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1. 경쟁 브랜드에서 차별화의 단서 찾기

배예원·2026년 9월 10일

시장 조사를 했다면 이제 경쟁 브랜드를 비교할 차례다.

그런데 경쟁사 분석이라고 해서 비슷한 제품을 파는 브랜드만 모아놓고 “A는 이런 디자인, B는 이런 디자인”이라고 정리하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

이번 단계에서 찾아야 하는 것은 이것이다.

고객이 우리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들은 누구이고, 그들이 모두 비슷하게 말하고 보여주는 사이에서 비어 있는 자리는 어디인가?

결국 경쟁 분석의 목적은 누가 더 잘하는지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가 다르게 설 수 있는 자리를 찾는 것이다.


01. 어떤 곳이 경쟁 브랜드인가?

가장 먼저 경쟁 상대의 범위를 넓게 잡아야 한다.

흔히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우리는 토너를 파니까 토너 브랜드가 경쟁 상대다.”

하지만 이렇게 잡으면 비슷한 제품끼리만 비교하게 되고, 차별점 역시 제품 기능 안에서만 찾게 된다.

대신 질문을 바꾼다.

“사람들이 자극 없는 걸 찾을 때 다른 무엇을 고르는가?”

토너 대신 스킨케어의 다른 제품을 사용할 수도 있고, 아예 다른 방식으로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따라서 경쟁 상대는 단순히 같은 제품을 파는 곳이 아니다.

경쟁 상대는 고객이 우리 대신 고를 수 있는 곳이다.

경쟁 상대는 세 범위로 본다

① 직접 경쟁 Direct

같은 제품군 안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

고객이 구매를 고민할 때 우리와 직접 비교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② 대체 경쟁 Substitute

제품은 다르지만 같은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는 곳이다.

오히려 이 범위까지 넓혀야 고객이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보이는 경우가 많다.

③ 관심 경쟁 Attention

같은 화면이나 상황에서 고객의 시선을 가져가는 대상이다.

제품 자체가 전혀 달라도 고객이 같은 SNS 피드, 플랫폼, 검색 결과 등에서 마주친다면 시각적인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

경쟁 브랜드를 고를 때

과제에서는 보통 4곳 정도면 충분하다.

예를 들면,

직접 경쟁 2곳 + 대체 경쟁 1곳 + 관심 경쟁 1곳

처럼 구성하면 비교 범위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다만 아무 브랜드나 고르면 안 된다.

자료가 충분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 상세페이지와 리뷰가 있어야 실제 비교가 가능하다.

또 규모 차이가 지나치게 큰 브랜드는 제외하는 편이 좋다. 대기업과 작은 1인 브랜드를 나란히 놓으면 브랜드 전략보다 자원의 차이를 비교하게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건 정말 잘했다.”

싶은 브랜드를 하나 정도 포함한다.

좋은 사례가 있어야 우리가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 기준점이 생긴다.


02. 경쟁 브랜드에서는 무엇을 비교할까?

브랜드마다 전혀 다른 내용을 조사하면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먼저 같은 비교 잣대를 정한다.

이번 단계에서는 크게 세 가지를 본다.

메시지 · 타깃 · 판매 채널

① 메시지 — 무엇을 앞세우는가?

경쟁 브랜드의 첫 화면을 보고 한 문장만 그대로 적는다.

여기서 중요한 건 요약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쟁 브랜드들이 각각

  • “민감성 피부 임상 완료”
  • “매일 쓰는 데일리 토너”
  • “피부가 편안해지는 시간”
  • “성분 12가지, 그게 전부”

라고 말하고 있다고 해보자.

이 문장들만 놓고 봐도 각 브랜드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드러난다.

첫 번째는 근거와 신뢰, 두 번째는 가격과 일상성, 세 번째는 감성적인 경험, 네 번째는 성분과 미니멀함을 앞세우고 있다.

이렇게 4곳이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는 지점에서 우리 브랜드가 어디에 서야 할지 단서가 생긴다.

중요한 원칙

문장을 예쁘게 정리하거나 요약하지 않는다.

경쟁사가 실제로 쓴 표현 그대로 적는다.

그래야 브랜드마다 말투가 얼마나 다른지까지 비교할 수 있다.

② 타깃 — 누구에게 파는가?

타깃은 꼭 브랜드가

“20대 여성을 위한 제품입니다.”

라고 써놓아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화면 곳곳에 드러난다.

가격대

3만 원과 8천 원짜리 제품은 같은 카테고리라도 고객층이 다를 가능성이 높다.

모델과 이미지

모델의 연령, 스타일, 등장하는 생활 장면 등을 보면 브랜드가 상정하는 고객을 추측할 수 있다.

리뷰 작성자

실제로 구매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브랜드가 원하는 고객과 실제 구매하는 고객이 다를 수도 있다.

판매하는 곳

올리브영 중심인지, 자사몰 중심인지, 특정 플랫폼이나 오프라인 매장 중심인지에 따라 고객이 브랜드를 만나는 방식이 달라진다.

특히 실무에서 가장 확실한 단서는 리뷰와 말투다.

브랜드가 20대를 겨냥한다고 말하더라도 실제 리뷰 작성자가 40대 중심이라면 그 차이 자체가 하나의 기회 영역이 될 수 있다.

③ 판매 채널 — 어디서 만나는가?

브랜드가 어디에서 제품을 판매하는지도 함께 본다.

자사몰인지, 플랫폼인지, 오프라인 매장인지, S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지 등에 따라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달라진다.

같은 제품이라도 고객이

SNS → 상세페이지 → 구매

로 이동하는 브랜드와

검색 → 플랫폼 → 리뷰 → 구매

로 이동하는 브랜드는 필요한 디자인 접점이 다르다.

따라서 경쟁 브랜드의 판매 채널까지 비교하면 이후 우리 브랜드가 어디에서 가장 강하게 보여야 하는지도 판단할 수 있다.


03. 말만 비교하면 부족하다 — 화면도 비교한다

경쟁 브랜드 4곳의 메시지를 비교했다면 이번에는 실제 화면을 한자리에 모은다.

왜냐하면 브랜드들이 말로는 서로 다르게 이야기하면서도 시각적으로는 거의 똑같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네 브랜드가 모두

  • 크림색 배경
  • 흰색 제품
  • 짙은 초록색 포인트
  • 비슷한 서체
  • 비슷한 여백

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보자.

메시지는 서로 다르지만 소비자 눈에는 비슷한 브랜드처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메시지 비교와 화면 비교는 따로 해야 한다.

말로는 차별화되어 있는데 화면은 비슷할 수도 있고, 반대로 메시지는 비슷하지만 시각적으로 확실히 다른 브랜드도 있을 수 있다.


04. 비주얼에서는 네 가지를 캡처한다

경쟁 브랜드를 시각적으로 비교할 때는 브랜드마다 다음 네 가지를 수집한다.

① 로고

글자로만 되어 있는지, 심볼이 있는지, 굵기는 어떤지 등을 본다.

② 색 4가지

화면에서 스포이드로 직접 뽑는다.

브랜드 가이드에 적힌 공식 컬러보다 고객이 실제로 보는 화면에서 어떤 색이 많이 사용되는지를 보는 것이 목적이다.

③ 서체 인상

폰트 이름까지 반드시 알아낼 필요는 없다.

대신 눈에 보이는 특징을 적는다.

예를 들면,

얇다 / 보통 / 굵다
둥글다 / 각지다
좁다 / 넓다
글자 사이가 붙었다 / 벌어졌다

정도면 충분하다.

“세리프”, “산세리프” 같은 전문 용어보다 눈에 보이는 인상을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④ 키비주얼

브랜드를 대표한다고 생각되는 이미지 2장 정도를 캡처한다.

제품 자체의 사진뿐 아니라 브랜드의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화면을 고른다.


05. 비교할 때는 반드시 같은 조건으로 찍는다

경쟁 브랜드를 비교할 때 흔히 생기는 문제가 있다.

한 브랜드는 PC 홈페이지, 다른 브랜드는 모바일 화면, 또 다른 브랜드는 SNS 게시물을 가져오면 비교 조건 자체가 달라진다.

그래서 다음 조건을 맞춘다.

같은 화면에서 캡처한다.
한 곳이 PC라면 전부 PC로 맞춘다.

같은 위치를 찍는다.
예를 들어 전부 상세페이지 첫 화면으로 통일한다.

색은 공식 컬러보다 화면에서 직접 뽑는다.
고객이 실제로 접하는 시각적 인상을 비교하기 위해서다.

비교표가 흐릿해지는 이유는 대부분 조건이 서로 달라서다.


06. 화면에서 이름을 가려도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비주얼 분석에서는 재미있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경쟁 브랜드의 화면에서 브랜드 이름과 로고를 가린 뒤 나란히 놓아보는 것이다.

그 상태에서도 어느 브랜드인지 구별된다면 각 브랜드에 고유한 시각 언어가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이름을 가리는 순간 모두 비슷해 보인다면,

그 시장에는 시각적으로 겹치는 영역이 많다.

이것 역시 중요한 발견이다.

특히 여러 브랜드가 같은 팔레트, 비슷한 사진 톤, 비슷한 여백, 비슷한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한다면 아직 아무도 강하게 차지하지 않은 시각적 방향을 찾을 수 있다.


07. 비교 결과는 ‘기회 영역’으로 바꾼다

경쟁 분석의 최종 목적은 표를 완성하는 것이 아니다.

수집한 자료를 모은 뒤 다음 순서로 본다.

1. 네 브랜드가 모두 같이 쓰는 말을 찾는다

모두가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메시지는 이미 시장에서 익숙한 영역일 가능성이 높다.

그 말을 그대로 따라가면 우리가 차지하기 어렵다.

2. 네 브랜드의 색과 화면을 한곳에 모은다

겹치는 컬러와 비어 있는 컬러가 보이기 시작한다.

3. 아무도 하지 않은 것을 적는다

메시지든 비주얼이든 공통적으로 비어 있는 영역을 찾는다.

이 지점이 이후 포지셔닝의 재료가 된다.

하지만 중요한 주의점이 있다.

비어 있다고 모두 기회인 것은 아니다.

아무도 하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법적인 제한 때문일 수도 있고, 고객이 원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브랜드 카테고리와 맞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따라서 반드시 한 번 더 질문한다.

“왜 아무도 안 했을까?”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빈 공간을 기회 영역이라고 부를 수 있다.


08. 기회 영역 작성 예시

예를 들어 경쟁 브랜드 4곳을 비교했더니 다음과 같았다고 하자.

다 같이 쓰는 말
‘순한’, ‘저자극’, ‘민감성’

겹치는 색
크림, 흰색, 짙은 초록

아무도 안 한 것
‘아무 느낌도 안 난다’를 장점으로 이야기하는 브랜드가 없음

그렇다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경쟁 브랜드들은 모두 “좋아진다”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에게는 아무 자극 없이 지나가는 경험 자체가 장점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아무도 안 했으니까 우리가 한다.”

가 아니다.

“왜 비어 있고, 왜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가?”까지 설명해야 한다.


09. 흔한 경쟁 분석 결론을 고쳐 쓰기

경쟁 분석을 하면 이런 결론이 자주 나온다.

처음 쓴 결론고쳐 쓴 결론
경쟁사들이 모두 잘하고 있다4곳 모두 ‘순한’을 앞세운다. 그 말은 더 이상 차별점이 아니다
우리는 감성적으로 가야 한다C만 느낌을 앞세우고 나머지는 근거를 앞세운다. 우리가 느낌 쪽으로 가면 C와 겹친다
디자인이 다들 세련됐다4곳의 색이 거의 같다. 색으로는 눈에 띌 수 없다
가격 경쟁력이 필요하다B가 가장 싸다. 가격으로 경쟁하면 B와 정면으로 겹치고 우리는 이길 수 없다

좋은 결론에는 반드시 구체적인 경쟁 브랜드나 관찰한 사실이 들어간다.

브랜드 이름을 지웠을 때 어떤 업종에도 적용할 수 있는 문장이라면 아직 충분히 구체적인 결론이 아니다.


10. 분석표 + 비주얼 맵

분석표

경쟁 브랜드 4곳을 골라 같은 항목으로 비교한다.

첫 화면 메시지를 그대로 적고, 타깃과 판매 채널을 살펴본다.

비주얼 맵

브랜드마다

로고 / 대표 색 4개 / 서체 인상 / 키비주얼 2장

을 같은 형식으로 정리한다.

마지막으로 비교 결과를 보고 기회 영역 1~2개를 작성한다.

시간을 쓴다면 대략
4곳 고르기 40분 → 캡처 모으기 60분 → 표 채우기 40분 → 기회 영역 작성 30분
정도로 잡는다.

여기서 가장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는 것은 경쟁 브랜드 4곳을 제대로 고르는 일이다. 비교 대상이 잘못되면 이후 분석도 함께 흔들리기 때문이다.

자료가 잘 안 나올 때

경쟁 브랜드 4곳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검색했을 때 나오는 순서대로 살펴봐도 된다.

고객 역시 검색 과정에서 비슷한 순서로 브랜드를 만나기 때문에 그 자체가 하나의 경쟁 구도가 된다.

대체 경쟁을 찾기 어렵다면 리뷰를 읽는다.

“원래 OO 쓰다가 바꿨어요.”

같은 문장에는 실제 소비자가 무엇과 무엇을 비교했는지가 들어 있다.

기회 영역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 경쟁 브랜드의 표를 소리 내어 읽어본다.

비슷한 말이 반복되는 부분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4곳이 전부 비슷해 보여도 괜찮다.

그 자체가 하나의 발견이다.


💡 오늘 기억해둘 것

1. 경쟁 상대는 같은 제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이 우리 대신 고를 수 있는 곳이다. 직접 경쟁뿐 아니라 대체 경쟁과 관심 경쟁까지 범위를 넓혀본다.

2. 말과 화면은 따로 비교한다. 브랜드마다 다른 메시지를 말하면서도 화면은 거의 같을 수 있다. 메시지·타깃·판매 채널과 함께 로고·색·서체·키비주얼을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한다.

3. 비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왜 비어 있는지’까지 본다. 아무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기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고객에게 필요하고 우리 브랜드가 차지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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