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뉴얼에 따르면 AMG SLC43는 고급 휘발유 권장이다. 그래서 난 항상 고급 휘발유를 주유한다. 보통 주말 레저용인 내 SLC43은 스포츠 주행을 주로 많이 하는데 엔진 출력을 100%를 다 발휘하기 위해서 고급 휘발유를 꼭 주유한다. 일반 휘발유를 사용하면 가지고 있는 엔진 출력을 다 사용하지 못하고 약 80~90% 정도만 사용할 수 있도록 봉인된다. 그렇다보니 장거리 여행을 가려면 고급 휘발유 취급 주유소 위치에 따라 이동 동선을 짜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전기차도 아니고 참 불편하다. 수도권은 그래도 많은 편인데, 강원도나 충청남도 전라북도, 경상북도와 같은 곳은 정말 찾기 힘들다. 고급 휘발유 주유소가 많아졌으면 하는데 소비자 니즈가 많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되는지 오늘은 고급 휘발유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려 한다.
가솔린에 대해서 알아보자. 가솔린 연료의 여러 성분 중에 "옥탄(Octane: C8H18)"이라는 혼합물 성분이 있다. 이 옥탄을 수치화 한 것이 "옥탄가" 라고 하는데, 이 수치가 높아야 오 점화가 발생하지 않는다. 즉, 내가 불을 붙이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불이 붙었네? 와 같은 황당한 상황은 옥탄가가 낮은 가솔린에서 많이 발생한다. 반대로 옥탄가가 높은 가솔린은 정확하게 내가 불을 붙일 때만 불이 붙는다. 상식적으로 옥탄가가 높은 가솔린 연료가 좋은 연료다. 당연히 가격도 비싸다. 우리가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고급휘발유" 가 바로 옥탄가가 높은 가솔린 연료이다.
자동차 엔진의 이슈를 살펴보자. 가솔린 엔진에서 "노킹"이라는 이슈가 발생했다. 엔진 실린더 내부에서 피스톤이 완전히 올라 왔을 때, "점화플러그"에서 전기 스파크를 발생시켜 연료에 폭발을 일으키고 그 폭발력의 반동으로 피스톤이 아래로 내려가게 해야 엔진이 위/아래로 반복적으로 움직여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다. 그런데 엔진 개발자의 의도와 다르게 피스톤이 올라가는 타이밍에 미리 폭발을 일으켜 올라오는 피스톤의 저항을 일으키고 피스톤과 실린더 내부에 강한 데미지를 입히는 현상이 관찰된 것이다. 당연히 엔진 출력도 떨어지고 연비도 나빠지며, 심하면 엔진이 박살난다. 피스톤이 보닛을 뚤고 솟아 오른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현상을 "노킹현상" 이라고 한다. 실험을 해보니 엔진의 회전수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빈도가 더욱 심해지는 특징이 관찰됐다. 원인을 살펴보니 실린더 내부 온도가 높아지면서 가솔린 연료가 불을 붙이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불이 붙어 폭발을 일으키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이슈를 해결한 것이 가솔린 연료의 옥탄가를 높여 불을 확실히 붙이기 전까지 높은 열에 의해 먼저 점화되는 현상을 막은 것이다.
5년 전만해도 국내나 몇몇 해외 자동차 기업들이 이 이슈를 해결하지 못해 결함이 있는 엔진을 소비자에게 팔았다. 최근에서야 안정화된 엔진들을 다시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슈를 해결한 방법으로 먼저 "노킹 센서"를 장착하여 노킹을 관찰하기 시작한 것이다. 노킹이 발생할 땐 쇠를 때리는 듯한 소리가 발생된다. "노킹센서"는 청진기 같은 형태로 소리로 노킹여부를 검출한다. 그래서 차량 경험이 많은 사람들도 노킹 발생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앞서 설명 했듯이 노킹은 엔진의 약 4,000 rpm 이상으로 많이 상승 됐을 때 주로 발생한다고 했다. 이 때 노킹센서에 의해 노킹이 감지되면 "점화플러그"에서 점화하는 타이밍을 늦춰 피스톤이 꼭대기로 다 올라올 때까지 점화하도록 하여 엔진에 데미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출력이 증가되지 않으며 최소한 엔진은 데미지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제원 출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지만 자동차 제품으 보호할 수 있게 되어 소비자 클레임을 막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내가 300마력이라고 해서 영끌해서 4,000만원을 주고 이 차를 선택했는데, 3,300만원하는 250마력의 차보다 더 느리면 억울하지 않을까? 사실 대부분의 자동차 소비자들은 스포츠 주행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차량의 성능의 반도 사용안하는게 현실인데, 평소에 엔진 rpm을 높게 사용하는 사람이 몇 이나 되겠는가 말이다. 이러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노킹이 발생되는 것에 관심을 갖지 않아도 전혀 상관없는 세상이 됐다. 과거 국내 제조사들의 기술력이 부족했던 시절은 나긋나긋하게 운전해도 노킹으로 많이 고통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 시대에선 최소한 제품은 보호하도록 설계하고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일반 휘발유"를 주유하고 다녀도 전혀 상관없다.
소수의 스포츠 주행을 위해 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층은 어떻게 해야되는가? 당연히 "고급휘발유"를 넣어야 한다. 좋은 차를 구매하고 제원 출력의 80%만 사용하면 억울하지 않는가? 100%를 다 사용하려면 "고급휘발유"를 주유 하는 것은 필수이다. 단, 몇 가지 따져보고 조건이 되면 그렇게 해야된다. 자신의 차량 매뉴얼을 살펴보자. "고급휘발유"를 "권장"한다 라고 기재되어 있으면 무조건이다. 하지만 그런 언급이 없는 차량들은 "일반휘발유"를 주유하면 된다. 왜냐? "고급휘발유"에 대한 언급이 없는 차량은 고급 휘발유를 넣었을 때 출력을 상승시킨다는 기능이 아예 없는 차량이기 때문이다. 그런 차량들은 넣어봤자 "일반휘발유" 랑 동일하게 동작해서 효과를 보지 못한다. 그래도 가끔 일반휘발유 전용 차량에 고급휘발유를 굳이 넣고 있는 분들이 있는데 마음의 위안 삼겠다는데 우리가 말릴 필요가 있겠는가? 아주 소폭의 상승은 기대할 수 있으니, 그려려니 하고 그의 선택을 존중하자.
보통 페라리, 람보르기니, 벤츠, BMW, 아우디, 캐딜락, 재규어 등 좀 잘 달린다는 브랜드들의 매뉴얼을 살펴보면 대부분 "고급 휘발유"를 권장또는 필수라고 하고 있다. 최근엔 국산 스팅어나 G70들도 고급 휘발유 셋팅을 하고 있다. 이런 차량들을 소유하고 있고, 내가 스포츠 주행을 즐기는 스타일이라고 한다면 "고급휘발유"를 꼭 넣도록하자. 난 이런 차 타긴 하는데 스포츠 주행엔 관심이 없어요 라고 하시는 분은 "일반휘발유" 주유면 된다. 하지만 몇몇 수퍼카들은 "일반휘발유"를 넣었을 때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으니 "필수","권장"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여태 난 이 것도 모르고 "일반휘발유"를 주유하고 있었는데 앞으로 "고급휘발유"로 전환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일반 휘발유로 계속 운행해오던 차량을 고급 휘발유로 전환할 때까진 시간과 비용이 좀 많이 소요된다. 최소 고급 휘발유를 3번 정도 Full 주유를 해야 비로소 차량이 고급휘발유를 인지하고 고급휘발유 셋팅으로 전환하여 제원 출력을 다 발휘하게 된다. "옥탄" 수치가 일반유와 고급유가 만나면 희석되기 때문이다. 옥탄가가 90인 일반 휘발유와 톡탄가가 100인 고급 휘발유 각각 10L를 섞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옥탄가 95의 20L 휘발유가 되지 않을까? 이렇게 완전하게 순수 고급 휘발유가 될 때까지 자동차 엔진은 완전한 고급유라고 인지하지 못한다. 이 원리대로라면 기존 일반 휘발유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고급유를 지속적으로 넣는 방식을 취하면 순수 고급유로 가는 과정이 조금이나마 빨라질 수 있다. 하지만, 중간에 일반 휘발유를 넣어버리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이 처럼 고급 휘발유로 전환하는 과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수 밖에 없다.
전국에 있는 고급 휘발유 취급 주유소를 검색해보자. 수도권 외엔 참 답이 없다. 보통 자신의 신용카드 할인 해택에 맞춰 정유사를 고정하게 마련인데, 강원도는 한 정유사 기준으로 인재, 원주, 강릉 빼곤 전멸이다. 그나마 GS주유소가 가장 많은 편이다. 전기차도 아니고 장거리 여행 한 번 가려면 고급유 주유소에 따라 동선을 짜야된다. 참으로 과거의 고급 휘발유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어땠는지 가늠할 수 있다. 앞으로는 고급유 휘발유 취급 주유소가 많이 늘어나길 기대하곤 있지만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고급 휘발유만 넣는 내 입장에선 고급 휘발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이 늘어나서 시장이 커지고 취급 주유소가 전국에 많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기차 충전소가 오히려 더 늘어났으면 늘어났지 주유소가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
국내 소비자의 인식은 어떠한가? 고급 휘발유에 대한 인식 및 지식들이 최근에서야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발달로 많이 퍼지게 되었다. 또한 고급유를 권장하는 차량들도 최근에서야 많이 국내로 수입되거나 제작됐다. 과도기적 시점인지 모르겠으나 몇몇 소비자들이 고급휘발유를 이제서야 찾기 시작하는 것 같다. 보통 독일 3사나 이탈리아 수퍼카 브랜드의 차량을 구매할 정도의 재력과 능력이 있는데 리터당 200~300원 비싼 고급 휘발유를 넣는데 저항이 없을 것이다. 그냥 넣으라고 하니깐 넣는 것이다. 하지만, 카푸어나 능력 대비 비싼 차량을 구매한 사람들 중에 일반 휘발유와 고급 휘발유에 대한 고민이 참 많을 것이다.
어느 자동차 게시판을 보면 고급유와 일반유에 대한 문의 글이 많다. 이제 소비자들도 관심이 많아졌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각자의 주머니 사정이 있는 법이니 무조건적으로 고급 휘발유를 넣으라고 하진 않겠다. 어떤 휘발유를 넣더라도 요즘에 나온 차라면 차량이 망가지고 데미지를 입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내가 스포츠 주행을 하는지 않하는지를 판단하고 유종을 선택하면 된다. 즉, 고급 휘발유와 일반 휘발유는 용도에 맞게 사용하시면 된다. 단, 특징을 알고 사용하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