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할 회사 감별하는 현금흐름표 이해하기

(주)청년배추 김갑수 사장은 재무담당 박영수 이사를 불러 2017년 연말 결산 결과를 물었다.
박 이사는 당기순이익이 3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0% 증가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박 이사에게 "일단 30억원을 은행에 예치한 뒤 사용 방안을 고민해보자"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박이사가 "사장님, 당기순이익이 30억원이고, 실제로 증가한 현금은 20억원 입니다." 라고 보고했다.

회계상 이익은 현금의 유출입과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를 기초로 실제 현금이 나가고 들어온 내용을 다시 정리하여 '현금흐름표'라는 재무제표를 만든다.

여기서 잠깐!
회계를 처리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발생주의 회계, 다른 하나는 현금주의 회계이다.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장부에 수익과 비용을 기록하는 방식이 발생주의이고,
현금이 실제 오간 시점을 기준으로 수익과 비용을 기록하는 방식이 현금주의이다.

  • 발생주의: 기업의 재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이 발생(재화나 용역의 인수나 인도)한 시점에 수익과 비용을 인정하는 방식
  • 현금주의: 현금이 실제 오간(현금 수취와 지급) 시점을 기준으로 수익과 비용을 인정하는 방식

현재의 회계기준은 발생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특정(예, 결산) 시점에 회사의 거래 내역을 모두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래와 비용 지불간의 시기 차이로 결산 시점이 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 2015년 구매 -> 2015년 결산, 2016년 입금 -> 2016년 결산)

그렇다고 발생주의를 따를 때 문제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발생주의는 회사의 이익과 현금 흐름의 불일치를 낳는다.

그래서 회계에서는 당기의 모든 거래에서 발생하는 현금 유출입을 기준으로 '현금흐름표'라고 하는
재무제표를 만들어서 재무 정보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현금흐름표]
일정 기간 기업의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재무제표. 현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 '현금흐름표'만 현금주의를 따른다.


# 미리 낸 보험료, 비용과 자산으로 나누어진다.

2015년 10월 1일 (주)솥단지는 회사 소유 자동차들의 1년치 보험료 120만원을 납부했다.
보험은 2016년 9월 30일까지 적용된다.

보험료는 서비스를 약속받고 미리 준 돈이기이에 '선급비용'이 된다. 그리고 '선급비용'은 자산으로 처리한다.
(참고. '선급금'은 물품 거래, '선급비용'은 서비스 거래)
그리고 1년 동안 서비스가 제공되므로, '선급비용'은 1년에 걸쳐 비용처리된다.

2015년 10월 1일 보험료 회계 처리 (단위: 만원)

자산=부채+자본비용수익
-120(현금)
+120(선급비용)

발생주의에 맞춰 2015년 12월 31일 결산할 때가 되면,
1년치 보험료 120만원 중 3개월 분인 30만원이 비용처리 되고, 90만원은 여전히 자산으로 잡아놓는다.

2015년 12월 31일 보험료 회계 처리 (단위: 만원)

자산=부채+자본비용수익
90(선급비용)-30(보험료)

보험료 처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기(2015년)의 수익과 비용이 당기의 현금흐름과 일치하지 않는다.
현금은 120만원이 빠져나갔지만, 비용반영은 30만원 밖에 안되어 있다.
그래서 '수익-비용'을 계산한 이익과 실제 회사의 현금은 다를 수 밖에 없다.


# 돈 안 나간 비용, 돈 안 들어온 수익

실제 현금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익 혹은 비용들이 존재한다.

  • 감가 상각비 (돈 안 나가는 비용)
    (주)솥단지는 2015년 초에 현금 3천만원을 주고 밥솥 제조설비(유형자산)을 구매했다.
    현금이 감소하고 이 설비는 유형자산이 된다. 그리고 이 설비는 5년 정액상각을 적용하기로 했다.
    2015년 말 손익계산서에는 6백만원의 감가상각비가 발생한다. 당기순이익은 그만큼 감소한다.
    그렇다고 감가상각비가 현금유출을 동반하지는 않는다.
    실제 현금은 제조설비를 구매할 때 나갔기 때문이다.

  • 무형자산 상각비 (돈 안 나가는 비용)
    무형자산 또한 일시에 사고 정액 상각을 적용한다.
    매입한 날 현금이 나가고 일정 기간 동안 정액상각한다.
    따라서 무형자산 상각비 또한 현금유출을 동반하지 않는다.

  • 지분법이익 (돈 안 들어오는 이익)
    관계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면, 투자회사의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지분법이익이 발생했다고 해서 실제 현금이 들어오는 건 아니다.

  • 외화환산손익 (돈 안 나가는/들어오는 이익)
    외화 거래 시점과 결산 시점 간의 환율 차이로 발생하는 평가 손익을 '외화환산손익'이라 한다.
    외화환산손익은 당기 비용으로 반영된다. 그러나 외화환산손익 혹은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서
    실제 현금이 더해지거나 유출된 것은 아니다.


# 자산 증가는 현금 유출, 부채 증가는 현금 유입

현금이 아닌 자산의 증가는 현금 유출, 부채의 증가는 현금 유입의 효과가 있다.

  • 매출 채권 (현금 회수가 안되었다)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자산 중 대표적인 것이 매출채권이다.
    매출채권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돈이 회수가 안되었다는 뜻이다.
    매출채권의 증가는 현금흐름에 마이너스가 된다.

  • 재고자산 (제품이 안팔렸다)
    재고자산이 팔려야 매출이 발생한다.
    재고자산이 늘면 현금흐름은 줄고, 재고자산이 줄면 현금흐름이 늘어난다.

  • 선수금 (미리받은 돈)
    제품을 제공하는 대가로 미리 받은 돈을 선수금이라 한다.
    선수금은 회사에 이미 들어온 돈이고 제품을 제공하면 매출로 변경된다.
    현금 흐름에는 플러스가 된다.

  • 매입채무 (외상으로 물건을 가져왔다)
    외상으로 원재료나 판매용 상품을 구매하면 매입채무로 기록한다.
    매입채무가 늘어나면 현금 흐름에는 플러스가 된다.

아래의 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주)솥단지의 매출채권 잔액을 나타낸 표이다.
2016년 (주)솥단지의 매출채권 잔액이 6억이 늘었으므로, 현금흐름은 6억원 마이너스가 된다.
하지만 2017년에는 매출채권 잔액이 7억원 줄어, 현금흐름은 7억원만큼 플러스가 된다.

(주)솥단지 매출채권 잔액 (단위: 억원)

구분2015년 말2016년 말2017년 말
매출채권10169

아래의 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주)솥단지의 재고자산을 나타낸 표이다.
2016년 (주)솥단지의 재고자산이 5억 늘었으므로, 현금흐름은 5억원 마이너스가 되고,
2017년에는 재고자산이 3억 줄었으므로, 현금흐름은 3억 플러스가 된다.

(주)솥단지 재고자산 (단위: 억원)

구분2015년 말2016년 말2017년 말
재고자산202522

아래의 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주)솥단지의 선수금 잔액을 나타낸 표이다.
2016년 (주)솥단지의 선수금이 3억 증가했으므로, 현금흐름은 3억원 플러스가 되고,
2017년에는 선수금이 4억 줄었으므로, 현금흐름은 4억원 마이너스가 된다.

(주)솥단지 선수금 잔액 (단위: 억원)

구분2015년 말2016년 말2017년 말
선수금251

아래의 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주)솥단지의 매입채무를 나타낸 표이다.
2016년에 3억 외상을 갚았으므로, 현금흐름은 3억원 마이너스가 되고,
2017년에 4억을 외상으로 구매했으므로, 현금흐름은 4억 플러스가 된다.

(주)솥단지 매입채무 (단위: 억원)

구분2015년 말2016년 말2017년 말
매입채무859

매출채권, 재고자산이 늘면(줄면) 현금흐름에 마이너스(플러스)
선수금, 매입채무가 늘면(줄면) 현금흐름에 플러스(마이너스)

# 영업, 투자, 재무 현금흐름 꿰뚫기

현금흐름표는 회사의 영업활동에 관한 정보, 투자 및 재무 활동에 관한 정보를 구분해 제공한다.

1)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현금흐름

손익계산서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기업이 경영 성과를 측정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손익계산서에는 실제 현금 흐름은 없었으나 수익이나 비용으로 인식한 항목들이 포함돼 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손익계산서에서는 정확하게 보여주지 못하는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현금흐름'을 보여줄 수 있다.

2)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영업활동에 필요한 제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기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
또 잉여 현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금융자산이나 유형자산을 취득하기도 한다.
즉 생산에 필요한 기계설비의 구입, 창고 건물의 매입, 다른 회사 주식 취득 등이 투자 활동이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현금흐름표에 취득액과 처분액을 직접 표시한다.
예를 들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에 '기계설비 200억원'이라고 적혀있다면,
기계장치를 사는 데 현금 200억 원이 실제 지출된 것이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에 '투자주식처분 100억원'이라고 적혀 있다면,
회사가 보유한 타사 주식을 팔아 100억원의 현금이 실제 유입된 것이다.

3)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재무활동은 현금의 차입 및 상환, 신주 발생이나 배당금의 지급 등과 같이
부채와 자본 계정에 영향을 미치는 거래를 말한다.
차입을 하거나 증자를 하면 회사로 돈이 들어온다.
배당을 하거나 차입금을 상환하면 돈이 나간다.

현금흐름표의 기본 구조를 아주 간단하게 나타내면 다음 그림과 같다.
(주)솥단지의 2017년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16년 말 대비 20억원 증가한 220억원이다.

(주)솥단지 2017년 현금흐름표 (단위: 억원)

구분금액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100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50)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30)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증가(감소)20
기초 현금 및 현금성 자산200
기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220

# 매출채권 회수 더디고, 재고 쌓이면 금방 무너지는 영업현금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일반적으로 '간접법'을 사용해 구한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당기순이익에서 출발한다.
현금 유출이 없는 비용은 더해주고, 현금 유입이 없는 수익은 빼준다.
이런 과정을 '비현금 항목 조정'이라고 표현한다.
감가상각비, 대손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외화환산손실, 재고자산평가손실 등이 현금 유출이 없는 대표적 비용,
지분법이익, 외화환산이익, 주식평가이익등이 현금 유입이 없는 대표적 수익이다.

다음으로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기초, 기말 간의) 자산과 부채의 변화를 반영한다.
이 과정을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의 변동' 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순운전자본의 증감' 또는 '운전자본 변동액', '운전자본 조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말이 좀 어렵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의 2017년 연결재무제표 현금흐름표 가운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부분만 따로 떼서 살펴보자.

SK이노베이션 2017년 현금흐름표 중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단위: 억원)

과목2017년
1.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21,802
   1. 연결당기순이익21,451
   2. 비현금 항목 조정19,922
   3. 운전자본 조정(12,142)
   4. 이자의 수취781
   5. 이자의 지급(2110)
   6. 배당금의 수취413
   7. 법인세의 납부(6,513)

연결당기순이익 2조 1451억원에서 출발해 비현금 항목 조정에서 1조 9922억원을 더해줬다.
다음 단계인 운전자본 조정에서 1조 2142억원을 뺐다.
이자 수취나 이자 지급을 재무활동 현금흐름에 반영하는 회사들도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된다.
배당금 수취나 법인세 납부 역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 반영한다.

이런 단계를 거쳐 SK이노베이션이 2017년에 창출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조 1802억원이 됐다.

비현금 항목 조정의 세부 내역은 재무제표 주석에서 볼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재무제표 주석 중 '비현금 항목 조정' (단위: 억원)

구분2017년
감가상각비7,910
무형자산상각비1,090
외화환산손실1,479
지분법손실482
유형자산손상차손1,133
지분법이익(2,189)
기타10,016
----
합계19,922

운전자본 조정의 세부 내역을 한 번 들여다보자.

SK이노베이션 재무제표 주석 중 '운전자본 조정' (단위: 억원)

구분2017년(비고)
매출채권(8,154)(못받은 돈이 많아졌다)
미수금(1,416)(미수금이 늘었다)
선급금(654)(먼저 준 돈이 많아졌다)
재고자산(15,010)(재고가 늘었다)
매입채무11,680(외상이 늘었다)
미지급금1,047(지급하지 않은 돈이 늘었다)
선수금103(선수금이 늘었다)
------
합계(12,142)

위 표를 보니, 미수금이 현금흐름에 1416억원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이 말은 2017년 말의 미수금 잔액이 2016년 말보다 1416억원 증가했다는 의미이다.
선급금은 현금흐름에 654억원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2016년 말 선급금 잔액대비 2017년 말 선급근 잔액이 654억원 증가했다는 의미이다.

매출채권도 늘고 미수금도 늘고 재고도 늘어 모든 영역에서 현금흐름이 (-)이지만,
영업활동으로 인한 전체 현금흐름은 2조 1802억원으로 (+)이다.
이는 여러 (-) 요인의 현금흐름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그보다 더 많이 늘었음을 의미한다.


# 투자 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구하기

기업의 투자 활동에는 기계장치 등의 유형자산, 상표권이나 특허권 등의 무형자산을 사거나 파는 경우가 있다. 또 단기차익이나 전략적 제휴, 비즈니스 강화 등 다양한 목적으로 다른 회사 주식을 매입하거나 처분하는 경우도 있다. 이 밖에 다른 회사에 돈을 빌려주거나 빌려준 돈을 받는 경우 등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 해당한다.

다음의 표를 보자. SK이노베이션의 2017년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조 661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 2017년 현금흐름표 중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단위: 억원)

과목2017년
2.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10,661)
   1. 관계기업투자의 취득(1,258)
   2. 유형자산의 취득(9,348)
   3. 유형자산의 처분745
   4. 단기대여금의 순증감(169)

일반적으로 투자를 맹렬하게 하면 투자 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가 된다.
그러나 회사가 자금흐름이 좋지 않거나 유동성 부족 등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할 때는,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많이 내다팔아야 하기 때문에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플러스가 된다.

위의 표에서 단기대여금의 순증감액이 169억원이다.
2016년도보다 169억원을 더 다른 회사에 빌려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구하기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갚을 때,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상환할 때, 배당금을 지급할 때,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늘릴 때 등이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 해당한다. 참고로 다른 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을 때는 일반적으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 편입시키는 경우가 많다.

SK이노베이션의 2017년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조 670억원이다. (다음 표 참조)

SK이노베이션 2017년 현금흐름표 중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단위: 억원)

과목2017년
3.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10,670)
   1. 단기차입금의 순증감2,234
   2. 사채 및 장기차입금의 차입5,484
   3. 사채 및 장기차입금의 상환(16,825)
   4. 배당금의 지급(7566)

# 가장 이상적인 현금흐름

SK이노베이션의 현금흐름을 보면 영업 현금흐름(+), 투자 현금흐름(-), 재무 현금흐름(-)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패턴을 가장 이상적인 현금흐름으로 본다.
영업에서 돈을 벌어서 투자도 하고, 부채 상환도 하는 패턴이다.

물론 막대한 투자가 집중될 때는 영업 현금흐름(+), 투자 현금흐름(-), 재무 현금흐름(+)의 패턴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투자 이후 영업에서 돈을 많이 벌어들여 부채를 상환하면 재무 현금흐름은 다시 (-)로 전환하게 된다.


# 수 백억 흑자내던 기업, 왜 한방에 쓰러졌을까?

기업에서 현금이 중요한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적자가 나더라도 현금이 돌면 그 회사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
반대로 이익은 나는데 현금이 돌지 않는 회사는 난데없이 망하게 된다.
그런 징후를 포착하는데는 현금흐름표가 유용한 역할을 한다.
손익계산서의 당기순이익과 현금흐름표의 영업 현금흐름이 다를 수 밖에 없으나,
달라도 너무 다른 것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2013년과 2014년 언론에 보도된 우양에이치씨는 엄청난 호실적을 기록 중인 우량한 회사로 보인다.
그런데 불과 몇 개월 뒤인 2015년 3월 부도가 발생했다는 충격적인 기사가 나왔다.

2012년부터 2014년 3분기까지 우양에이치씨의 손익계산서를 한 번 보도록 하자.

우양에이치씨 연결손익계산서 (단위: 억원)

구분2012년2013년2014년 3분기
매출액2,0242,2601,697
영업이익209217131
당기순이익6711552

2000억원 이상의 매출과 영업이익률 10%는 제조업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이다.
손익계산서를 보면 우량한 회사임은 틀립없다.
그러나 현금흐름표와 비교해 보면 특이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

우양에이치씨 연결현금흐름표 (단위: 억원)

구분2012년2013년2014년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973)(763)126
투자활동 현금흐름(6,045)(6,251)(2,077)
재무활동 현금흐름7,2616,4902,406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증가(감소)243(524)455
기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693169618

'영업이익'과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한 번 비교해 보자.
2012년에 영업이익이 209억원이였는데 영업 현금흐름은 -973억원이다.
2013년 영업이익이 217억원인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763억원이다.
영업이익과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따로 논다.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이 크게 늘어 영업이익 상으로는 (+)이지만, 실제 영업현금흐름이 (-)인 경우일 수 있다.)

이런 회사를 '이익의 질'이 매우 낮다고 평가한다.

# 이익에도 질이 있다!

'이익의 질'은 기업의 이익이 현금흐름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이익이 현금흐름과 상관관계가 높을수록 이익의 질이 우수하다고 본다.
기업이 창출하는 이익의 질을 평가하는 것은 미래의 이익을 예측하고 기업가치를 분석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익의 질이 높을수록 경영 성과의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익의 질은 이익의 지속성, 이익의 신뢰성, 이익의 성장성 등 세가지로 측정할 수 있다.
이익의 지속성은 이익이 미래에도 유사한 크기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가에 대한 속성,
이익의 신뢰성은 보고된 이익이 얼마나 실체에 가까운지를 의미한다.
이익의 성장성은 이익이 계속적으로 커져가는지를 의미한다.

이익의 질이 높아질수록 회계 부정의 가능성이 낮아지고 회계 정보의 투명성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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