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가 예산의 효율적 분산에 대해 우려를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미디어가 다양해질수록 예산이 채널별로 쪼개지며 각 채널의 임팩트가 약해지는 건 아닐까, 하는 질문은 자주 받는다.
이럴 때 미디어 플래너는 단순히 "여러 채널을 쓰는 것이 좋다"고 말하기보다는, 각 미디어가 어떤 고유한 기능과 심리적 접점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차이가 어떻게 광고의 시너지, 즉 교차 효과(cross-channel effect)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번에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인지도 초기 구간에서의 역할을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인스타그램이 어떤 접점에서 소비자의 주목을 끌고 감정적 호감을 형성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전체 퍼널 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유튜브가 한국의 동영상 광고 No.1 채널이라면, 인스타그램은 한국의 소셜 미디어 광고 No.1 채널이다. 또한 동영상 광고, 배너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OLV 광고에 있어서 유튜브, 인스타그램은 빠질래야 빠질 수 없는 양대산맥이다.
다만 유튜브에서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정보를 '설명'하는 형식을 선택한다면, 인스타그램은 소비자에게 느낌을 먼저 남기고 검색을 유도하는 채널 이라 볼 수 있다. 소비자는 채널 내 콘텐츠의 시각, 톤, 분위기를 우선적으로 판단하고, 감각 중심으로 소비하는 성향을 보인다.
왜 같은 OLV 플랫폼인데도 이런 차이가 있을까? 인스타그램은 감성적 스크롤을 통해 콘텐츠를 발견하는 플랫폼(Emotional Discovery) 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특정 정보를 찾기 위해 검색을 하거나 탐색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의 피드와 탐색 탭을 무심코 스크롤하는 가운데 노출되는 광고를 접하게 된다. 이런 환경에서 사용자는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각적 반응에 더 크게 반응한다.
인스타그램은 브랜드의 비주얼 정체성과 분위기를 강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에 광고를 집행할 때에는, 브랜드 정보를 전달하는 것보다 시선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비주얼 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품 그 자체보다는, 라이프스타일 이미지, 컬러 톤, 사용 맥락이 담긴 컷, 감성적인 카피 한 줄이 훨씬 높은 반응률을 이끌어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1-2초 안에 시선 정지를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 인상과 무드를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영상의 경우 3초 이내에 핵심 장면을 노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은 인스타그램 영상 콘텐츠 조회 기준이 3초인 것에서도 잘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인스타그램은 '브랜드 탐색'보다 개인화된 취향 기반 소비 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광고 역시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내가 좋아할 만한 무드'로 다가가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이 브랜드의 화장품"보다는 "이런 느낌의 여름 아침"이 먼저 보여져야 한다.
개인화된 취향 기반 소비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하자면, 알고리즘이 소비자 취향 기반 추천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다. 인스타그램 콘텐츠 노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과거 행동, 그러니까 좋아요, 저장, 댓글, 시청 시간을 기반으로 유사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천하는 구조이다. 이 말은 즉, 사용자가 특정 스타일의 이미지, 색감, 인물, 연출을 좋아했다면 인스타그램은 '브랜드'의 여부와 상관없이 그 무드와 가장 유사한 콘텐츠를 탐색 탭/피드에 우선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브랜드 로고가 크게 박힌 광고보다는 사용자가 선호할 만한 스타일을 먼저 띄우는 콘텐츠가 훨씬 더 많이 노출되고, 반응도 좋아진다.
특히나 광고에서는 타겟팅 라인이 대부분 관심사, 행동 기반 세그먼트 중심으로 타겟팅을 진행하는데 이것이 개인화된 취향 기반 소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유저는 브랜드명을 모른 채로 브랜드의 콘텐츠를 접하게 되는 구조이며, "이건 당신의 취향이에요"라는 맥락에서 광고가 등장하면, 브랜드에 대한 인식 없어도 '끌린다', '예쁘다', '좋아 보여'와 같은 감정적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광고 타겟팅 부분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들어가면, 첫 째로 관심사 기반 타겟팅 (Interest-based Targeting) 이 있다. 이는 사용자가 팔로우하는 계정과, 좋아요와 저장과 탐색 탭 활동 내역을 분석해 인스타그램이 자동으로 분류한 관심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타겟팅하는 방향을 말한다. 인스타그램 광고에서 나의 관심사를 직접 확인할 수도 있는데, 스킨케어, 홈카페, 여행, 다이어트, 요가, 반려동물, 패션 트렌드, 감성사진, 브이로그, 혼술, 힐링, 셀프케어 등 다양하게 나뉜다.
타겟은 이런 관심사에 대한 정보를 인스타그램에서 능동적으로 찾는다기보다, 여유 시간에 내 취향에 맞는 것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콘텐츠에 브랜드가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고, 내 감성에 콘텐츠가 맞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인스타그램의 의미는 콘텐츠의 저장 유도, 브랜드 프로필로의 유인, 브랜드 감성 각인 마이너하게는 탐색기 안에서의 발견을 기원하는 쪽으로 전략을 짜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 편으로 행동 기반 타겟팅(Behavior-based/Engagement-based) 을 이야기할 수 있는데, 이것은 관심사보다 더 직접적인 광고와의 접점을 가진 소비자들을 타겟팅할 수 있는 옵션이다. 과거에 광고를 클릭했거나, 사이트를 방문했거나, 프로필을 조회했거나, 특정 게시물을 저장하는 등의 반응 기록이 있는 경우에 활용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소비자의 행동 데이터를 저장해놓기 때문에,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런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를 재타겟팅하거나, 이 소비자들과 유사한 소비자들에게 Lookalike 타겟 설정을 할 수 있다.
조금 더 쉽게, 소비자의 입장에서 설명을 하자면, 건강한 비건 라이프를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면 인스타그램에서 이러한 관심사를 기반으로 비건 맛집이나 카페와 같은 콘텐츠를 노출했을 때 보다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다. 한편 소비자가 콕 찝어서 비건 레더 자켓 광고를 검색한 이력이 있다면, 이러한 행동을 기반으로 비건 패션을 지향하는 브랜드의 콘텐츠를 노출할 수 있는 것이다. 관심사 기반으로 비건 콘텐츠를 본 소비자는 1-2초의 짧은 스크롤 시간에도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고, 행동 기반 타겟팅으로 자켓에 노출된 소비자는 "이 브랜드 어딘가 익숙한데, 다시 보니까 끌린다"와 같은 심리로 브랜드 정보를 탐색하거나 프로필에 링크된 홈페이지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두 타겟팅 라인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보통 관심사 타겟팅의 경우에는 도달 가능한 소비자 풀이 넓고, 광고 경쟁도 낮기에 단가 측면에서 합리적인 부분이 있다. 그래서 브랜딩을 목적으로 하는 단계에 있다면, 브랜드가 퍼널의 상단에 위치해 있다면 단가와 도달 측면에서 관심사 타겟팅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편으로 이미 소비자에게 친숙한 브랜드라고 하면, 제품을 탐색하거나 구매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타겟에게 도달하고자 한다면, 관심사보다 행동 기반 타겟팅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좋다. 아무래도 관심사보다 관여도가 높은 소비자에게 도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높은 클릭률과 전환율을 획득할 수 있고, 실제적인 매출을 높일 가능성이 더 크다. 다만 유의해야 할 것은, 행동 기반 타겟팅은 소비자 풀이 적고, 특히나 기존에 광고를 집행한 이력이 없다면 참고할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노출이 여의치 않을 수 있고, 경쟁이 심해 단가가 높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브랜드의 상황과 마케팅 캠페인 목표에 맞춰 전략적인 타겟팅 활용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조언되는 방향은 초기 관심사 타겟팅을 반영한 캠페인으로 도달을 높이고 대세감을 확보한 뒤에, 어느정도 소비자의 인지를 획득했을 때 뒷단 전환과 매출을 높일 수 있도록 구매 행동 타겟팅을 활용하는 방향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 데이터를 누적하는 시간을 벌 수 있고, 정확히 어떤 타겟이 우리 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가지고 하위 퍼널에 대한 전략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캠페인을 오래 집행하여 당장의 매출과 ROAS 관리가 중요하다면, 컬렉션 광고, 리마케팅 영상, 스와이프 가능한 스토리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그렇다면 타겟팅별 캠페인 목표를 어떻게 정하면 좋을까? 관심사 타겟팅은 퍼널 상단에 위치한 소비자에게 감성 콘텐츠로 도달하는 것, 브랜드 인지를 상승하는 것, 콘텐츠의 저장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잡으면 좋다. 한편 구매 행동 타겟팅은 보다 명확한 CTA로 전환을 유도하거나 재방문을 유도하는 목표로 활용하면 좋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유튜브는 서사적 구조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과 감정적 공감대 형성에 유리한 포맷이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긴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 한편 인스타그램의 경우 알고리즘의 특징, 콘텐츠 소비 경향에 따라 짧은 시간 임팩트 있는 비주얼을 바탕으로 브랜드를 떠올릴 때 특정한 감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감정적 터치가 가능한 미디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초반 인지도 상승을 위해 유튜브를 활용하여 최초 메시지를 주입하고, 흥미를 자극하고 브랜드에 감성을 연상시키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두 매체의 특성과 성과를 분리하여 클라이언트에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