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회고철이 다가왔다. 미리 정리해서 이야기 하자면, 이번 년도는 나에게는 다사다난 하면서도, 인간적으로 작년 대비 조금 성장한 해였다. 개발자적인 기준으론 잘 모르겠다. 내가 성장을 하고는 있을까? 잘 하고는 있는 것일까 방황을 하기 시작했으니... 관련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보려고 한다.
올 해 4월 말 지금의 회사로 이직했다.
전 회사에서 약 1년 6개월에 가까운 시간동안 많은 경험을 하고 배웠다.
풀스택이라는 말을 연차가 쌓인 지금에 와서는 부끄러워 하고 있지만, 프론트 경험 뿐만 아니라 백엔드 경험 더불어 gcp, firebase 경험도 할 수 있었다. 더해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관련 인사이트나 동기부여도 많이 되었다.
어느 회사를 가도 좋은점이 있는 만큼, 속상한 점도 있기때문에 지금에 와선 속상했던 것들도 그것이 최선이지 않았을까, 라고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 같다.
현재 회사를 들어와서는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일단 이전에 작은 조직의 회사만 있었다보니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과 협업하는 데에 있어서 내가 미진한 점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전 회사와 비교하자면, 크게크게는 미팅을 하더라도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구현은 내가 하다보니 그런 논의나 협업하는 방법을 잘 몰랐던 것 같다.
또한 역시 작은 조직에만 있다보니, 지금 회사처럼 한 직군만 있는 팀에서 어떻게 일을 하는 지에 대해서도 서투른 점이 많았다는 것을 배웠다. 질문하는 방법이나, 내가 일을 맡아서 진행하는 방법, 이슈티켓이 없을 때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 지 등. 사실 개발적인 것도 있겠지만 일하는 데에 있어서 필요한 사회적인 것들을 많이 배우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아직은 어떤것이 옳고 그른지를 모르다 보니, 배운것의 대부분을 내뱉고 있는 느낌이 강하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성장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러한 멘붕(?) 속에서 조언 받은 것이 있다면,
- 내 중심을 잃지 않을 것
- 듣는 사람은 나와 동일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질문을 할 때 상황 설명을 자세하게 해야한다.
- 질문을 할 때, 반대로 내가 해당 질문을 받을 때 어떠한지를 생각해보고 질문하자.
- 일을 함에 있어서, 무조건 할 수 있다고 하는 말보다,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라고 한 후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서 파악하고 진행해야한다.
- 기능 개발 함에 있어서, 현재 개발되어 운영된 코드를 사용할 수 있는지 판단해보고 개발을 한다. 무조건 새로 컴포넌트를 빼기전에 한 번 더 고려를 해보자.
- 멘붕먼저 하지말고 상황파악을 한 뒤, 이해관계자들과 논의해볼 것
뭔가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나는 것은 이정도 인 것 같다..
잘하는 개발자란 무엇일까..?
요즘 하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이제 4년차가 되어가는 개발자인데 내가 잘하고 있는것인지, 오히려 퇴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만 커져가고 있다.
잘 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정작 잘 하는 개발자
가 뭔지 스스로도 정의를 못하고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이 좋고, 실력적으로 좋은 개발자
가 아마 속히 말하는 잘 하는 개발자이지 않을까 싶지만, 이것도 너무 추상적이고 사실 이게 가능한가 아직은 모르겠다.
그리고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내가 잘하고 싶은 것인지 그것조차 지금 잘 모르겠는 상태이다.
관심사가 너무 많아서 생긴 문제이긴 하지만, 나는 개발을 왜 하는지 원론적인 궁금증부터 생겨버렸다.
일단, 정확하게 나는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을 좋아한다.
눈에 보이는 에러를 고치는 것을 좋아하고, 뭔가 명확한 목적이 있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이런 상황만 주로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아닐때도 이겨내는 방법을 찾아야 겠지만 말이다.
여하간 위의 두 조건은 프론트엔드에 국한된 것들은 아니고, 어쩌다보니 프론트엔드를 하고 있다보니 내가 갈피를 못잡는 것 같다.
일단은 현재 하고있는 프론트엔드를 열심히 하자고 마음은 먹었지만,
아직 정확한 대답을 내린 것은 아닌 것 같다.
갈피를 못잡는 이유가, 벌려놓은 일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 같아 현재는 일과 축구 두 개만 하고 있다.
일단 일과 축구가 어느정도 몸에 배면 그 때 또 다시 고민해봐야겠다.
사실 여러므로 실패를 많이 겪었다. 인간관계도 그렇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그렇고 아주 대차게 말아먹었다.
인간관계로써는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처음 개발시작한 친구들에게 그렇게 친절하지 못한 점이었다.
생각해보니 나도 누군가에게 질문 했을 때 내 딴엔 몰라서 질문한 건데 정신차려보면 물음표 살인마가 된적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친구들이 왜 그렇게 질문하게 되었는지 파악하기에 앞서서 짜증만 그렇게 내었다.
내가 짜증을 내는 이유를 찾아보니, 그 사람이 이런 질문을 하게 되는걸 예측하지 못해서 1차 당황하고, 당황한 상황에서 내가 모르니 2차 짜증이 나지않았나 싶었다.
나를 이끌어주는 분들을 참고해서 요즘은 한 번 더 질문한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내가 알고자 하는 부분을 파악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다. 차분히 내가 원하는 단서를 찾아보고 대응하는 연습을 해야 이런 상황 뿐만 아니라 협업을 할 때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 아직 사람을 대하는 것에 있어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아직은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보다, 참고 참다가 터지는 경우가 많았고 그걸 수습하느라(수습이 안된것도 있지만) 스스로의 멘탈 건강도 많이 상했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너무 기대를 하거나 그만큼 기댄 부분도 있었는데, 그 완급조절을 이제는 어느정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아직은 마음이 완전히 편하지 않지만, 이게 익숙해진다면 언젠가는 이런일이 있었구나 하고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사실 적기도 너무 민망하지만, 그래도 실패를 적어야 다시는 안할테니 적어보겠다.
진행하던 것이 있었는데, 기한도 제대로 못맞췄고, 퀄리티도 그렇게 좋지도 않았다.
너무 객기로 시작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줘버렸고 내 스스로도 상처를 받았던 일이었다.
현재는 기한은 끝났지만, 마무리는 다하고 문서정리를 하기 위해서 조금조금씩 만회하는 중이지만,
이번 일로 일을 무조건 벌리지 않기로 했다.
사실 회사만 다니는 것도 큰일인데, 정기적으로 운동도 하고 있으니 이 상황에 뭘 더 한다고 하면 그건 좀 내 자신을 과신한게 아닌가 하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일단, 정신건강적 면에서는 작년대비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많이 차분해 졌고, 회의에서 70~80%는 집중이 가능해졌다. 붏안한 상황도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고, 힘든일이 있어도 다시 회복하는 회복탄력성이 어느정도 생겼다.
아직 이게 내재화 된 것은 아니라서, 이게 내 것이 되도록 계속 연습해야겠지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 이것이 가능했다는 것을 생각하며 주변에 더 감사하고 그만큼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체적인 건강면에서는 이제 2시간 중 20분 1쿼터 기준 4경기를 풀로 뛰어도 그렇게 죽을만큼 힘들지는 않게되었다. 처음 축구를 제대로 시작할때는 1쿼터도 거의 못뛰었는데, 그런 것을 생각하면 많은 성과이지 않을까?
심지어 나는 장거리 달리기를 아예 뛰지 못했었다.
그리고 3년동안 천천히 7키로그람 정도가 줄어서, 달리기 스피드도 많이 올랐다.
여튼 올해보다 더 나은 사람이고 싶고 올해 한 실수는 덜 하고 싶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행복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