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드컴퍼니에는 정확히 [조직문화담당자]로 합류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늘, "안녕하세요. 와이어드컴퍼니 피플팀 채용담당자 서지우입니다." 라고 시작하는 문장을 사용하는 리크루터가 되어있었다.
절대. 절대 불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채용과 조직문화는 아주 기민하게 얽히고 섥혀있는 그런 관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조직문화담당자라면, 내가 속해있는 조직에 대해 가장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 지점은 사실 모두의 직무를 이해하는 것에서 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러면 조직에서 모든 직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냐고 묻는다면 그건 바로 채용담당자인 리크루터가 될 것이다.
다른 팀 사람들은 아마 채용담당자의 업무를 정말로 (채용) 이라는 단어에 한정 지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물론 리크루터라면 주어진 자원을 잘 활용해서 채용을 잘 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결국에 채용과 조직문화는 다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좋다.
내가 채용 커리어를 처음 접했을 때는 JD의 의미도 모를 때였다.
비로소 JD라는 단어가 Job Description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에는 정말 기계처럼 각 팀의 직무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직무설명서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이게 딱히 잘못됐다, 아니다를 떠나서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1차원 적으로 일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모든 직무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
아니 그래서 채용과 조직문화가 도대체 어디서 엮여있냐고 궁금해하실텐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채용이 곧 조직문화다.
올바른 채용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 자체가 투입이 된다. 채용은 결단코 채용담당자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리크루터는 채용 공고를 만들기 위해서 [채용브랜딩]이라는 것을 하게 되는데 이건 지원자에게 우리 회사가 어떤 바이브를 가지고 일을 하고, 어떤 회사인지를 회사에 와보지 않고 알 수 있게 하는 장치이다. 여기에서 정말 중요한 거는 회사의 방향성, 목표, 비젼,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는지 등을 보기 좋게 가공해서 보여주는 건데, 이게 바로 조직문화와 직접적으로 딱 맞닿아 있다.
회사의 방향성, 목표, 비젼 그리고 동료들. 채용과 조직문화의 상호 협력이 매우 중요한 대목임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방향성과 목표, 비젼은 조직문화 담당자의 주기적인 교육이나 타운홀 미팅 등으로 생성, 수정이 되어 팀과 공유되고 이 공유된 자료는 다시 채용에 활용되어 채용브랜딩으로 보기좋게 재탄생된다.
또, 리크루터의 숙명 중 하나는 자신이 채용한 인원의 디플로이를 막는 것인데, 이 또한 조직문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나는 채용과 조직문화가 상당히 밀접한 관계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마 대다수의 인원이 '조직문화'라는 단어를 듣는다면 회사의 '이벤트플래너' 정도를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뭔가 정말 문화적인 이벤트를 준비하고, 진행한다거나 누구나 원하는 그럴싸한 혹은 지원자나 후보자로 하여금 다니고 싶게 하는 복지를 개발하는 그런 것이 조직문화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틀린 것은 아니다. 맞다. 그런데 그 부분은 조직문화 파이에서 매우 일부분. 아마 전체가 100%라고 한다면 5%~10%가 될까 말까한 비율일 것 같고, 실제로 조직문화 담당자가 해야 하는 일은 구성원들의 회사생활이 꽃길이 될 수 있는 장치를 하는 것이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우리는 조직과 구성원을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 전적인, 그리고 절대적인 물리적, 정신적 그리고 물질적 서포트를 쉬지않고 하는 팀이다.
조직의 인재를 정의하고 정의된 인재에 부합하는 구성원의 이탈을 막는 역할을 하는 팀이다. 그 인재가 이탈을 할 수 없게 모든 자원을 활용해 인재가 성장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팀이다.
그래서 채용과 조직문화는 연결되어있다. 조직문화를 올바르게 정립하고 그에 부합하는 사람을 채용하고, 또 그 인원이 퇴사하지 않게끔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조직문화가 채용 서클과 함께 돌아가야 하지 않나 싶다.
우리에게 회사생활이 연애라면 이런 거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채용 채널), 연락하고(면접일정조율),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면접), 정식으로 만나고(채용), 함께 즐거운 하루 하루를 보내며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맞춰 나가고(조직문화/컬쳐핏), 또 때가 되면 잘 헤어지는(오프보딩) 이런 수순을 가지고 일을 하는 팀이 아닌가 싶다.
간혹 피플팀이나 HR팀에 채용담당자와 조직문화담당자가 따로 있는 경우도 있다. 아니 사실 많다. 그리고 따로 가져가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은 두 배가 될지언정 함께 가져가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니어 리크루터가 하나 있으면 함께 가져가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