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24년의 절반이 지났다. 지난 6개월 간 나는 얼마나 변화했는가
올해 상반기는 다양한 경험과 새로운 기회의 연속이었으며, 프론트엔드를 넘어 백엔드 개발자로서의 역량을 쌓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하나의 프로젝트를 세상에 공개했으며 운영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배웠다. 이 덕에 멀게만 느껴졌던 DAU 1k 를 달성하고 백엔드 개발자로서 프론트엔드 개발자와 협업하는 과정을 익히는 특별한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상반기에 연달아 터진 악재와 개인 사정으로 인해 건강과 컨디션을 잃은 점은 아쉬운 포인트다. 수면 불균형과 허리 통증은 멀쩡하던 삶에 많은 변화를 주었고 이 탓에 근무에 오롯이 집중하지 못하고 업무 능력이 많이 하락함을 몸소 체감한 상반기였다.
따라서 오늘은 지난 6개월 동안 얻은 점과 잃은 점을 잘 비교하고, 2024년도 하반기에는 상기한 문제점을 잘 해쳐나갈 수 있도록 회고록을 작성하려 한다.
내가 2024년 상반기에 이룬 목표는 아래와 같다.
학습 정리
대외 활동
기타 활동
올해 상반기는 조급한 마음을 걷어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하자는 마인드로 살고자 노력했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았지만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를 비교하면 스스로 제법 여유로운 사고를 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내게는 많은 기회가 있다고 믿자고 다짐했기에, 올해 상반기에는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성장하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작년 하반기보다 더 많은 목표를 이루고 큰 스텝 업을 했다고 생각한다. 역시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는 바에 따라 달라지나보다.
내가 너무 뒤쳐지고 있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억누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작년 하반기 회고를 돌이켜보면 나는 정말 욕심이 많은 사람임을 새삼 느낀다.
나는 인정 욕구도 강한 편이며 내가 아는 지식을 다른 분에게 공유하고 전파하려는 욕심도 많다. 처음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입문했을 당시에는 이러한 지식욕과 탐구욕이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성장 곡선이 완만해지자 지독한 무력감으로 변질되었다.
하지만 올해는 스스로를 다그치며 "하나씩 천천히 하자" 는 마음으로 그간 깊게 살펴보지 못했던 지식들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연히 쓰게 된 gRPC 에 대해 살펴보고, 그간 Redis 를 잘못 사용했던 이유를 돌아보고, NestJS 를 개발하며 백엔드 애플리케이션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를 살펴보았다.
다행히 나의 노력은 상반기에 어느 정도 결실을 거두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의 역량은 그대로였지만, 백엔드 개발자로서의 역량은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자부한다. 이제는 내가 가지지 못한 지식을 시기하고 질투하기 보다는, 앞으로 나도 저렇게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포기란 없다. 2전 3기 끝에 사이드 프로젝트 (데브말싸미) 를 세상에 공개했다.
올해 Nexters 24기를 진행하며 개발한 Audy 프로젝트는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세상에 공개되지 못하고 서비스 종료를 맞이했다. 그 전에도 개발 과정에서 출시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팀이 해산된 경험을 여러번 겪은 터라, 다음 프로젝트는 정말 릴리즈까지 가겠다는 각오가 아니라면 참여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이번 테오의 스프린트 17기 퍼실리테이터를 진행하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졌던 데브말싸미 팀에 백엔드 개발자로 들어가 프로젝트를 릴리즈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일주일 간 활성 사용자 3,500명이라는, 내가 세웠던 목표를 아득히 상회하는 결과를 맞이했다. (추가로 최고 DAU 1080 명을 달성한 건 덤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프로젝트가 나에게 큰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운영 과정에서 "어떻게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지" 라던가 "어떻게 우리가 더 사용성을 좋게 개선할 수 있을까" 같은, 정말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 이상 경험하기 어려운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브말싸미 회고에서 적은 내용이지만, 나는 프로젝트 오너십이 있는 개발자가 정말 개발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자신이 지금 개발하는 제품이 누구를 위한 것이며, 어떤 목표를 가졌는지를 알아야 제품을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번 데브말싸미 프로젝트는 이러한 역량을 기르기 안성맞춤이었다고 생각한다.
사내 개발자 스크럼 을 진행하며 개발 지식을 공유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했다.
작년 하반기에 팀 리더 분께 제안드렸던 개발자 스크럼이 올해 1월을 시작으로 어느덧 10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아홉 번의 스크럼으로 우리 팀은 40개 이상의 개발 주제를 공유했으며, 20개 가량의 오류 개선 경험을 발표했다.
사실 아직은 개발자 스크럼이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진행 방식이나 경험을 공유하는 세션을 조금 더 매끄럽게 다듬고, 더 많은 개발자 분들이 자유롭게 주제를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사내 개발자 분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자가 공부한 내용을 발표하고, 서로가 몰랐던 지식을 공유하는 과정을 모두가 경험하고 있음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 개발자 스크럼을 진행하면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고 이야기 해주신 분도 여럿 계셨고, 누구나 자유롭게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약간은 형성되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좋은 선순환을 이루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테오의 스프린트, 이번에는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하여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에게 테오의 스프린트란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14기와 15기를 진행하면서 만난 소중한 분들과의 연락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2023년에 세웠던 목표 중 하나였던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이야기를 들어보기" 를 이룰 수 있게 해준 일등 공신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참여자가 아닌 진행자로서, 보다 많은 분들께 테오의 스프린트가 얼마나 좋은 협업 기회인지를 알리고 싶었다. 뭐든지 나만 좋은 건 혼자서 가지기 보다는 남에게 베푸는게 더 좋다고 하지 않은가. 총 아홉 명의 퍼실리테이터와 함께한 스프린트 17기는 정말 행복하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한 기회였다.
무엇보다 퍼실리테이터로서 스프린트를 참여하니, 지금까지 두 차례나 진행했음에도 내가 아직 스프린트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각각의 세션이 어떤 목적을 가졌는지, 왜 이 세션을 진행해야 하는지를 알고 나니 시야가 더 넓어진 기분이었다.
이렇게나 좋은 기회를 준 테오에게, 그리고 한 달간 열심히 스프린트를 준비해준 체다, 경, 이지, 솔싹, 맛김, 도모, 라울, 루프에게도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뭐니뭐니 해도 건강이 가장 중요했는데.. 그간 너무 스스로를 돌보지 못했다.
부끄럽지만 나는 자세가 정말 좋지 못하다.
극심한 라운드 숄더에 자라를 연상시키는 거북 목까지, 사실 언제 허리가 망가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지만 올해부터 부쩍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얼마나 심했냐면 허리에 책이나 이불을 돌돌 말아 넣지 않으면 불편해서 잠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처음으로 진행한 건강검진에서도 의사 선생님에게 조곤조곤 팩트 폭행을 당했다.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정말 마른 편이었는데 어쩌다 내 몸이 이렇게 된 걸까. 이제는 정말 건강을 챙기면 안되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요즘 아침 저녁으로 30분 간 조깅을 하고 있다. 3주 간 나름 유의미한 감량을 했으나 사실 걷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최근에는 헬스를 다니려고 집 앞 체육관을 다녀왔다. 건강은 있을 때 잘 챙기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곱씹으며 하반기에는 반드시 감량을 하고 말겠다는 다짐을 세운다.
추가로 평소에 자주 즐기던 에너지 드링크도 전부 끊었다.
예전에는 심하면 하루에 3캔을 거뜬히 마셨는데 올해 들어 수면이 정말 불규칙해졌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부랴부랴 음료를 끊었다. 다행히 지금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건강을 잘 챙겨야겠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Nexters 24기, 하지만 다음 기회가 있으니까 괜찮다
올해 1월에 시작해 두 달 간 진행했던 Nexters 활동도 정말 재밌고 유익했다.
특히 다양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매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좋았기에 이번 25기 활동도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8주간 몰입하여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물론 Audy 프로젝트를 개발하면서 많은 기술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같이 협업을 진행했던 FE 개발자 분이 코드 리뷰에 진심이셔서 나도 PR 하나를 리뷰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기술적인 도전에도 욕심이 많으셔서 개발 관련한 고민을 많이 나눈 것은 좋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우리는 하나의 완성된 "프로젝트" 를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었고, 그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번 Audy 프로젝트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기획에 들어가는 시간을 더 투자하는 한이 있더라도 서비스의 방향성을 명확히 정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개발을 착수한 탓에 여러 과정에서 기획의 수정과 재정비를 하게 되었다.
나 또한 기획에 드는 리소스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이러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실패를 기반으로 삼아 다음 프로젝트에는 우리가 개발하려는 서비스의 목적을 보다 면밀히 살필 예정이다.
내가 2024년 하반기를 목표로 설정한 내역은 아래와 같다.
2024년의 하반기 목표는 요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작년에 비해 기술 개발 관련 내용이 전부 백엔드로 변화한 걸 보니 새삼 신기하다. 그래도 프론트엔드 관련 공부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니 둘 다 나란히 성장 곡선을 그리는 미래를 그려보자.
장장 5년 만에 일곱 번째 도쿄에 방문하여 재밌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 5월에 도쿄에 방문하여 하코네 온천을 들리고 도쿄 시내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이번 여행에 같이 동행한 일행은 작년 7월에도 나와 같이 홋카이도를 방문했는데 서로 쿵짝이 잘 맞은 덕분에 이번 여행도 함께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도쿄 방문이 지난 여섯 번의 여행보다 더 경험이 좋았다. 료칸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녹이고 6년 만에 긴자에 방문하여 큰 마음 먹고 예약한 런치 코스를 일행과 함께 즐겼다.
여담이지만, 원래는 오마카세까지는 갈 생각이 없었는데 일행 분이 한번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말에 예전에 친구와 함께 방문했던 가게를 소개했다. 진짜 큰 맘 먹고 갔는데 다행히 컨디션이 좋은 날이어서 그런지 일행 분의 만족도도 높았고 나도 오랜만에 맛있게 식사를 즐겼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날씨가 참 얄궂었다. 큰 마음을 먹고 하코네 케이블카에 올라탔으나 기상이 좋지 않아 그토록 염원했던 후지산을 보는 것은 실패했다. 하지만 먹을 복은 넘쳐서 3박 4일 내내 삼시 세끼를 참 알차게도 챙겨먹었다.
사진 보니까 또 가고 싶다. 진짜 참아야 하는데 큰일났네
6년만에 어머니를 모시고 단 둘이 오붓하게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내가 21살이었던 2018년에, 주방 보조로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어머니와 간사이 지역 (오사카, 교토, 고배) 을 방문했었다. 벚꽃이 피던 3월에 아들과 함께한 여행이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는지, 어머니께서는 6년이 지난 지금도 간간히 그때의 이야기를 하시고는 했다.
그때마다 나는 언제 한번 단 둘이 여행을 가자는 말을 꺼냈지만, 작년에는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바빠 약속을 지키지 못했었다. 어머니께서는 괜찮다고 말씀하셨지만 내심 아쉬워하는 표정을 볼 때마다 얼마나 죄송스러웠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아들이 어엿한 직장인이니 시간을 내어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에 올해 4월 단 둘이 3박 4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감사히도 회사에서 숙소를 지원해주어서 경치 좋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다양한 추억을 쌓으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그간 일이 바빠 상반기에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많이 가지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좋은 추억을 심어드린 것 같아 뿌듯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 모시고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열심히 돈을 모아야겠다.
2024년 상반기는 스스로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정말 많은 기회를 받아 작년 하반기보다 많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항상 느끼지만 나도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계시니 나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올해 하반기는 또 얼마나 많은 기회와 좋은 일들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개발자로서 성장하는 스스로를 위해 앞으로도 부단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건강을 정말 잘 챙겨서 과거 쌩쌩했던 나의 모습을 되찾아야겠다. 어제보다 오늘, 그리고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은 나를 기대하며 이만 상반기 회고록을 마치려 한다.
광인짱 응언합니데이 뭐든 갈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