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빼고 광내도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게, 너무너무 추워서 후드티를 새로 사서 덮쳐 입어야 했다.
눈이 왔다.
아니 4월 맞냐..? 이게 맞냐..?
PMU 옆에 있는 K-Square 빌딩에서 OT 를 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설명을 들었고 서로 자기소개도 했다.
교수님께서 아주 정확한 발음으로 얘기 해 주셨기 때문에 몇 시간동안 영어를 듣는 것에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공부도 열심히 논문도 열심히 쓰지만
그보다 더 자신의 Community 를 만드는 데 노력하라고 하셨다. 퍼듀 학생들과도 많이 커뮤니케이션하고, 주어진 기회를 적극적으로 잘 활용해서 이 프로그램이 자신의 인생이 바뀌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하셨다.
Chipole 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부리또랑 bowl 같은 걸 파는 데였는데 Cilatrone (고수) 빼주세요 라는 말을 연습하고 갔지만 아예 밥에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아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저 흰색 소스는 Sour Cream 소스이다.
배가 고팠지만 고수 냄새 때문에 잘 못 먹었다. 미국 와서 살찔 걱정을 하는 게 아니라 진짜 굶고있다.
PUID 발급을 위한 서류 작성을 하고 나서 스타벅스에 갔다. PMU 지하에 있었는데, 사람이 엄청 많았다.
미국 스타벅스는 알고는 있었지만 복장 규정이 한국에 비해 너무 후리해서 좀 놀랐다. 머리도 거의 풀어헤친 수준이고 목걸이, 귀걸이까지...
그리고 음료 나오는 속도가 엄청 느렸다. 같은 공간에 Steinway & Sons 그랜드피아노가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다시 빌딩으로 돌아오는 길에 왼쪽 렌즈가 빠져버렸다. 그래서 아예 둘 다 빼고 안경으로 컴백...
미국에서도 Zito~
마스트레나 2랑 블렌더랑 몽땅 다 한국거랑 똑같아서 반가웠다.
3시 이후부터는 조 짜서 뭘 할까 얘기를 했다. 자율주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나 포함해서 3명이었다.
다른 팀들은 뭘 할까? 를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았는데 우리는 아 무조건 차 굴려야죠~ 이 모드라서 과연 세부 주제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래서 일단 키워드를 강화학습, Connected Car, 자율주행, Vision 등으로 잡았다. 오늘 어떤 종류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지 리서치하기로 했는데 벌써 11시네...
내일 9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토니교수님이 마침 2주 뒤에 이곳에서 EV 자율주행 대회가 있어서 전국에서 학생들이 모였다고, 관심있는 사람들은 와서 구경도 하고 도와달라길래 우리 팀원들이랑 같이 기웃기웃했다.
안테나 하나를 조립했더니만 토니교수님이 Lark 까지 태워다주신대서 자동차를 타고 교수님이 캠퍼스 투어를 시켜주셨다.
진짜 무지막지하게 넓은 캠퍼스였는데, 사진에 보이는 곳이 바로 주행트랙 경기장이다. 학교 안에 이런 게 있는게 좀 부러웠다.
산이 하나도 없는게 새삼 신기하고 생경하다.
7시 반쯤 숙소에 도착했더니만 배는 엄청 고픈데 먹을 게 하나도 없었다. 에릭 교수님이 마트에 학생들을 데리고 가셔서 식료품을 사기로 했었는데, 우리가 두 번째 조였다. 근데 첫 번째 조가 예정에 없이 너무 늦어버려서 식료품을 사러 갔다오면 9시가 될 것이었다.
근데 우리는 너무 배가 고팠다. Uber Eats 로 뭘 시켜 먹을래도 결제수단 등록이 아무리 해도 안되서 주문도 못 하고... 포장해서 오려고 해도 제일 가까운 식당이 걸어서 편도로 약 2~30분? 너무 피곤해서 진짜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같이 간 학생들 중에서 Uber Eats 가 되는 사람이 있으면 도움을 부탁하려고 전화를 걸었었는데
어떤 분께서 천사스럽게도 라면 3개를 빌려주셨다. 진짜 금덩어리 모시듯이 들고 돌아와서 라면을 끓였다.
9시쯤에는 식료품 사러 간 언니가 돌아와서 오렌지, 식빵, 계란, 물, 우유, 고기 등등을 냉장고에 정리했다.
라면을 끓이고 설거지를 하는 나.
논문을 마저 읽고 자야겠다...
내일 아침은 토스트랑 시리얼을 먹어야지! 드디어 사람답게 먹을 수 있다!
굶고 있기는 하지만 잘 대접받고 즐겁게 지내고 있는 퍼듀 2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