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초보 PM 일기 - 함께여서 할수 있는것들

이동훈·2022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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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저번에 짧게 글로 말씀을 드렸듯이 저는 작년부터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에서 AXE팀 프로덕트 매니저를 겸직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발자가 프로덕트 매니저까지 겸직하면 그 팀은 주먹구구식 조직이 아니야? 라고 여쭤보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저도 이상적으로는 두 포지션이 별개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조만간 저희 제품의 비지니스를 맡아주실분이 오실 예정이므로 그때까지만 임시적으로 프로덕트 매니저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사실 제가 흥미가 생겨서 자발적으로 맡은 포지션이어서 전 재미있습니다...!) 사실 프로덕트를 담당하고 나서부터는 개발에 소홀해질때가 있어서 서러울때도 있었는데 빨리 제 업무의 100%를 개발에 쏟고 싶다는 생각도 종종 합니다.

하지만 오늘 이 글을 통해서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제가 프로덕트 매니저로 포지션을 겸직할 즈음부터 일어난 조직 확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직 고작 개발 2년, 프로덕트 매니징 반년이 제 경험이 다지만 정말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고 느껴서 다른분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팀 초기 구성

제가 2020년 저희 팀에 합류했을때 저희 팀은 저 포함 단 세명으로 이루어진 팀이었습니다. 리서처 하나에 개발자 둘인 전형적인 작은 스타트업의 소규모 프로젝트 느낌이라고 할수 있죠. 다만 일반적인 프로젝트 조직과는 달랐던 이유는 저를 제외한 두분이 모두 괴물이었다는 점이었죠. 일에 항상 포커스 되어있고 무지막지한 생산성을 뽐내시던 두분과 함께 일하면서 정말 많은것들을 배울수 있었습니다(두 분 각각 현재 회사 CTO, CPO 이시면서 아직도 엄청난 생산성을 자랑하십니다...!) 두 분이 개발 업무 뿐만 아니라 비지니스 측면도 담당하셨기에 저는 아무런 걱정 없이 제가 좋아하는 방구석 개발자가 될수 있었습니다. 하루 20시간 코딩을 하고 집에 와도 머릿속에서 제가 쓰던 코드가 맴돌던 기분 좋은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다 제품이 실제로 고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하고 사업확장을 고려함에 따라 저희 팀은 조금씩 크기를 키워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제품 자체의 범위가 커졌기에 할 일도 많아졌지만 작년 초까지 회사 내부 인사이동으로 개발자 두분과 리서처 한분이 저희 팀에 추가로 조인하셨습니다. 회사 내부 인사 이동으로 팀을 옮기신 분들이었기에 이미 저희 팀이 어떤 팀인지 잘 알고 계셨고 정말 좋은 성격/실력을 갖추신 분들이어서 온보딩 페이즈 거의 없이 하나의 팀으로 잘 굴러갔던것 같습니다.

제품 확장

한창 재미있게 일을 하고 있던 작년 중순 즈음, 불행은 역시나 예고 없이 다가왔습니다. 비슷한 시기쯤 저희 팀 개발자 한분과 리서처 한분이 이직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두 분에게는 좋은 기회였기에 응원을 했지만 마음 한켠에는 훌륭한 동료 두분을 잃는다는 생각에 기분이 매우 좋지는 않았습니다. 업무가 어떻게 될지보다는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친구 및 선배를 잃는다는 느낌이어서 더 우울했던것 같습니다. 문제는 두분의 퇴사와 저희 팀의 제품 확장과 시기가 맞물렸다는 점이었습니다. 제품은 확장을 해야하지만 팀 중요 인력이 퇴사를 한다면 기존 인력에게 업무 과중은 어쩔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급히 채용에 나서게 되었는데 주니어 개발자 및 리서처 위주로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시니어 개발자분들은 항상 모시고 있지만 도메인이 도메인인 만큼 일반적인 시니어 개발자분들에게 단점으로 작용하더군요). 그렇게 점차 팀에 새롭게 조인하시는 분들이 생기게 되었을때 저는 처음으로 온보딩을 도와드리는것도 매우 큰 업무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새롭게 회사를 조인하시는 분도 없었고 대부분 회사 내부 이동이었기에 어느정도 업무가 익숙했지만 새롭게 오시는 분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여기다가 제가 프로덕트 매니지를 겸직하게 되면서 제 업무시간의 대부분은 비지니스 미팅/플래닝 + 온보딩 + 코드 리뷰에 할애가 되더라구요. 이렇게 되니 오히려 제품의 새로운 기능들을 추가해야 하는데 실제 코드를 쓰지는 못하니 답답함이 매우 컸습니다. 팀 확장이 오히려 팀 생산성을 저해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함께여서 좋아

대략 석달 동안 채용을 진행한 결과 현재 저희 팀은 저를 제외하고 개발자 4명 + 리서처 4명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조만간 비지니스 매니저까지 조인하게 되시면 저 또한 풀타임 개발/리서치 업무에 도움이 될수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개발자 4.5명 + 리서처 4.5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CTO, CPO님도 시간 나실때마다 저희 팀 일을 도와주고 계셔서 사실 더 많습니다 ㅎㅎ) 팀원 대부분 회사에 조인하신지 석달이 넘어서 이제 서로의 업무 스타일도 익숙하고 역할 분배도 자연스럽게 되는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놀랍게 흥미로운 점은 하나의 팀으로서 업무 진행 속도입니다. 예전에는 제가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부가적인 기능들이 이제는 계획만 잘 세운다면 정말 빠른속도로 구현되는걸 볼때마다 정말 저희 팀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을 깊게 하지 않아서 지지부진하던 기능들도 간단회 회의 몇 번을 통해서 뚜렷한 계획이 세워지고 스프린트가 끝날때마다 완성이 되어있는걸 보면 재작년/작년과 비교가 되고는 합니다. 만약 제가 개발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했다면 제가 개발을 덜 하게 되어서 슬프겠지만 저희 팀 제품을 사랑하는 프로덕트 매니저 입장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제품과 팀을 볼때마다 뿌듯함이 정말 큽니다. 그리고 가장 기대되는 점은 이제 시작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앞으로 제품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 저희 팀이 함께 제품을 발전시킬수 있다면 저희가 농담으로 말했던 기능들이 추가되고 모두가 만족스러운 제품이 만들어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사실 한달치 앞도 볼수 없는게 스타트업인데 제가 앞으로 저희 팀이 어떤식으로 되면 좋겠다고 말하는 만큼 부질없는 일이 없을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저희 저희 팀 제품 자체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확신이 있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어려움이 있더라고 저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원분들이 행복하게 일을 하실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할것 같습니다. 당연히 저 스스로도 더 발전을 해야하고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되기 위해 매일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제품은 계속 확장을 하고 있기에 저희 팀에서는 항상 새로운 분을 모시려고 노력중입니다. 시니어/주니어 개발자, AI 리서처를 가리지 않고 채용중이며 저희 팀과 함께 재밌는 주문집행 관련 제품을 만들고 싶으신 분들은 항상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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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 어려운 개발자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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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24일

안녕하세요!
스타트업 취업 준비하고 있는 신입 개발자입니다.
우선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많은 참고 되었습니다.

이번에 배달앱 스타트업 면접 준비하고 있는데 면접 질문이 도저히 예상이 가지않아서 조언을 부탁드리고 싶어서 댓글 달게 되었습니다.
회사측에서는 스타트업 개발자의 가장 중요한 역량인 '문제 해결 능력'을 보고 싶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문제가 생겼을 때 OO씨라면 어떻게 해결하실건가요?" 같은 질문으로요.
개발 관련해서 생기는 문제를 물어보겠지만, 개발 지식에 대해서 너무 자세히 파고들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추가로 그 방법이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이펙트를 줄 수 있을지도 설명 가능하면 좋다고 합니다.
직무는 앱 개발입니다!

혼자 생각해봤을 때는 회사에서 실제로 있었던 문제를 제게 질문해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저로서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꼭 취업하고 싶은 곳이라 이렇게 염치불구하고 문의드립니다.
어떤 질문이 나올지, 스타트업에서 무슨 문제들이 발생하는지, 무슨 문제가 생길지 조언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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