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사에만 있는 무형자산: 주파수 이용권

통신사에만 있는 무형자산으로는 주파수 이용권이 있다.

SK텔레콤의 2017년도 연결재무제표 주석에서 무형자산 항목을 살펴보자.
'주파수이용권'이라고 하는 것이 눈에 띈다. 금액도 적지 않다.

SK텔레콤 2017년 연결재무제표 주석 '무형자산' 중 (단위: 억원)

구분기초취득처분상각손상차손기말
주파수이용권25,808--(4,038)-21,770

SK텔레콤은 주파수를 활용해 통신사업에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회사가 매입한 주파수이용권을 자산으로 얹어놓는다.
그리고 이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시점부터 일정 기간(대략 10년)
주파수이용권 가격(무형자산 상각)을 하락시키고, 하락분만큼을 비용으로 털어낸다.

기계설비와 같은 유형자산의 가치에 손상이 발생할 경우,
손상된 금액만큼 장부금액을 낮추고 '손상차손'이라고 하는 비용으로 손익계산서에 반영해야 한다.
무형자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다음 표는 KT의 2015년도 연결재무제표 주선 '무형자산' 중에서 주파수 이용권에 관한 부분이다.

2015년 KT 연결재무제표 주석 '무형자산' 중 (단위: 억원)

구분주파수이용권
기초장부금액14,041
취득77
상각(2,544)
손상(1,847)
기말장부금액9,727

KT는 2011년 주파수 경매를 통해 2600억원에 800MHz 주파수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는데 여러가지 기술적 문제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래서 회사 측은 이후 5년간 이 주파수와 관련된 투자를 전혀하지 않았다.

이러다보니 주파수 활용가치는 더 떨어지게 되었다.
이 주파수이용권에서 미래에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을 측정해보니,
1847억원이 손상된 것으로 평가된 것이다.
손익계산서에도 1847억원이 손상차손이라는 비용으로 반영된다.

# 연예기획사에만 있는 무형자산: 전속계약권

연예기획사에서 연예인과 전속계약을 맺고 지급하는 전속계약금은 기획사 입장에서 무형자산이다.

기획사는 연예인들이 벌어오는 공연수익, CF출연료, 방송출연료, 음반발매수익 등을 배분받는다. 또 연예인 캐릭터 사업을 하기도 하고, 연예인과 관련한 각종 로열티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기획사는 인기 연예인과 전속계약을 맺고 싶어한다. 그러나 돈을 많이 벌어올 가능성이 높은 연예인일수록 전속계약금을 많이 줘야 한다.

무형자산인 전속계약권 역시 계약 시점에 재무상태표에는 바로 반영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일정 기간(계약 기간)동안 무형자산 상각비로 비용을 조금씩 털어낸다.

연예기획사 SM C&C의 2017년 연결재무제표 중 '무형자산' 중 전속계약권 부분을 살펴보자.

SM C&C 2017년 연결재무제표 주석 중 무형자산 (단위: 억원)

구분추정 내용연수
전속계약권5~8년

[당기 무형자산의 변동 내역 (단위: 억원)]

구분기초취득상각비기말
전속계약권48188(40)196

2017년 초 회사 장부에 48억원의 전속계약권이 잡혀있다.
2017년 중에 새로운 연예인들과 전속계약을 맺고 지급한 돈이 188억원이다.
상각 처리한 전속계약권은 40억이고, 당기 말 전속계약권 장부 가격 잔액은 196억원이다.

전속계약권의 무형자산 상각비는 매출 창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므로,
대체적으로 판관비 보다는 매출원가로 반영한다.

주파수이용권과 전속계약권은 무형자산에 속한다.
이들은 매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므로 주로 매출원가에 속하고,
비용은 내용 연수 기간에 맞춰 손익계산서의 '무형자산 상각비' 명목으로 조금씩 반영한다.

# 매출채권 손상

외상으로 물건을 납품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면 '매출채권'이라는 자산이 생긴다.

매출채권과 미수금 모두 외상대금이지만,
매출채권은 영업활동 중에 발생한 채권이고 미수금은 영업활동 외에서 발생한 채권이다.

매출채권에도 손상이 발생한다.
외상거래이기에 대금 회수가 안되는 곳이 생길 수 있다.
돈을 떼인 것이 확정되지 않아도 떼일 가능성이 높아지면 추정되는 매출채권 가치의 하락을
미리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 이것을 '대손처리'라 한다.

대손처리를 할 때는 '대손충당금'이라는 계정을 활용한다.
예를 들어, 1000만원 짜리 매출채권이 있는데, 100만원은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
매출채권의 장부 가격을 900만원으로 내리고, 100만원은 '대손충당금'이라는 계정을 붙인다.

매출채권 대손처리

계정과목금액
매출채권1,000만원
대손충당금(100만원)
매출채권(순액)900만원

떼일 돈은 어떻게 추정할까?
과거에 떼인 돈이 얼마인지, 확률에 근거해서 추정한다.
예를 들어, 1000만원 채권 중에 100만원을 받지 못했다면,
앞으로도 10%정도 떼일 것으로 추정한다.

대손충당금은 재무상태표에 기재한다.
매출채권의 가치가 낮아졌으니 손익계산서에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
손익계산서에는 '대손상각비'라는 계정을 사용한다.

[대손충당금]
채권에 대해 앞으로 회수가 불확실하다고 예상되는 금액을 추산해 미리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정한 금액
[대손상각비]
대손충당금 만큼을 손익계산서에 반영. '대손상각비'라는 계정을 사용한다.

대손충당금이 항상 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떼일 줄 알았던 채권 회사의 실적이 좋아져 대손충당금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대손충당금을 줄이면 대손상각비가 (-)가 되어 당기순이익이 늘어난다.

# 누구에게 언제 얼마를 줄 지 정확히 몰라도 빚, 충당부채

소송이나 성과급 혹은 무상수리 처럼 누구에게 언제 얼마를 줄 지 정확히 모르지만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회사에서는 이를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

이러한 '충당부채'가 어떤 상황에서 발생하는지,
어떻게 회계 처리되고 재무제표에 반영되는지 알아보자.

[충당부채]
지출이 발생할 시기와 금액이 불확실한 부채.
지출 가능성이 크고 지출액을 추정할 수 있다면 부채로 인식한다.


# 사장님이 약속한 성과급은 부채다!

회사가 연말 성과급 10억원 지급을 약속했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성과급 지급 가능성이 높다면, 회사는 성과급 충당부채 10억원을 설정해야 한다. 동시에 손익계산서에 인건비(성과급) 10억원을 미리 반영해야 한다. 그리고 연말에 성과급이 실제로 지급되면 성과급 충당부채는 삭제하고 자산에서 현금이 10억원 감소한 것으로 기록하면 된다.

[성과급 충당부채]
1) 재무상태표에 '성과급 충당부채'로 등록
2) 손익계산서에 '인건비(성과급)' 비용으로 등록
3) 성과급을 지급하면 '성과급 충당부채'를 삭제하고 자산과 자본에서 성과급을 반영

성과급 지급을 약속했을 때의 회계 처리 (단위: 억원)

자산=부채+자본비용수익
+10(성과급 충당부채)-10+10(인건비(성과급))

성과급을 실제 지급했을 때의 회계 처리 (단위: 억원)

자산=부채+자본비용수익
-10(현금)-10(성과급 충당부채)

# 한방에 1조원 비용 처리한 기아차의 사연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회사를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했다.
통상임금 산정에서 제외됐던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이전에 덜 받았던 각종 수당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2017년 8월 말 1심 결과가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노조 측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상여금과 중식비가 통상임금에 해당되기 때문에 회사는 근로자에게 과거 덜 줬던 수당 등 4223억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회사는 즉각 항소했다.

이번 판결은 '2008년 8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3년 2개월간의 소급분에 한정된 것이였다.
추가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6년치에 대한 소송이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1심 판결액과 추가 소송건을 다 포함하면 거의 1조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기아차는 2017년 결산을 하면서 약 1조원의 통상임금 충당부채를 반영하고,
손익계산서에서 비용으로 처리했다.

2017년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충당부채 설정 회계 처리 (단위: 억원)

자산=부채+자본비용수익
+10,000(통상임금 충당부채)-10,000+10,000(통상임금비용)

# 보증수리 의무도 부채다!

무상 보증 서비스도 충당 부채의 정의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자동차 판매사 입장에서는 언제 발생할 지, 얼마나 발생할지 알 수 없지만,
반드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비용이다.

기아자동차가 2015년 1월 승용차 10대 (대당 1000만원) 를 현금 판매했다고 해 보자.
기아자동차는 과거 경험으로 볼 때, 매출의 5%만큼의 무상수리 비용이 발생해 왔다고 한다.

2015년 1월 판매 물량에 대해 충당부채를 설정해 보자.
매출이 1억이니, 판매보증 충당부채는 5%인 500만원이다.
그리고 충당부채 설정액만큼 손익계산서에서 비용(판매보증비)으로 미리 반영한다.

자동차 판매보증 충당부채 회계처리

자산=부채+자본비용수익
+1억원(현금)+500(판매보증 충당부채)+9500+500(판매보증비)+1억원(매출)

충당부채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소송 충당부채, 판매보증 충당부채 같은 것들이다.
그만큼 재무제표에서도 많이 만날 수 있다.

기아자동차가 공시한 2017년 연결재무제표의 부채 부분을 한 번 살펴보자.

2017년 기아자동차 연결재무제표 (단위: 억원)

구분2017년2016년
부채254,332243,098
  유동부채153,230162,469
    충당부채11,3778,274
  비유동부채101,10280,629
    장기충당부채34,95522,661

연결재무제표의 부채 부분만으로는 소송 충당부채와 판매보증 충당 부채를 구분하기 어렵다.
주석을 보도록 하자.

2017년 기아자동차 연결재무제표 주석 (단위: 억원)

-판매보증 충당부채기타 충당부채합계
기초 잔액30,55837930,936
설정액20,49710,21630,713
사용액-14,564-32-14,596
기말 잔액35,74810,58546,333
  유동부채10,80257611,378
  비유동부채24,94610,00934,956

2017년 초 판매보증 충당부채는 3조 558억원 이였다.
자동차가 계속 팔려 2017년에 새로 설정된 판매보증 충당부채는 2조 497억원이다.
2017년 한 해 동안 무상 수리비로 사용된 금액은 1조 4564억원이였다.

2017년 초 판매보증 충당부채 외의 충당부채는 379억원이였다.
그런데 2017년에 새롭게 설정된 금액이 1조 216억원이나 된다.
거액의 통상 임금 충당 부채가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설명을 보면 통상 임금 충당 부채만 9979억원이나 된다.)


# 판매보증 충당부채로 호되게 고생한 평화정공

판매보증 충당부채로 어닝쇼크를 기록한 회사도 있다. 평화정공이라는 회사다.
자동차 도어 무빙 시스템에 훌륭한 기술력을 지닌 회사인데,
2015년에 참담한 실적을 기록했다.

평화정공 이익 추이 (단위: 억원)

-2014년2015년2016년
영업이익50949697
당기순이익39373532

평화정공이 2015년 시장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며 어닝 쇼크를 기록한 데는,
판매보증 충당부채가 주요한 원인이였다.
고객사에 납품했던 부품의 금형 불량으로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수거해 교환하는데 비용이 대거 발생했다.

2015년 평화정공의 충당부채 주석을 한 번 살펴보자.

2015년 평화정공 재무제표 충당부채 관련 주석 (단위: 억원)

구분금액
기초장부금액64
전입액664
사용액(114)
기말장부금액627
  유동 항목591
  비유동 항목36

2015년에 664억이 판매보증 충당부채로 설정되었고, 2015년에 실제로 114억원이 투입되었다.
그리고 2015년 말의 충당부채 잔액은 627억이다. 이 가운데 1년 이내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591억원이다.

2015년 제품 불량은 일시적인 것으로 2016년에 회사는 본래 품질 수준을 회복했다.
다음은 2016년 판매보증 충당부채 관련 주석이다.

2016년 평화정공 재무제표 충당부채 관련 주석 (단위: 억원)

구분금액
기초장부금액627
전입액125
사용액(452)
기말장부금액300

2016년도에도 평년보다는 높지만 판매보증 충당부채 전입액이 정상을 되찾은 덕분에 회사의 실적은 정상 궤도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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