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회고(feat. 개발자 시장 혹한기에 퇴사한 용자의 이야기...)

죠랭이·2024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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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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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20일, 필자의 마지막 근무를 무사히 마치고 약 2년 반을 다녔던 회사에서 퇴사하였다. 한 달 지난 시점에서 퇴사 후 10월을 돌아보고 이번 퇴사를 통해 배운점을 정리할겸 회고를 작성해보았다.


이별_그_이후

이번이 벌써 3번째 퇴사다. 필자도 3번째 회사를 퇴사하고 이직 준비를 할 줄은 몰랐다.(적어도 3번째 회사에선 재직 중에 이직을 하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ㅎ) 일단 가장 중요한 퇴사 사유는 다음 회사를 갈 때 좀 더 신중하게 가고자 선택하였다.(사실 이때 연차가 없었다...ㅎㅎㅎ내년 연차까지 끌어다 쓰면서 중간중간 면접을 봤었는데 한 회사 면접이 5번까지 있어서 여기에 올인하다가 더이상 끌어다 쓸 것도 안남았더라;;) 그렇다면, 이직 사유는 무엇인가? 필자가 원하는 서비스에 기여하면서 좀 더 다이나믹한 문제를 풀어보고자 함이다. 이전 직장인 아이들나라는 정말 기술 선택에 대한 자유도가 컸을 뿐만 아니라 조직원들 모두가 좋은 조직문화와 개발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다같이 노력하였기에 좋은 환경임에는 틀림없었다.(필자는 지금도 주변 지인들에게 아이들나라 입사를 적극 추천할 정도다. 그만큼 최신기술을 많이 접할 수 있고 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개발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환경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기에ㅎㅎ) 다만, 필자에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트래픽이다. 트래픽이 그렇게 큰 환경이 아니다보니 다이나믹한 문제 상황을 겪기 쉽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으로서 빠르게 개발하여 비즈니스 수익을 창출하고자 AWS 매니지드 서비스를 많이 활용하였는데 생각만큼 지표가 잘 나오지 않아 한편으론 실망감이 컸다.(수익보다 우리가 쓰는 서버 비용이나 인프라 비용이 더 클 때 굉장한 현타를 느꼈다...이럴거면 자체 개발해서 쓰는게 비용 측면에서 더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또한, 모기업이 대기업이다보니 갈수록 안정적으로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에 필자 스스로가 익숙해져감이 느껴졌다. 서비스 자체가 키즈OTT이다보니 트래픽이 몰리는 시간 자체도 특정 시간대로 정해져있어 24시간 on-call에 대한 부담감도 적었을 뿐더러 모기업으로부터 아직까진 투자 지원을 아낌없이 받고 있기에 사업부가 망할 걱정을 할 필요도 없었다.(물론, 수익이 지속적으로 나지 않을 경우에는 장담할 수 없긴하지만...)이런 편하고 안락한 환경에 있다보니 스스로가 안일해지기 시작했다. 일을 할 때도 날카롭게 사고하는 방식은 어디가고 이대로 해도 괜찮지~~~라는 마인드로 일에서 힘을 빼기 시작했다.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필자 스스로가 매너리즘과 타성에 젖어 이대로 있다간 가지고 있는 칼이 무뎌져 아무데도 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떻게든 환경을 바꾸려고 노력하였다. 결과적으론, 올해 + 내년 연차가 다 소진되어 연차 쿨타임을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왔었는데 그렇게 되면 이 회사에 안주하면서 과거로 돌아가기 더 힘겨워질 것으로 판단하여 퇴직을 결정하였다.


퇴사 그 이후...

그렇다면 퇴사 이후에는 어떻게 살고 있나? 사실 회사 출퇴근할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 차이가 나는 것은 이제 필자에게 매달 정기적으로 돈을 지급해주는 곳이 없어졌을 뿐 생활방식이나 하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다. 감사한 것은 회사 다닐 때와는 달리 학습할 시간이 많이 주어져 회사에서 그냥 썼던 기술에 대한 깊이 있는 학습을 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그러나 퇴사 후 이것만큼은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요즘 경기가 확실히 안좋아 채용 시장이 혹한기가 아닌 빙하기 수준이었구나라는 사실을...필자는 여태까지 이직하면서 매번 공백기를 가졌다. 그때마다 녹녹치 않았지만 이번만큼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 이번에 필자는 포지션을 바꾸는 것도 아닌데 이전하고 다를 바 없는 입사 난이도를 경험하니 성장을 안했나싶은 생각에 멘탈이 무너질 때도 있었다. 그러나 주변에 정말 좋으신 분들을 많이 두어 이렇게 우물을 팔 적이면 지금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에 그렇다는 말씀을 주심과 동시에 필자와 꼭 맞는 회사는 있을테니 잘될거라고 격려를 받는다. 이런 고통을 감수하고 퇴사를 한 것이니 그저 묵묵히 또 일자리를 찾고 학습해가지만 이런 IMF급 경기 침체 시절에는 경력과 상관없이 소속이 없으면 힘들구나를 절실하게 깨달았다.

퇴사 이후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취미생활들을 하나씩 시작해보고 있다. 세븐틴 아이돌 덕질도 해보고 또 전시회나 게임 이벤트, 부스 이런 행사에도 참가하면서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름의 해소하는 방식을 터득하고 있다. 다음 회사에 입사하게 된다면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창구는 꼭 하나 만들어 꾸준히 해야겠음을 느꼈다.

그래서, 퇴사한 것을 후회하는가?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하여 깊게 고민해본 결과 후회는 하지 않는다. 이만큼 괴롭고 힘들었구나에 대한 판단 미스로 인한 아쉬움은 있지만 퇴사 자체를 후회하진 않는다. 어차피 회사에 남아있었어도 다른 의미로 괴롭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기에 어떤 선택을 하든 그에 따른 댓가는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인생도 엔지니어링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There's no silver bullet 이라는 말처럼 인생의 갈림길에도 항상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지금 이 순간 필자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 해결방안을 적용해보며 해결해나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알겠는가, 그 해결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새로운 기회를 만나게 될지.
유명한_솦트_명언

요즘에는 조급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퇴사 이후 공백기라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어서 그런지 필자도 모르게 이 공백기를 얼른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이렇게 했을 때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음을 이번 준비 과정에서 깨달으면서 여유를 가지고 필자와 맞는 곳을 선택하려고 한다. 인생은 길고 세상은 넓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좁게 생각하기보단 넓게 사고하며 기회를 잡으려고 시도한다. 너무 하나에 매몰되어 주변을 보지 못하는 일 없이 유연하게 사고하며 메타인지를 발달시켜 더 성숙해져야겠다. 그럼 이만 글을 마치며 이런 어려운 시기에 취업 혹은 이직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긴다. 다들 화이팅이다. 이제 거의 다왔다!성공했을 때의 그 짜릿한 순간을 상상하며 오늘도 한걸음 앞으로 묵묵히 걸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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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개발자를 목표로 하는 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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