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 개발자의 자기개발과 건강, 그 상관 관계에 대하여

Jang Hyun·2022년 9월 10일
0
post-thumbnail

군화를 신인 군인이 철조망 울타리를 세우면
근방의 아이들은 테러리스트가 되고,

만약 철조망 울타리 대신 학교를 짓는다면
아이들은 학자가 된다.


개발자여!

Keep Learning and be healthy, be happy...


  • 개발자의 자기 개발(aka.계발 아니고 개발이겠지요)
  • TIL(Today I Learned)
  • 가지각색 후기, 경험기, 적용기, 실패기, ssul, 로드맵, OOO에서 살아남는 법까지...

우리는 지식 노동자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IT 업계 메이커 직군들은 업종, 도메인, 직군에 관계 없이 모두 '지식 노동자'라는 결을 갖고 산다고 생각합니다. (늘 건투를 빕니다.)
개발자, 디자이너, PM 등 우린 공부하지 않으면 소프트웨어와 어울리기 어렵습니다.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즉, '공부'가 생활이 되지 않으면 일이 더 힘들고, 일이 오로지 일로만 느껴질 수 있겠다고 느낍니다.

각설하고, 개발자와 엔지니어에게 공부는 숙명. 이하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


『다정함의 과학』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챕터5. 교육'을 읽던 와중에 문득 '공부와 학습'이 생활과 습관으로 형성되어야 하는 지식 노동자(개발자)가 떠올랐습니다.

생존 본능이며 미덕으로서 '배움'은 우리에게 뗄 수 없는 꼬리표일 것입니다.

발췌한 부분을 나누고자합니다. 편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Chapter 5. 교육; P.131~150

삶의 목적은 자신의 목적을 발견하고 그것에 온 마음과 영혼을 다하는 것이다.

— 석가모니


"캐롤라 아이젠버그 박사의 100번째 생일날, 그녀를 축하해주기 위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다 보니 모두가 자리에 앉는 게 힘들 정도였다. 그녀의 아들이자 나의 오랜 멘토인 래리 구트마허 박사는 더 큰 장소가 필요하다며 농담했다. 탱고 댄서들이 있는 아르헨티나 레스토랑은 아이젠버그 박사가 초대한 모든 동료들과 친구들이 모이기에는 너무 좁았다.

두 달 후, 당시 여덟 살이던 아들 라이언과 나는 케임브리지에 있는 아이젠버그 박사의 집에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았다. 92년의 나이 차이가 나지만 아이젠버그 박사와 생일이 같은 라이언은 그녀에게 줄 생일선물로 원더우먼 인형을 가져갔다. 그녀에게 아주 적절한 선물이었다. 아이젠버그 박사가 100살을 맞이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그녀의 인상적인 커리어는 누구에게라도 영감이 될 것이다.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었을까?

아이젠버그 박사의 부모님은 어린 시절부터 교육을 중요하게 여겼고 인간의 건강에 대한 타고난 그녀의 호기심을 더 키워주었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사회복지를 공부한 후 1940년대에 고향인 아르헨티나에서 의대를 다닌 몇 안 되는 여성 중 한 명이었다. 학교를 졸업한 후 볼티모어의 존스홉킨스대의 제안을 받아들여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교육받았다. 첫 번째 남편(래리의 아버지)이 백혈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에 보스턴으로 이사와 정착했다. 그렇게 매사추세츠공대, 이후에는 하버드 의대에서 첫 여성 학장이 되었다.


우리가 그녀의 집에 방문한 날, 아파트 경비원이 아이젠버그 박사의 친구가 맡겨놓은 책을 전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복잡한 학문적인 제목에 깨알같이 작은 글씨가 가득한 무거운 책이었다. 아이젠버그 박사는 이 학술서를 받으며 무척 기뻐했다. 분명히 그녀는 즐겁게 이 책을 탐독할 터였다. 세계를 돌며 수집한 예술품, 식물, 사진 등이 가득한 우아한 아파트에서 그녀의 탐구심이 엿보였다. 라이언과 내가 도착하자 아이젠버그 박사는 사랑스러운 아르헨티나 억양으로 말했다.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당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요." 그녀의 호기심은 끝이 없었다. 내가 어디서 자랐는지, 내 가족은 어떤 사람들인지, 형제자매는 있는지 궁금해했다. 라이언이 편하게 책을 읽으며 고양이처럼 소파 등받이로 몸을 뻗자 아이젠버그 박사가 웃었다. 그녀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마음에 들어!"라고 말했다. 라이언은 활짝 웃고 나서 다시 책에 빠져들었다.

아이젠버그 박사는 은퇴한 후 '인권을 위한 의사들'이라는 국제인권단체를 결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고국에서 시민들의 불안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본 그녀는 건강의 숨은 요인들을 생각하는데 많은 세월을 보냈다. "증거가 말한다. 변화는 가능하다. Through evidence.change is possible"라는 슬로건을 가진 이 단체는 세계적으로 지뢰 퇴치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1997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 단체는 몇 가지 임무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는 세계적으로 부당하게 수감된 의료종사자들을 돕는 것이다. 전형적으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일은 아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아이젠버그 박사는 여전히 건강관리 개선과 인권에 관련하여 그 단체의 일에 참여하고 있었다. 혹독한 보스턴의 겨울 날씨 때문에 회의 참석으로 조직의 본사로 가는 것이 버거워지자 동료들이 그녀의 집으로 방문했다.

아이젠버그 박사의 활발한 사교생활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적 추구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인 것 같았다. 그녀는 과거에 가르쳤던 많은 학생들과 여전히 연락을 하며 지냈다. 그녀는 "학생들은 제게 와서 그들이 성취한 것들에 대해 들려주길 좋아해요. 저는 학생들과 그들의 가족을 보는 게 좋을 뿐이에요."라고 따뜻하게 말했다. 그녀는 전 동료들이나 학생들, 친구들과 각자 음식을 한 가지씩 가져와서 즐기는 포트럭 파티를 자주 열었다. 손님이 얼마나 자주 방문하는지 묻자, 그녀는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4~5번 정도라고 답했다.

앞서 봤듯이 아이젠버그 박사의 인상 깊은 일대일 관계, 사회적 지지, 건강한 근무 환경의 숨은 요인들이 그녀의 장수에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날 작별인사를 하면서 다시 한번 그녀의 생기와 삶의 활기에 깜짝 놀랐다. 나는 공중보건 훈련을 통해 교육이 건강한 삶에 숨은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과 배움을 향한 아이젠버그 박사의 오랜 사랑이 그녀의 체력 그리고 놀라운 성취와 관련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것 외에도 아이젠버그 박사의 활력에 기여하는 무언가가 또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답을 구하기 위해 케임브리지까지 왔지만 이 질문을 안고 떠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이 이렇게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을까?

(......)


여기서 정신과 세포 사이의 놀라운 연관성이 다시 나타난다. 정신적인 안녕과 낙관주의는 길이가 긴 텔로미어 그리고 오랜 생존과 높은 관련이 있다. 특히 예일대에서 진행한 한 연구는 노화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중년층과 노인층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7.6년 더 오래산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것은 정상적인 혈압을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흡연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점이다. 어쩌면 좋은 건강관리법은 <골든 걸스>처럼 노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프로그램을 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이젠버그 박사는 자연적으로 긴 텔로미어를 갖고 태어났을 수도 있다. 혹은 의미 있는 지적 추구와 사회적 유대로 가득한 그녀의 삶이 텔로머라아제를 활성화시켜 그녀의 건강과 장수에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 아마 그녀의 사회 활동과 지적 활동이 고향에서의 정치적 혼란과 미망인이 되는 두 번의 경험이 주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완화해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요인이 작용하고 있을 수도 있다. 연구결과가 보여주듯,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것도 텔로머라아제 활동을 증가시키면서 우리의 수명을 늘려준다. 아이젠버그 박사와 블랙번 박사에게서 눈에 띄는 점은 둘 다 낙천적이고 삶의 의미를 가지며 추진력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배움을 향한 끝없는 사랑으로 연결되는 목적의식이 가득한 삶도 건강의 또 다른 숨은 요인일까?

목적의식을 갖고 일상에 열중하는 태도가 실제로 건강을 보호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숭고하고 의미 있는 목적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인 '자기실현적 행복 cudaimonic well-being'이 높은 사람들은 스트레스와 염증 수치가 크게 감소했다. 의미와 자기실현에 중점을 두면 타액의 코르티솔과 전염증성 수치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10개의 전향 연구를 통합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삶에 있어 높은 목적의식이나 열정은 각종 원인의 사망률을 현저히 감소시킨다. 일상에 목적의식을 불어넣는 사람들은 잠을 더 잘 자고 바이러스 대항력이 더 강하며 더 건강한 심장을 갖고 있다. 높은 목적의식은 관상동맥우회로술CABG과 심장 스텐트 시술의 필요성을 감소시킨다. 다른 이점은 뇌졸중의 위험을 감소시키고(44퍼센트) 암 확산이나 척수 손상, 다발성 경화증, 자가면역 장애, 치매처럼 질병에 걸렸을 때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목적의식 및 열정과 관련된 느낌은 뇌가 노화함에 따라 인지 기능에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술지 JAMA>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시카고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 900명을 최대 8년까지 관찰했다. 그들은 높은 목적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낮은 목적의식을 가진 사람들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2.5배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목적의식이 더 높은 사람들은 해가 갈수록 인지장애를 더 효과적으로 예방했다. 삶의 목적의식이 클수록 얻는 이득도 컸다. 이 결과는 인구통계에 영향을 받지 않았고 연구원들이 인간관계의 규모, 건강 상태, 우울증 여부 등을 통제한 후에도 같은 결과를 보여주었다(여기서 목적의식과 행복은 같은 의미로 쓰이지 않는다).

이와 관련된 연구에서 목적의식이 더 크다고 보고한 사람들은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더라도 더 나은 인지 기능을 갖고 있었다. 뇌를 부검했을 때 수많은 플라그와 엉킴 같은 질환이 발견되어도, 삶의 목적의식은 그들이 더 잘 기능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일상에서 의미를 찾고 목표지향적인 행동을 추구하며, 유의미함을 느끼는 것은 강력한 신경 보호 작용을 한다. 이것은 역사상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하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수학자인 폴 에르되시Paul Endias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오로지 수학자 친구들과 공식을 푸는 데만 집중하는 삶을 살았다. 어느 일화에 따르면 그는 갑자기 친구들이 사는 집 문 앞에 나타나 "내 머리는 열려 있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평생 507명의 공동저자들과 함께 1,5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협업 관계를 통한 에르되시와 다른 수학자들과의 거리를 '에르되시의 수'라고 한다. 그는 자신이 바라던 대로 바르샤바에서 열린 학회에서 까다로운 기하학 문제를 풀고 몇 시간 후 여든셋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나는 아이젠버그 박사와 저녁 식사를 하던 날을 떠올린다. 그녀는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열정적이었고 지속적인 작업에서 목적의식을 찾았으며 그 목적의식을 추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선택들을 했다. 또한 60대 후반에도 젊은 기운이 가득하고 텔로미어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푹 빠진 블랙번 박사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나는 샌프란시스코의 커다란 컨벤션 홀에서 열린 블랙번 박사의 강연에서 사회를 본 적 있는데, 나에게는 그것이 마치 비틀스의 오프닝 공연 같았다. 그녀의 록스타 같은 지위는 분명한 집중력과 열정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 이 놀라운 두 여성만큼 운이 좋을 수 있을까?

인생의 의미와 목적의식을 키우는 확실한 방법이 한 가지 있다. 경비원이 나에게 아이젠버그 박사에게 전달해달라고 했던 책을 기억하는가? 그리고 그녀가 주변 사람들의 삶을 얼마나 궁금해하고 또 이해하려고 했는지 생각해보자. 이 두 가지가 건강의 또 다른 숨은 요인에 대한 단서다.

이것은 지속적으로 과소평가되었지만 아마도 모든 숨은 요인들의 근원이며 이 책을 집어들 정도로 호기심이 있는 당신에게는 이미 익숙한 개념이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배움이다. 그저 배우는 것이다.


1970년대부터 연구자들은 전염병, 흡연, 음주, 당뇨, 비만, 심장 질병과 같은 건강에 대한 척도와 교육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는 환자는 대학을 졸업한 환자들보다 당뇨에 걸릴 확률이 두 배 높고(15퍼센트 vs. 7퍼센트),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사람은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보다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세 배 높다. 대학교를 졸업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비만이 될 확률이 훨씬 낮았다(25퍼센트 vs. 40퍼센트). 시카고에 있는 백인 남성과 여성 2만 7,033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학교에 다닌 기간과 혈압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역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또한 소득과 관계없이 특히 유색인종의 경우 교육이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는 것을 보호한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가 있다. 의사들은 보통 설탕이나 칼로리, 소금 섭취량 같은 위험요인들에 대해 물어보지만, 당신의 '정보 섭취량'은 어떠한지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육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극적이다.
고졸 이하인 경우에는 흡연과 같은 정도의 위험이 따른다. 30대인 조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조이의 건강 상태는 대학교에 진학한 또래보다는 대학교를 졸업한 60대와 비슷하다. 자녀가 대학교를 졸업하는 것만으로도 부모의 수명이 몇 년 연장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어린 시절 아이들의 숙제를 봐주느라 치른전쟁이 어느 정도 수고할 가치가 있었다는 얘기다.

교육은 수명과 삶의 질의 두 가지 측면에서 건강을 보호한다. 제4장에서 소개한 화이트홀 연구가 보여주듯이 학교에서 교육받은 햇수와 더 나은 건강 사이에는 분명한 용량-반응(즉, 비례하는)의 변화가 존재한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사람들은 특히 백인 여성의 경우, 1990년대부터 더 아프고 짧은 삶을 산다. 한편, 여러 연구에 따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학위를 받으면 평균적으로 수명이 9년 정도 늘어나며 전문 학위를 취득하면 추가로 몇 년이 더 늘어난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받는 교육 외에도 평생학습은 몇 년의 수명을 더해준다.

신약과 새로운 의료 기술로 18만 명을 구할 때,
더 나은 교육은 같은 기간 동안 140만 명을 구할 수 있었다.

<미국 공공보건 학회지 American Journalof Public Health)>에서 소개한 놀라운 한 연구에서 스티븐 울프Steven Woolf 박사와 그의 팀은 1996년부터 2002년까지 미국 내에서 예방할 수 있었던 죽음에 대한 자료를 살펴보다가 생체의학이 한 명의 생명을 구할 때 교육은 여덟 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의 자료에 따르면, 신약과 새로운 의료기술로 18만 명을 구할 때 더 나은 교육은 같은 기간 동안 140만 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것은 샌프란시스코의 인구 전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책으로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펜은 처방전보다 훨씬 강하다.


의사로서 나는 한 번도 교육이 환자들의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의대이나 레지던트 프로그램에서 한 번도 이에 대해 다룬 적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질병으로 가장 고생하던 많은 환자들이 낮은 학력을 갖고 있었는지 이제는 이해가 된다. 온화한 태도와 다정한 미소를 짓던 놀라울 정도로 상냥한 60대 여성돌로레스를 본 날 밤 나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녀가 환자복으로 갈아입기 전, 디즈니의 <라이언킹>에 나오는 '하쿠나마타타'라고 적힌 밝은 노란색의 티셔츠를 입고 있던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몇 년 동안 동네 어린이집에서 도우미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건강보험이 없었다. 돌로레스는 견딜 수 없는 복통으로 응급실에 실려 왔는데, 검사를 해보니 자궁경부암이 이미 많이 진행된 후였다. 안타까운 사실은 자궁경부암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것이다. 고통의 원인을 발견한 후 우리는 그녀의 질병에 대해 설명해주었는데, 나는 그녀가 충격받은 것 이상으로 혼란스러워하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4학년 교육까지밖에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육은 건강에 직접적이고 간접적인 이점 모두를 제공한다. 교육으로 건강이 나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환자가 얼마나 자신의 질병을 잘 이해하고 처방전을 읽을 수 있는지와 같은 실질적인 요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은 아플 때 병원을 방문할 수 있는 병가와 예방조치, 처방약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더 나은 급여를 받는 일자리를 얻게 해주기도 한다. 더 높은 교육수준은 건강한 음식을 접할 수 있고 스트레스가 덜한 동네에서 살 수 있는 높은 소득수준을 의미할 수도 있다. 또한 교육을 통해 우리는 독자적인 문제해결, 투지, 답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용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배우기도 한다.


대부분 건강 관련 연구들은 학교에 다닌 햇수처럼 교육의 양만을 살펴보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것은 '교육의 질'이다. 무엇이 ‘좋은’ 교육을 만드는지 논의할 때 뉴욕시 초등학교 교장인 엘레나 제이미는 "합쳐서 10이라는 숫자를 만들기 위한 방법은 무한하다."라고 얘기한다. 어쩌면 교육의 목적은 우리에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에 눈을 뜨게 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일찍 호기심을 키울 기회를 주는 것은 가족의 소득 같은 다른 건강 요인들만큼이나 중요하다. 몬테소리부터 공립학교까지 어떤 형태의 교육을 받든 교육은 우리가 자신감을 키우고, 배움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인간관계를 발전시키고, 세상을 항해하며 세상에 기여하는 데 성취감을 찾도록 도와줄 잠재력을 갖고 있다. 좋은 교육은 지성과 마음에 모두 영향을 끼친다.

아이젠버그 박사의 집을 떠날 때 내가 찾던 '충만한 삶의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줄 수 있는 연결고리, 바로 교육과 목적의식 사이의 이해하기 어려운 연결고리로 되돌아가 보자. 플루타르크에서 유래한 "교육은 양동이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불을 지피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데이터는 교육 자체가 건강에 좋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가장 좋은 교육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상상력을 키우게 해주는 것이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16세 때의 성적보다 정서적 건강이 성인이 되었을 때 삶의 만족도를 가장 잘 예측한다고 한다. 그리고 16세 때의 정서적 건강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요인은 아이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의 경험이다. 교육의 목적은 학생이 한 사람으로서 성장하고 중요한 질문을 던지며 사회에서 의미 있는 협력을 할 수 있도록 도전 의식을 북돋는 것이다. 최고의 교육은 무언가가 왜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알아내도록 도와준다.

토끼 실험을 진행했던 네렘 박사를 기억하는가? 연구 업적을 완수한 후 70대 중반이 되었을 때 그는 지역사회 파트너들과 'ENGAGES 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저소득 지역의 아이들에게 STEM(과학Science, 기술 Technology, 공학 Engineering, 수학 Mathematics) 관련 일을 소개했다. 네렘 박사는 여러 연구를 통해 교육 같은 사회적 요인에 대한 관심이 기초 과학 분야에 더 큰 혁신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ENGAGES 프로젝트는 '공학과 과학을 통해 조지아 공대에 새로운 세대를 끌어들이자 Engaging New Generations at Georgia Tech through Engineering & Science'를 줄인 말로, 경제적 혜택에서 소외됐지만 의욕에 찬 학생들에게 고등학교라는 벽을 넘어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에 선발된 학생들은 많은 시간을 여기에 쏟아부어야 한다. 파트너십을 맺은 고등학교는 학생들의 스케줄을 조정하여 오전에는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실험실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준다. 그들은 학교에 다니면서 연구 기술, SAT 준비, 시간관리, 갈등해결 방법 등을 배운다.

나는 네렘 박사에게 갈등해결을 가르치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지원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당신의 영웅은 누구인가?" 혹은 "당신은 어떤 어려움에 직면해본 경험이 있는가?"처럼 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있는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10대 아이들이 들려주는 역경에 대한 이야기는 네렘 박사 같은 어른에게도 놀라움을 안겨준다. 네렘 박사는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이 세상에 대해 궁금해지게 만들어요"라고 말했다. 그들이 경험한 역경에 대해 이야기하는것은 어쩌면 교육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또 다른 방법일 것이다.자신들의 경험을 설명함으로써 그들은 갈등을 넘어설 수 있는 틀을 발견한다.

ENGAGES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의 95퍼센트 이상이 펜실베이니아대, 스탠퍼드대, 존스홉킨스대 등에 진학한다. 대부분 STEM 분야에 남아 공부를 이어간다. ENGAGE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과학으로 촉발된 상상력을 발견한 학생들은 그들의 삶의 목적의식을 찾았다고 할수도 있다. 이는 네렘 박사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자신의 업적을 되돌아보며 ENGAGES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더 만족스러운 일은 없었다고 말할 때 그의 목소리에서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가장 좋은 부분은 바로 여기에 있다.

목적의식과 의미를 추구하는 것은 배움과 마찬가지로 평생 이어지는 여정이다.

예를 들어 아흔다섯 살의 놀라 오크스는 세상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대학교 졸업생이다. 그녀는 스물한 살인 손녀 알렉산드라와 함께 캔자스의 포트 헤이스 주립대에서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그들은 크루즈 여행을 떠났는데, 그곳에서 오크스 여사는 오랜 꿈이었던 초청 강연을 했다. 열정을 좇으라고 권장하는 이 영상에서 그녀는 "시작할 날짜를 정하고 행동하세요. 가만히 앉아 있지 말고요."라고 조언했다.” 몇 년 후 오크스 여사는 아흔여덟 살에 인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9년 후인 105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평생에 걸쳐 목적의식을 찾는 일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우리 모두가 아이젠버그 박사처럼 운이 좋고 오래 살지는 못할 것이다. 혹은 블랙번 박사나 에르되시처럼 무언가에 오랫동안 집중하지 못할 수도 있다. 네렘 박사처럼 전통적인 틀을 벗어나 혁신적인 커리큘럼을 만들 열정이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아마 놀라 오크스처럼 90대에 학교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호기심을 키우기 위해 노벨상을 받거나 논문을 발표하거나 프로그램을 개설하거나 학위를 받을 필요는 없다. 배움과 목적의식은 교실 안이 아닌 '일상적인 삶'에서 우리를 찾아온다. 목적의식과 배움, 건강의 깊은 연관성을 더 잘 이해할수록 우리 모두를 위한 교육의 길을 낙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

profile
한 사람을 온전히 담을만큼 큰 직업은 없다고 합니다. Technical Writer in DevOps, UX writer for Our Document Egineering ⚾️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