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또의 마지막 기수인 10기 활동이 끝났다.
아쉬운 마음에 회고를 작성해본다.
글또는 개발자들이 글을 쓰고 공유하는 커뮤니티다. 2주에 한번 글을 쓰면 되는데, 총 2번까지 패스가 가능하다. 규칙은 간단한데, 이게 꽤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2주가 처음엔 별거 아니네 싶었지만 생각보다 꽤 압박감이 있었던...ㅋㅋㅋ 리듬 속에서 두 기수를 완주했다.
9기와 10기 연속 참여하면서 이런저런 주제로 글을 꽤 많이 썼다.
감사하게도 몇몇 글은 큐레이션에도 선정됐다.
원래도 글로 스트레스를 풀 만큼 글쓰기를 좋아했다.
그런데 글또를 하면서는 조금 더 꾸준히, 그리고 나름 신중하게 쓰게 됐다.
글또 자체 큐레이션에 선정되었던 글만 뽑아보자면:
LangCursor :: 한영키 오타를 방지하는 IntelliJ 플러그인 개발기
Kotlin Collection vs Sequence 비교
나의 GitHub Copilot 활용법&Tip (for Intellij)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내가 정말 즐겁게 썼던 글이었다.
단순히 제출을 위한 글이 아니라 정말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고 썼던 기억이 난다. (정말 좋았는진 모르겠지만)
9기 때는 총 12번 정도 커피챗을 했다. 별로 안 했다고 생각했는데 수치 보고 나도 깜짝 놀랐다ㅋㅋ
대부분은 모각코였지만, 그냥 놀기 위한 만남도 있었다.
여기서 알게 된 사람들이 꽤 많아서 더 열심히 할걸 싶은 마음도 있다.
10기부터 생긴 기능인데, 익명으로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다.
받을 때마다 은근 기분이 좋다ㅋㅋ
글또 사람들 왤케 동숲 주민인거죠...
고민이나 아무 말을 올릴 수 있는 익명 채널이다.
익명 채널이 사실 부작용이 상당히 많은데 굉장히 건전하게 잘 운영되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사실 나는 고민을 그냥 공개적으로(?) 하는 타입이라 써보진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들을 눈팅하다 보면 진짜 솔직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좋았다.
답변도 익명으로 할 수 있어서 몇번 답을 작성하기도 했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쓴 글이 기수 별로 두어 번 큐레이션에 선정됐는데, 그 기준이 생각보다 까다롭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그리고 가끔 선정된 글을 읽는데 어마어마하게 퀄리티가 높다... 진짜 이런 사람들과 내가 같이 큐레이션에 선정됐다고?? 싶고 자극을 많이 받게 된다.
영어 공부 인증 채널. '말해보카' 인증을 거의 매일 했고, 어느 순간 습관처럼 굳어버렸다.
출퇴근 시간에 무의식으로 말해보카를 켜는 지경이라 지금은 굳이 더 인증은 안 하지만, 이 습관을 만드는데 영어해또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내가 진짜 좋아했던 채널. 생산성, 장비 얘기 나오면 신나서 들어가는 나니까(?)
9기 때 참여자로 엄청 눈팅하다가, 10기 때는 아예 내가 채널을 만들어버렸다.
가끔 음악 감상회가 열린다.
다 같이 취향곡을 공유하고 듣는데, 내가 흔히 말하는 대중픽 노래를 별로 안 들어서 좀 걱정했다. 분위기 싸하게 만들까봐 ㅋㅋㅋㅋ
그런데 다들 취향곡이 의외로 마이너한 곡들이 많이 나와서 자신감을 얻었다!!
감상회 가서 처음 틀어졌던 곡이 애니 테마곡이었던 기억도 난다.
처음엔 이름만 듣고 뭐하는 곳인지 몰랐다.
대체 다진마늘이 뭐죠?? 싶었는데 ‘다짐하고 실천하는 모임’이었다. 마늘은 그냥 마늘이고(?)
월 마다 다짐을 공개적으로 공유하고, 매일 한 일을 적고 월말에 공개적으로 회고를 공유하는 모임이다.
회고 공유 모임을 이미 하고 있어서 많이 참여해본건 아니지만, 컨셉이 너무 귀엽고 유쾌해서 즐겁게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글또 10기가 마지막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내게 글또는 단순한 ‘스터디’ 그 이상이었다. 좋은 자극을 주고, 재밌는 대화를 나누고, 다양한 시선을 경험할 수 있는 커뮤니티였다.
여기서 만난 인연들이 오래오래 유지됐으면 좋겠다.
글쓰는 습관을 혼자서도 잘 유지할 수 있을까?
사실 그게 제일 걱정이긴 하지만, 어떻게든 해보려고 한다.
글또가 끝나면서 규칙은 사라졌지만, 거기서 얻고 나온 것은 쭉 지속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