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작성한 페르소나와 사용자 여정 지도 덕분에 이제 구체적인 사용자에 대한 특징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다시 홈 화면 디자인으로 돌아와서 사용자에게 맞는 디자인을 만들어 보자.
지난번엔 앱 홈 화면에 대한 대략적인 레이아웃 등을 고민해 보았으니 이제는 조금 더 구체적인 기능 배치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필요한 기능을 다시 나열해 보기로 한다.
1. 일간 예산 현황
a. 주기적으로 소비되는 항목은 따로 예산을 설정
a-1.식비
a-2.교통비
a-3.커피 및 기타
a-4.주 소비 항목 설정 페이지
b. 하루 예산 게이지
c. 하루라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표현
d. 실제 지출 발생 후 해당 항목을 일간 예산에 대한 소비로 확정할 것인지,
아니면 비경상 지출로 구분해서 예산 소비에서 제외할 것인지에 대한 사용자 확인 필요
(모달이나 팝업 등 이용)
2. 주간 예산 현황
a. 요일별 예산
b. 요일별 실제 소비량
c. 예산과 실제 소비금액의 차이
d. 예산 소모 속도
3. 지출 내역
a. 지출 내역 일별 리스트
b. 지출 달력
c. 지출 내역 관리
c-1. 지출 내역 수정
c-2. 지출 내역 삭제
c-3. 지출 내역 수동 추가
c-4. 지출 내역 카테고리 변경
4. 기타
a. 자산 현황
b. 월간 예산 관리
이제 위 항목을 다시 시각적인 위계를 부여하기 위해 중요도 순서대로 정렬해보자.
1 순위 - 1a, 1b, 1c
2 순위 - 2a, 2b, 2c, 2d,
기타 - 3a, 3b, 3c, 4
역시 일간 예산이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타깃사용자의 하루 지출을 관리하고 적당한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한다. 너무 지나친 간섭이나 강요는 자칫 사용자를 떠나가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느슨한 관리 또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사용자의 하루 지출을 관리할 수 있을까?
일단 처음 떠오른 방식은 바로 보상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목표한 예산을 100이라고 하면 120을 달성하면 상을, 80을 달성하면 재조정을 통해 지속적인 동기를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보상해야 하는가? 금전적인 보상이 물론 최고겠지만 우리는 당장 돈을 뿌려서 리텐션을 유지할 수는 없다. 우리는 린 스타트업이다. 만약 내부 화폐제도를 만들면 어떨까? 화폐로 보상을 모아두고 추후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면? 유료 구독모델이 생기면 이러한 내부 화폐로 대신 결제하게 하면 어떨까?
일단 너무 게임 같아 지는 것 같지만 몰입도를 높이기에는 괜찮은 아이디어 같다. 그럼 내가 설정한 예산보다 많이 사용하면 일간 예산에서 아예 특정 지출을 제외하는 경우는 어떻게 방지할까? 만약 이렇게 비경상적인 지출이 많아지면 결과적으로 정확한 주간 예산 추정이 어려워지고 결국 손해를 보는 사람은 사용자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용자가 스스로 계산 항목을 늘리도록 동기 부여할까? 지속해서 참여할수록 예산 추정 정확도가 높아지고, 정확도가 높아지면 주, 월 연 단위 예산 추정이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계속 알려주어야 한다. 나의 예산이 확정되면 나는 얼마를 벌어서 얼마를 쓰고 얼마나 모을 수 있는지 알게 된다. 물론 1년 사이에 내 연봉도 바뀌고 월 지출 내역도 극적으로 바뀐다. 하지만 하루에 먹고 마시는 비용은 일정 수준으로 일정하게 흘러간다.
지금까지의 아이디어를 다시 정리하면
사용자는 예산을 관리해야 한다 > 예산 관리에는 동기부여를 위한 보상이 필요하다 >
사용자는 이러한 보상과 함께 자신의 예산 추정 데이터가 더욱 정확해지는 혜택을 얻는다
그렇다면 이런 아이디어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할까? 20대 여성이나 30대 남성을 타깃사용자로 하더라도 너무 딱딱한 디자인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캐릭터나 의인화된 대상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나의 데이터를 학습하는 무언가와 그 과정을 함께하는 사용자에게 계속 보상을 건네는 누군가….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우리는 지금 모든 것을 확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자유롭게 생각해보자.
브레인 스토밍은 사고를 유연하게 확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무엇인가를 기른다? > 식물을 키우듯이 나의 자산을 키워갈 수 있겠지만 소비 관리와는 맞지 않는다. 소비는 물 흐르듯 빠져나가는 돈을 잡아야 한다.
흐름을 막는다? > 댐은 물을 막는다. 그러나 학습하고 관리하는 것과 역시 거리가 있다.
소비라는 흐름을 막는 댐을 짓는 비버? > 뜬금없지만 계속 커지는 댐으로 쌓인 돈을 표현하면 재미있을 것 같긴 하다.
예산이라는 정해진 연료를 가지고 하루 동안 이동한다? > 역시 직관적인 아이디어로 처음 생각했던 내비게이션과도 연결된다.
마지막 아이디어가 그나마 제일 괜찮아 보인다. 그렇다면 연료와 소비, 이동, 개선, 보상을 키워드로 서비스를 다시 좁혀보자.
위 그림과 같이 정해진 예산만큼의 연료를 가지고 매일 출발하는 로켓이 있다고 가정하자. 정해진 시점에 정해진 금액만큼 사용한다면 왼쪽과 같이 적당한 궤적을 그리면서 목표지점에 착륙할 것이다. 그러나 예산을 너무 빨리 다 써버린다면 오른쪽과 같이 수직으로 추락해서 폭발해버린다…. 과연 이 아이디어는 괜찮은 걸까? 일 단위로 적용하기에는 너무 빠듯해 보이기도 하고 주 단위 차트에 적용하면 어떨까? 만약 로켓이 폭발한 이후 아무 액션이 없으면 사용자는 그냥 포기해 버리지 않을까?
잠시 멈춰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다시 진행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