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전형, SW역량테스트 후기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5월 8일 SW 역량테스트 결과가 나오고, 바로 다음날 개인별 면접 일정이 나왔다. 나는 5월 17일 오전 7시 30분까지 서천 인재개발원 입실이라 그래도 1주일이 약간 넘는 시간이 있었지만, 같이 스터디하는 팀원 한 분이 12일 면접이라 일정 발표 이후로는 거의 매일매일 면접스터디를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피드백을 하며 답변을 준비하고, 부족했던 점을 채워가면서 시간을 보냈고, 그렇게 내가 팀에서 마지막으로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 당일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 씻고 메이크업을 한 뒤에 집에서 나와 서천 인재개발원에 도착했다. 대한민국 재계서열 1위의 대기업답게 삼성전자는 면접 키트도 꽤나 푸짐했는데, 오전 타임이라 식사를 하지 못한 지원자들을 배려하여 샌드위치+과일이 포함되어 있었다.
면접 순서는 입실 후 공통으로 CBT 인성검사를 한 후에 면접 도우미가 개별 인솔하여 창의면접, 임원면접, 직무면접을 랜덤으로 보게 된다. 나는 CBT가 끝나자마자 도우미가 불러서 샌드위치는 입에도 못 대고 면접을 봐서 배가 많이 고팠다는 슬픈 이야기 ㅠㅠ
첫 번째로 창의면접을 보게 되었다. 싸피 면접때 했던 PT 발표와 비슷하여 조금은 긴장이 풀린 상태로 제시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면접에서 발표를 했다. 발표 후에는 주제에 관련된 꼬리질문과, 경험에 기반한 질문이 들어오는데, 주제 관련 꼬리질문은 내 생각을 확실하게 전달했으나 경험 기반 질문은 답변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안나서 약간 버벅이다 대답했다. 계속 다른 경험은 없냐고 물어보셔서 생각나는 대로 대답하다가 어느 순간 소재가 다 떨어져서 더 이상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래도 중간에 자작곡 만들었던 썰을 풀었을 때는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아무튼 면접방을 나오면서 느꼈다. 아… 창의면접은 망했구나. 그리고 이때부터 면접이 좀 꼬인 것 같다.
창의면접이 끝나고 바로 임원면접을 보게 되었다. 딱 봐도 임원의 포스를 풍기는 세분이 앉아계셨고, 처음에 긴장을 풀어주려 식사는 하셨냐, 배고파서 어떡해요? 등의 아이스 브레이킹 후 본격적인 질문이 시작되었다.
질문 내용은 임원면접 하면 떠오르는 그런 질문들이었다. 면접스터디에서 갈고닦은 질문들로만 물어보셔서 답변하는데 어렵지는 않았다. 분위기도 딱딱하지는 않았고, 면접관 분이 내 말에 귀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그런 분위기였다. 끝나고 나서 대답은 잘 하셨고, 지원서나 면접 하면서 직무 역량, 특히 문제 해결력이 좋으시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면접에서 시선 처리가 불안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면접 중에 무의식적으로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는데, 면접관님이 그걸 캐치해서 내게 말해주셨다. 다음에 더 좋아진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답변하고 면접방을 나왔는데, 나는 내가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냈으나 시선 처리를 챙기지 못해 불안하다는 마음과, 그래도 잘 끝난 것 같다는 마음을 반씩 가지고 대기실로 향했다.
임원 면접이 끝나고 대기실에서 대기하는 동안 샌드위치를 적당히 먹고, 바로 직무면접을 보게 되었다. 직무면접은 제시된 3개의 대주제 중 1개를 골라 문제를 풀고 발표하는 형식인데, 한 문제는 문제지를 보자마자 못 푼다는 느낌을 받아 과감하게 쳐냈고, 남은 두 개 중에 고민하다가 그나마 자신있는 분야의 문제지를 골랐다. 면접방에 입실해서 문제 풀이를 면접관 분들께 5분 동안 발표 후 꼬리질문과 자소서 관련 질문을 받는 것으로 면접이 이어졌다. 운이 좋게도 내가 고른 주제가 지원서에 관심있다고 언급한 주제라 그쪽으로 질문을 몇개 받았다. 체감 시간은 15분 정도였는데, 밖에서 똑똑 소리가 들려서 실제로는 25분쯤 진행한 것 같다. IT를 주 업으로 하는 기업처럼 CS 지식을 빡세게 묻지는 않았고, 프로젝트 경험 위주로 이야기하면서 면접이 흘러갔다.
그렇게 면접을 모두 끝내고 어버버하면서 인재개발원을 나왔다. 돌아가는 길에 면접 복기를 해보니 직무 면접에서 조금 이상하게 설명해서 그 부분을 다시 물어보셨고, 그때도 이상하게 대답해서 그런지 질문을 몇개 안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임원 면접에서 피드백 받은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진짜 노답이라서 안타까운 마음에 피드백을 해주신 건지, 아니면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 출근할때 좋아져서 오세요~ 라는 마음으로 하신 건지.
😂아 면접 결과 언제 나와...
🙏삼멘... 제발 합격...🙏
이 무렵 채용형 인턴을 하고 있었는데, 전환률이 높았기 때문에 당연히 전환될 줄 알고 마음 편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전환이 안 됐다. 이때부터 삼성전자가 엄청나게 간절해졌다. 마지막 면접일이 5월 24일이고, 영업일 기준 9일~11일에 보통 발표하니까 대략 6월 7일~9일 사이에 발표할 거라 예상했는데, 보란 듯이 예상을 빗나가며 발표가 나지 않았다. 6월 7일부터 매일같이 킹속의 갓시를 외치며 화면이 바뀌길 기다렸으나, 애석하게도 결과는 6월 9일까지도 나오지 않았다. 이때 진짜 심장이 쿵쾅거리며 밤잠을 설쳤다.
그리고 결과 발표가 났는데...
결국 면접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던 결과라 발표 당시에는 크게 마음이 아프다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자소설닷컴에서 다른 기업 자소서를 쓰다 보니까 저절로 눈물이 흘렀다. 나는 도대체 언제 제대로 된 회사에 입사하는 걸까, 왜 면접만 가면 말아먹는 걸까. 친구들은 다 회사 다니는데, 왜 나만 이러고 있는건가 한심해서 그랬달까.
아무튼, 애써 눈물을 닦고 면접 탈락 이유를 스스로 피드백해봤는데, 크게 3가지 부분에서 점수가 깎여서 탈락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자신감 부족
이게 제일 큰 사유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임원면접때 말씀도 잘 하셨고 직무역량도 좋지만 시선처리가 불안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적었는데, 시선처리가 불안하니 뛰어난 직무역량에도 불구하고 과연 얘가 입사해서 자신있게 일할 수 있을까? 라는 부분에서 의문을 느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그냥 마인드 컨트롤을 계속 해야할 것 같다. 내가 합격한 면접에서는 '어차피 오늘 면접만 보고 말 건데, 이 회사 가지도 않을 건데 뭐 어때.' 라는 생각으로 엄청 당당하게 봤던 것 같고, 반대로 떨어진 회사에서는 '이 회사 꼭 가야 하는데...' 라는 생각으로 불안불안해서 시선 처리도 어색하고 눈도 못 마주치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음에 면접 기회가 생긴다면 이 전략을 써봐야겠다.
2) 지원 동기 부족
이것도 그냥 삼성이라서 쓴거고, 면접에서 와서 무엇을 하고 싶냐기에 삼성 헬스 앱 개발을 하고싶다고 했는데, 왜 헬스 앱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 프로젝트 경험 중에서 삼성에서 개발하는 소프트웨어와 공통점이 있는 것을 찾아 연결시켜야 할 것 같다.
3) 전공지식 부족
직무 면접때 문제를 풀고 PT 발표를 하긴 했는데, 사실 어디서 들어봤다 정도였지, 확실하게 아는 것이 아니었다. 학교 전공 공부를 좀 더 해야할 것 같다.
야! 우리 6개월 더 한다! 6개월 더 하게 됐다고!!
네 그렇습니다. 될때까지 해야죠. 그래도 삼성 면접이라도 경험해본건 큰 수확이니까요.
+) 사실 피드백 해주실때 OOO 프로는~ 이라고 말하면서 피드백해주셔서 김칫국을 사발로 들이키고 행복회로를 한 5개는 과부하로 터트린거 같은데 이럴거면 그냥 프로라고 안 부르셨으면 더 좋았잖아요 ㅠㅠ
좋은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결과 있기를 소망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