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4] 우리는 오가는 바람

이순간·2025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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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FTON JUN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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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생일이 다가올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나는 내가 태어난 1997년 7월 4일에
이미 받을 수 있는 모든 축복을 다 받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생일 선물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항상 생일에 기대를 하지 않는다.
올해도 예외 없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예상과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내게 축하를 전해왔다.
친구와 가족들의 선물과 축하 메시지들이 내 마음을 휘저었다.

솔직히 말하면
누군가로부터 축하를 받는다는 것은 늘 기분 좋은 일이지만,
이번 생일은 나에게 특별한 느낌을 주었다.

생일 선물과 메시지를 받으면서도,
나는 다른 친구들의 생일이 다가오는 것을 떠올리며 하루를 보냈다.
나의 생일에 오히려 다른 사람의 생일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다.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어떤 선물을 하면 좋아할지 상상하고, 선택했다.
그리고 짧지만 진심을 담은 편지 내용을 고민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다른 사람에게 줄 선물을 고른다는 게
이렇게나 어려운 일일 줄,
내가 이토록 남에게 무관심했을 줄은 미처 몰랐다.

다른 사람의 생일을 위해
정성을 쏟는 과정이
나 자신에게도 값지고 행복한 경험이 되어 돌아왔다.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 걸 실감했다.

앞으로도 이런 마음으로
1/365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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