일 만족도에 큰 영향을 준다는데 너네 팀 분들은 너랑 일하는걸 좋아하시냐?".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정신이 확 들었습니다. 모든 개발자들은 개발자이기 전에 직장인으로서 경제적 보상을 바라는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팀 리드를 할때 팀의 "경제적 보상"을 높이는 것과 팀원들이 같이 일을 하고 싶도록 스스로를 가치 있게 만드는것 둘 중 어떤 것이 더 우선시되어야 할까요? 다른 회사는 모르겠지만 제가 정말 소중히 여기는 저희 팀의 경우 후자에 더 높은 가치를 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이 없다면 주말에 더 좋은 설계를 위해 연락을 주시고 스스로 앞장서서 코드 리팩터링을 하실수 없겠죠. 이런 팀에서 저 혼자 팀이 원하는건 "경제적 보상"이라고 단정짓고 후자를 게을리 한다면 팀이 망가질수 있다는 생각을 왜 못했는지 저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더군요. 제가 더 열심히 해서 다른 개발자분들도 같이 일하고 싶은 그런 사람이 되야 저희 팀이 발전할수 있고, 이런 팀이 있어야지만 어떤 제품이던 만들어낼수 있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들었습니다.
이번 시즌 슈퍼팀을 꾸려서 시즌 시작전 우승이 확실히 해보였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하고나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LA Lakers의 감독인 Frank Vogel이 선수들한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stop talking about wanting to win a championship and not giving the correct effort".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 방황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 개발자에게 이 표현이 정말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테크 스타트업이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개발팀이 있어야되고 훌륭한 개발팀이 있기 위해서는 먼저 저부터 그만한 노력을 부어야 된다는 사실. 이 사실을 망각하지 않은채 더 나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