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을 활용해서 써보는 막간의 글 :)
홀라크라시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이 개념에 대해 알게된 지 만 하루 밖에 되지 않았는데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그리고 실행하고 싶었던 '조직문화'와 상당히 닮아 있었기 때문이죠.
어제 제가 올린 포스팅을 보셨나요?
이 포스팅을 보면, 저는 (다소 과격한 워딩이긴 하지만) 팀 파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팀 파괴까지는 아닌데, 개인이 어떤 조직에 속해서 일을 하는 것은 '기업' 만으로 충분하고, 그 외의 팀 단위는 좀 더 애자일하게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기조로 쓴 글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의 이 생각을 정확하게 간파한 조직이 세상에 있었더라구요!?
그들은 바로 홀라크라시라는 책을 만든 홀라크라시원 이라는 곳입니다.
일단, 홀라크라시는
| 권한과 의사결정이 상위 계층에 속하지 않고 조직 전체에 걸쳐 분배되어 있는 조직구조.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더 살펴보면,
권한과 의사결정이 상위 계층에 속하지 않고 조직 전체에 걸쳐 분배되어 있는 새로운 조직구조를 말한다. 홀라크라시에서는 조직의 위계질서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구성원들이 관리자 없이 동등한 위치에서 동일한 책임을 지고 업무를 수행한다. 홀라크라시는 1967년 영국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아서 케슬러(Koestler, A.)가 자신의 저서 《기계 속의 영혼(The Ghost in the Machine)》에서 언급한 ‘홀라키(holachy)’와 통치를 의미하는 어근인 크라시(cracy)를 조합하여 만든 합성어이다. 홀라키는 전체를 뜻하는 그리스어 ‘holos’에 기초를 둔 신조어로서 자율적이고(autonomous) 자급자족적인 결합체(self-sufficient unit)를 의미한다.
네, 제가 원하는 조직 / 만들고 싶은 조직이 이런 거였어요.
"따로 또 같이"의 의미를 정확하게 간직하고 있는 그런 조직.
모든 구성원 개개인이 TF로 애자일하게 일을 하는 조직.
정말 재미있는 건, 제가 생각했던 것은 딱 여기까지 였는데, 홀라크라시의 방법론은 더 많은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실행할 수 있게 하는 구체적인 것을 제공합니다.
제가 어제 포스팅에 "팀 파괴 하자!" (정확히 이렇게 자극적인 내용은 아닙니다) 라고 했는데 저는 팀을 파괴하고 개인에게 전문적인 직무를 부여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방법론을 제시했다면, 홀라크라시는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 그 방법론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례가 있다면 어땠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어요.
구성과 원리
홀라크라시의 구성 단위는 서클(circles)이라고 불리는 결합체이다. 서클은 프로젝트 단위나 업무기능 단위 등에 따라 이루어진다. 초기에는 조직 차원에서 구성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서클은 자기조직적인(self-organizing) 성격을 지녀 서클의 역할과 기능을 잘 수행하는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형성된다. 서클에서 개별 구성원들은 맡은 역할에 따라 자신의 업무 영역에서 리더로서 업무를 수행한다. 각 서클은 자신보다 더 큰 목적을 지닌 슈퍼 서클(broader circle)에 속하게 되며 자신이 속한 슈퍼 서클의 목적과 방향에 부합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최종적으로 가장 포괄적인 서클인 조직 전체에 이르게 된다. 결국 모든 서클은 조직 전체의 목적과 방향에 부합하게 된다.
일단, 구성과 원리를 살펴보면 홀라크라시의 조직은 서클이라는 단위로 움직입니다. 이게 제가 말한 TF 업무와 매우 비슷한데요, 슈퍼 서클이라는 상위 단계의 서클을 제외하고 모든 서클은 유기적으로 업무를 오픈하고 클로징 하는 역할을 합니다. 서클(TF)이 업무에 따라 생겼다 없어졌다 하면서 업무 중점적으로 돌아가게 되고 결국 '자기조직적(self-organizing)'의 성격을 띄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어요.
특히 "우리가 작동한다고 믿는 기업구조"에 대한 내용이 정말 공감갔는데요,
거기에는,
어느 회사나 어느 조직에 속해 있든 한 번쯤 조직도나 직무기술서를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문서들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가? 집중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나와 동료의 역할과 권한이 어떻게 나뉘는지 알기 위해 몇 번이나 직무기술서를 들여다봤는가? 이런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의 사람이 그냥 웃는다. 그러곤 조직의 직무기술서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조차 모른다고 털어놓는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형식 구조는 일상적 업무 및 필요와 크게 동떨어져있으며, 직무기술서는 그저 형식적으로 만들어놓은 관료주의의 산물에 불과하다.
라는 내용이 있었어요. 조직의 형식 구조가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든 대안을 찾아내야하죠. 그런데 지금의 조직에서는 대부분 이 형식이, '친분', '정치'라는 형태로 발현돼요.
그래서 결국 이 책은 "사람이 아니라 역할을 조직화한다" 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상당 부분 너무 제가 하고 싶은, 조직에 담고 싶은 것이기도 하고요.
저는 이 책을 다 읽지 않았습니다. 아주 시작에 불과하죠.
다 읽고 이해하고 소화시키려면 앞으로도 며칠은 걸릴 것 같아요.
그렇지만, 책의 이론이 너무나 제가 찾던 조직문화의 방향과 딱 맞아 떨어져버린 나머지 너무 반가워 유레카!를 외치고 지금까지 읽은 것 만이라도 어떻게든 내재화 하고 싶어 블로그에 글을 써내려가봅니다. 너무 exciting 하네요.
오늘 저는 차례대로 성근님(CMO)과 만의님, 그리고 봄님님(CEO 두분)에게 이 책을 소개했어요.
함께 읽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그리고 저는 이 개념을 꼭 회사에 적용할 거라고.
주말 내내 정말 holacracy한 날들이 될 것 같네요.
앞으로 이 블로그는 우리 조직이 어떻게 홀라크라시를 적용하는지 사례를 생생하게 담는 곳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설렙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