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30)
지난 8월 중순에 입국해 한 달 하고도 일주일 넘는 시간을 프랑스에서 보냈다.
이제 생존에 필요한 것들은 어떻게든 해낼 수 있으니 비교적 안정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할 수 있겠다.
캐리어를 끌고 보금자리에 들어와 자고 일어난 첫 주는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샤워타올을 어디서 사야할 지 몰랐고, 버스를 탔는데 교통카드 앱도 동작하지 않았다. 밥을 먹고 싶은데 어떻게 말해야 할 지, 어떻게 계산해야 할 지도 몰랐다.
다행히도 프랑스 사람들은 말 한 마디 할 줄 모르는 동양인에게도 친절했다. 운이 좋았다. 주변의 사람들부터 이름도 모르고 스쳐간 사람들까지 내게 과분할 정도의 호의와 도움을 먼저 건네줬다. 모든 사람들의 이해와 배려가 없었더라면 오늘까지 멀쩡히 살아내기는 불가능했다. 말도 잘 못하거니와 주변에 좀 많이 징징거렸다. 물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인정에 기대어 답답한 아시안으로 산다.
수도권에서 이용할 수 있는 대중 교통수단은 아래 정도가 있다.
프랑스 수도권도 한국처럼 여러 회사의 교통수단이 다닌다.
모두 뭉쳐서 대충 '일드프랑스 모빌리티'라고 한다. -- 지하철, 트램, 버스
이걸 타려면 아래 중 하나를 골라서 사면 된다.
✔️ 종이티켓 (TICKET T+)
지하철역, 트램역에서 자판기로 구매 가능
버스에서는 기사에게 현금 2.5유로를 주고 구매 가능(하지 않을지도?)
종이티켓은 1회용이다. 그 자체로 바로 사용가능한 승차권이다. 그냥 어떤 교통수단이든 딱보면 이거 들어가게 생긴 구멍이 있다. 넣고 다시 나오는거 챙겨서 갖고 있다가, 내려서 버리면 된다.
✔️ SMS 티켓 (버스만 해당)
한 달 전만 해도 버스에서 기사님으로부터 티켓을 살 수 있었는데, 요즘은 다 이걸로 하라고 한다.
운전석 앞에 보면 뭔가 설명하는듯한 종이가 붙어있다. 써있는 전화번호로 BUS버스번호
라고 문자를 보내면 된다. 답장이 오면 기사님께 보여드리면 끝.
(e.g.), 132번 버스를 탔으면 BUS132
라고 문자를 보낸다.
✔️ 나비고 카드 (플라스틱 교통카드)
지하철역 인포에서 구매 가능 (그러나 인포가 빈번하게 비어있음. 굿럭)
"사고싶은 카드 이름 + 씰부쁠레" 하면 됨
(e.g.,) 나뷔고 데꾸베흨뜨 씰부쁠레 --> 데쿠베르트좀 주십쇼
한국의 티머니같은건데, 금액충전식이 아니다. 횟수/또는 기간제로 충전한다.
나비고 카드는 승차권을 탑재할 수 있는 기기다. 그러니까, 지하철역에서 구매한 나비고 카드는 그냥 플라스틱 쪼가리라는 말이다. 이걸 승차권으로 쓰고 싶다면, 원하는 승차권을 골라서 탑재(top-up 탑업)해야 한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살 만한 나비고 카드의 대표적인 종류/탑업 가능한 승차권의 종류다. 다른 카드도 있는데, 그냥 둘 중 하나로 사는게 정신에 이롭다.
승차권 탑업은 지하철/트램 자판기에서 해도 되고, 일드프랑스-모빌리티 핸드폰 앱을 깔아서 해도 된다.
✔️ 나비고 Imagine R (플라스틱 교통카드)
일드프랑스 모빌리티 사이트에서 구매 가능
사이트에서 열심히 신청하면 배달오는 특별한 나비고 카드다. 신청할 때 돈을 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승차권이다. 어린 나이의 학생만 가능하고 저렴하다.
데쿠베르트의 훌륭한 대체재다. 그러나 결제오류가 뜬다면? (슬프다)
결제오류 대처 방법
신청이 안됐는데 결제만 됐거나, 중복결제가 될 수 있다.
당황하지 말고 아래 링크에서 문의를 보내자. 1주일 정도 뒤에 답이 온다.
https://www.iledefrance-mobilites.fr/aide-et-contacts/nous-ecrire아래는 내가 보냈던 메일이다. (신청 안됐는데 왜 결제만 됐냐? 돈 돌려줘라)
Bonjour.
Une erreur s'est produite lorsque j'ai acheté Imagine-R-Etudiant. Le paiement a été effectué avec ma carte, mais l'abonnement Imagine-R-Etudiant n'a pas été effectué. En d'autres termes, je n'ai pas reçu le produit et j'ai seulement payé.
Je vous demande un remboursement (annulation de la carte).
Mon numéro de client est 고객번호. Je m'appelle 이름.
Ci-dessous, j'ai joint le reçu envoyé par mon email.
Merci. (+ 메일로 온 영수증 파일 첨부)
✔️ 스마트폰 앱 승차권
미리 말하자면, 사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적어둔 것이다.
일드프랑스-모빌리티 앱을 깔면 유심에 승차권을 구입하고, 핸드폰을 교통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마치 한국의 모바일티머니처럼)
그러나 관심갖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내 경우는 작동하지 않았다.
이 회사 프로그램을 쓸 때마다 오류를 안내는걸 본 적이 없다(방금도 다음달 나비고 월이용권 충전하고 왔는데 오류창 떴다).
제발 아무도 쓰지 말기를 바란다. 일드프랑스-모빌리티 앱은 실물 카드 충전할때나 쓰도록 하자.
불쌍한표정으로 '익스뀌제무아, 쥬 베 아슈테 띠껫' 하면 드르륵 하면서 ticket t+를 한장 뽑아주신다.
아니면 SMS티켓 알아서 사라고 하신다.
가끔 대중교통을 타면 PDA를 들고 다니는 검표원이 있다. 종이든 나비고든 자기 승차권을 건네주면 된다.
나비고 기간권을 사용하는 경우 주의할 점이 있는데, 반드시 대중교통 승차시에 태그를 해야 한다.
유효한 기간권을 소지하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주로 자주 타는 스팟이 정해져있다. 검표원이 타면 항상 무임승차를 걸려 실랑이하는 모습을 본다. 억울한 사람도 있고, 고분히 말을 따르는 사람도 있다.
서울에 따릉이가 있다면, 파리에는 벨리브가 있다. 벨리브는 따릉이의 조상이다. (진짜임)
다른점이 있다면 벨리브는 구독기간이 길고, 전기자전거가 있다.
때문에 선택가능한 플랜도 다양하다.
사용하려면 아래 절차를 대충 따르면 된다.
0. 사용하려면 일단 아무 나비고 카드가 있는게 좋다.
1. 앱스토어 (구글플레이)에 들어가서 velib 앱 설치
2. 회원가입은 없다. 찾지 말자
3. 세부메뉴에서 hire a bike선택
3-1 나비고 카드 사용하기 뭐시기 선택 (이걸 하면 자전거에 카드를 대면 대여가 된다.)
3-2 해외결제 가능한 카드로 결제 (한국카드는 나는 다 안됐다. 레볼루트로 하니 됐다.)
4. how to use 참고해서 첫 이용시 귀찮은 등록절차 하기
5. 이후 잘 이용하기.
보증금은 월단위 구독을 하는 경우 빠져나가지 않는다.
단, 벨리브 대여소 기계에서 일일권을 구매하는 경우 이건 바로 빠져나간다. 그리고 2주뒤에 들어온다. 일일권을 사지 맙시다...
킥보드는 사라졌다.
전기자전거가 남았는데, 벨리브가 있으니 사실 쓸일이 없다.
한국과는 다르게 아무데나 주차할 수 없다. 지정된 곳에 주차해야 한다.
그러니 더더욱 쓸일이 없다. 쓰지마십쇼.
한국의 KTX에 대응된다. 주로 보는 종류는 두 가지다.
예약은 sncf connect, ouigo 둘 중 하나로 하면 된다.
참고로 sncf connect 앱은 학생에게 아래 두 가지 할인권구매 기회를 준다.
여행을 위해 각 지방에 가면 마을사이에 돌아다니는 버스, 기차가 있다.
다 대충 TER이라고 한다.
** e.g., paris에서 colmar로 가고 싶다면?
paris -> strasbroug : tgv탑승
strasbroug -> colmar : ter기차 탑승
이거 의외로 나비고로 탈 수 있다. 지하철 노선처럼 생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