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개발자로서의 첫 회고록을 쓴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개발자로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2번째 회고록을 쓰는 지금 돌이켜보니 작년도 다사다난했지만 올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회고록을 썼을 때엔 개발자로서 첫 회고록을 쓴다는 기쁨에 막연히 이래서 좋았다 저래서 좋았다 하는 감상을 늘어놨었다면, 올해 회고록은 그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곱씹으면서 차분히 정리를 해볼까 한다.
작년 6월부터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2023년도 그랬지만 2024년도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혼자서 MSA(라고 하기에 엉성한 부분이 많지만...) 구조와 인프라 환경을 구축하고 CSAP 인증에 필요한 CCE, CVE 작업도 혼자서 진행했으며 이직한 직장에서 새로운 도메인과 또 다른 언어, 프레임워크를 경험해보는 등, 정말 운이 좋게도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들은 이직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기본적으로 프로젝트를 빌드하거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때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 지 알 수 있고 어떤 트러블이 생길 수 있는지 어느 정도 예상을 할 수 있었으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어느 정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첫 번째 이직을 할 때에만 해도 개발만 하고 운영 경험은 없었어서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두 번째 직장에서는 신규 서비스 개발 배포 및 초기 운영, 이미 운영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대응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도 이러한 경험들을 계속 할 수 있어서 내년이 기대된다.
이렇게 적으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경험이라는 것은 노력도 노력이지만 운이 많이 따라야 하는 것 같다.
무언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는 흔하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내게 주어진다면, 붙잡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고 싶다.
위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올 해 2번이나 이직을 했다. 첫 번째 이직은 자의적이었고, 두 번째 이직은 타의에 의한 것이었다.
첫 번째 직장은 나에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 곳이다. 그 곳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퇴사를 하게 되었다. 퇴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엔 업계가 생각보다 좁기에 여기서는 이야기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도 그 곳에서 스스로 새로운 일에 도전 하고, 그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는 것을 많이 연습했고 지금까지 일을 대하는 태도의 초석이 된 것 같다.
두 번째 직장은 개발자로서 처음으로 이직한 직장이자 새로운 도메인과 언어, 프레임워크에 도전하는 경험을 짧게나마 쌓을 수 있었던 곳이다.
첫 번째 직장과 다르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줄 테크 리드님, 비교적 체계적으로 잡힌 업무 프로세스가 있었기에 첫 번째 직장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그래서인지 좋은 점도 있었지만 다소 경직된 분위기도 없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첫 번째 직장보다도 더 많은, 뛰어난 동료들이 있어서 자극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내 생애 처음으로 수습 기간 종료라는 경험을 안긴 곳인데 서로의 입장 차이도 확인했고 이전 회고록에도 남겼지만 이해가 되는 부분도 없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와서는 별 다른 감정은 없다. 오히려 경험한 적이 없었던 것들, 특히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고 운영해보는 경험, 그리고 운영 중인 서비스에 새로운 피쳐를 개발하는 경험을 안겨준 곳이기도 하기에 짧은 기간이었지만 남는 것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다니고 있는 세 번째 직장은 이제 입사 1달차가 되어가지만 여러모로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다.
테크 리드님과 선임 개발자분들에게 배울 점도 많고, 또 많은 기회를 주시면서 서로 개발 관련 소통에 열려 있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첫 번째 직장과 두 번째 직장의 중간 느낌이 들어서 좋은 것 같다. 현재 직장에서 좀 더 개인적으로 성장하면서 직장, 서비스에도 많은 기여를 해보고 싶다.
사실 올 해에 이렇게 2번이나 이직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요즘 개발자 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군의 취업 시장이 힘든 상황인 것을 생각한다면,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다소 당돌하면서도 낙천적인 성격이 이러한 이직 과정에서 생기는 불안함이나 비관을 어느 정도 눌러줬던 것 같다.
그래도 이제는 당분간은 이직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좋은 일로 이직하는 것이 아닌 이상 말이다.
작년에 기술 블로그를 새로 옮긴 이래로 1년 4개월 넘게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길게 블로그를 운영해본 경험은 중학생 때 취미로 하던 게임 블로그 이후로는 처음인데 뭔가 뿌듯하다.
한편으로는 신기하다고 느낀 것이 있는데 먼저 몇몇 포스팅들의 조회수가 1000회를 넘어가고 구글 검색에서도 최상단에 노출되어 그리고 질문 댓글이 달리는 경우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런지 포스팅을 하기 전에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한 번 더 체크하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내가 작년부터 작성해 온 월간 회고록의 조회수도 꾸준히 누적되고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나의 지난 이력을 돌이켜보려고 작성했던 글을 보는 사람들이 의외로 있다는 점에서 내가 부끄러운 짓을 하면서 살지는 않고 있나 한 번 더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비록 보잘 것 없는 작은 블로그이지만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이 기회에 전하고 싶다.
올 하반기부터 자의든, 타의든 개인 공부에 대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일과 공부로 많이 달려온 것 같은데 이직과 더불어서 루틴이 바뀌면서 이전만큼의 텐션이 잘 나오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휴식을 조금 취하고 있다.
사실 첫 번째 직장도 바빴지만 두 번째 직장이 거의 늘 크런치 모드였기 때문에 그 여파가 찾아온 것도 있는 것 같다.
지금 직장은 그나마 이전보다는 여유로워지긴 했는데.... 그래도 너무 조급함을 가지고 싶지는 않다.
이전에는 내가 사용하는 프레임워크, 라이브러리에 대한 복습이나 실무에서 사용해야 하는 것들의 예습을 위해 공부했다면 내년부터는 기본기와 Toss Learner's High에서 확인했던 지표, 그리고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공부를 해보고 싶다.
올해까지는 취업, 이직이 급했던 신입 개발자로서 쫓기듯 공부를 했다면 내년부터는 좀 여유를 가지고 깊게 해보고 싶다.
올 하반기의 숨고르기는 내년을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다사다난했던 2024년, 작년에 회고록을 작성할 때만 해도 2024년에 많은 일이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올해도 많이 바쁘게 달려왔고,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내년에는 더 많이 바쁠 거라고 생각된다.
내년도, 그 다음해에도 내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12월 회고록에도 적었지만, 내년은 나에게 있어서 여러 의미로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생각되어 기대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비장한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그럼에도 기대와 설렘이 더욱 크다. 슬프거나 화날 일도 있겠지만 좋은 일도 분명 많을 것이기에.
그리고 내년에는 작년, 올해보다 더 성장해 있을(아마도) 것이기에.
2024년 나와 함께해 준 가족, 여자친구, 친구와 동료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내년에도 모쪼록 모두가 건강하게 무사히 잘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