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코드 부트캠프 3개월 후기 (부제: 난 어떤 주니어 개발자일까?)

문병곤·2021년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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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주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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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새'라는 표현은 너무 상투적이어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3개월의 부트캠프 기간에 대해선 결국 '눈 깜짝할 새였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정말 힘들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앞서 나는 왜 개발자가 되고 싶었고, 왜 끌렸는지에 대해 적은 바 있다. 해당 글이 부트캠프 기간 중 개발자를 꿈꾸며 썼던 글이라면, 이번 글은 부트캠프 수료와 한 달간의 기업협업을 마친 뒤 어떤 주니어 개발자가 됐는지를 뒤돌아보는 글이다.

🥩 미디엄 템포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매일 아침 10시부터 저녁 10, 11시까지 코딩 공부를 한다는 건 체력적인 건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지치는 일이었다. 그나마 코딩이 내 생각대로 될 때는 다행이었다. 문제는 코딩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그리고 다른 동기들의 코딩 실력과 진척상황을 보고 나 자신을 깎아내릴 때였다.

코딩과 관련한 문제는 사실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다. 안 풀리는 코드들은 고민을 많이 하다 보면 어느새 풀리고는 했다. (짧은 기간 폭발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부트캠프에서 몇 시간 동안 한 문제로 고민하는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이었던 것 같다. ) 그리고 위코드에는 내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줄 수 있는 동기들이 있었다.

진짜 문제는 내 마음이었다. 나보다 잘하고 앞서 나가는 동기들을 보며 난 조바심을 강하게 느꼈다. 해야 할 것들은 산더미인데 내 진척 상황은 더디기만 했다. 마음이 이러니 할 수 있는 것들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자신감마저 떨어지기도 했다. 결국 부족한 코딩 실력은 내 불안감에 비하면 아무 문제도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난 '나만의 빠르기로 천천히 가자'고 되뇌었다. 멘토님들과 상담을 할 때마다 '중간만 가려고 한다'고 말했던 건 이런 의미였다. 조급해하는 나 자신을 달래는 말이었고 마음가짐이었다. 이런 말과 마음은 내가 힘들었던 기간을 버틴 원동력이었다.

어쩌면 누군가에겐 이런 모습이 우유부단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난 3개월 동안 매일매일 어제의 나보다 성장해 왔다. 천천히 한 발자국씩 난 나아가고 있었다. 지금에서 뒤돌아보니 난 그렇게 걸어오고 있었다.

⌨️ 새로운 배움은 언제나 환영이야.

평소 나는 스스로를 도전 의식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워낙 신중한 성격 때문이다. 하지만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난 내가 배우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겁 없이 도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첫 번째 팀 프로젝트에 앞서 난 우연히 한정판 스니커즈 마켓인 솔드아웃을 보게 됐다.(지금은 페이지 구성이 달라졌다.) 해당 사이트에서 화려하게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는 먼저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 나는 용기내 해당 사이트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의견을 말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백엔드와 협력해야 하는 팀 프로젝트의 취지에는 해당 사이트가 맞지 않았고, 난 다른 동기들이 추천한 사이트의 팀원으로 협력하게 됐다.

그런데 운이 좋았던 걸까. 클론하게 된 사이트의 메인 페이지에는 애니메이션 효과가 많았다. 어찌되었든 일단 내가 하고 싶었던 애니메이션이란 영역에 대한 기회가 생긴 것이다.

막상 기회가 왔지만, 적극적으로 메인 페이지를 맡겠다고 하기엔 사실 겁도 났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로선 너무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차라리 나보다 잘하는 팀원에게 맡기는 것이 팀의 입장에서 봤을 때 좋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결국 도전을 선택했다. '까짓거 해보지 뭐'라는 생각도 있었고 나 자신을 조금 더 믿고 싶기도 했다. 다행히도 팀원들은 나의 용기를 응원해줬고 나에게 메인페이지를 맡겨줬다. 그리고 난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맡은 페이지를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물 로 만들어냈다. 이러한 도전은 내가 성장하는 데에 자신감과 용기라는 큰 거름을 주었다.

이후에도 난 2차 프로젝트에서 어렵지만 해보고 싶었던 자체 로그인, 소셜 로그인 기능을 구현에 도전했고 이 또한 좋은 경험이 되었다. 한 달간의 기업 협업 과정에서 파이어베이스, 파이어스토어와 vue를 이용해 CRUD가 가능한 게시판을 만들어 본 경험 모두 '처음이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더욱 주었다. 개발자로서 앞으로 배워야 할 것이 많을 텐데 자신감은 앞으로도 내가 성장하는 데에 큰 자산이 될 것 같다.

⚖️ 팀과 나의 밸런스

위코드에선 많은 과정이 팀으로 진행된다. 나를 비롯한 수강생들은 클론 프로젝트들뿐만 아니라 비교적 간단한 프로그래밍과 관련된 개념 설명, 과제들을 위해 팀을 꾸린다. 이 과정에서 프론트와 백 간의 협력, 팀원들 간 의견을 모으고 이를 결과로 만드는 방법 등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혼자서는 이뤄내기 어려워 보이는 결과물들이 어느새 완성되어있던 건 필사적으로 프로젝트를 함께했던 팀원들 덕분이었다.

개발자를 하기 전 기자 생활에서 난 혼자 움직이는 일이 많았었다. 어떤 분야를 취재하고 그걸 기사로 적은 뒤 선임 기자의 검토를 받는다. 이로써 기사가 게재되면 나의 일은 끝난다.

이처럼 기자 일이란게 거의 개인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나는 팀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이 과정에서 협의와 소통을 하는 과정이 익숙하지 않았다. 때문에 내가 팀 활동에서 가장 많이 배운 점은 팀의 발전과 나의 성장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었다.

팀 활동이란 건 나만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무작정 하기보다는 팀에서 내가 어떤 위치에 있고 팀 전체가 나아가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내가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찾아내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도 필요했다.

'욕심부리지 않고 팀 안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것'

위코드 안에서 내가 배운 팀워크는 바로 이것이었다. 개발자로서 일하면서도 계속해서 마음에 담고 싶은 말이다.

🦶수료 그리고 다시 한 발자국

3개월이란 시간은 주니어 개발자의 역량을 키우기엔 짧은 시간일 수 있다. 나 스스로도 아직 배워야할 것들이 까마득히 많다고 느낀다. 또 얼마나 많은 좌절과 버그들이 기다리고 있을 지 겁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부족하다고, 겁이 난다고 멈추면 언제나 그 자리일 것이다. 이럴 때는 헤매이고 깨지더라도 조금씩 나아가는 수 밖에 없다. 가끔씩 자신감을 잃을 때면 뒤를 돌아보며 개발자로 성장해가는 내 자신을 떠올려 보기로 해야겠다. 일단은 다시 한 발자국을 내딛을 때이다.


이런 개발자가 되고 싶다.

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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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28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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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28일

템포는 역시 미디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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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8일

글좀 많이 작성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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