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낙원 (압둘라자크 구르나)

문연수·2024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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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출처: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09364549

2. 책 정보

  • 책 이름: 낙원
  • 저자: 압둘라자크 구르나
  • 역자: 왕은철
  • 출판사: 문학동네

3. 생각

 책이 너무 어려웠다.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 낙원 은 아프리카의 무슬림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필자가 역사에도 무지하고 이슬람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기에 더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읽는 내내 소설과 필자가 유리되는 듯한 부유감과 이질감을 느꼈다. 하지만 종장에 가선, 필자로선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세계 그 자체가 전달하고자 하는 저자의 메세지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을 받았다.

 이 소설을 어렵게 만드는 두 번째 요인은 바로 문체가 너무나 은유적이고 시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서술이 소설을 유려하게 만들었음은 분명하다.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고 읽으면 좋으련만 필자는 무언가를 파헤쳐 이해하기를 좋아하는 본성 탓에 읽는 내내 희끈희끈했다. 그러나-매번 느끼는 것이지만-책을 다 읽고 났을 때에는, 서사와 문체가 이 소설과 이격되지 않고 제대로 상합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익숙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 밖에 필자가 주목한 것은 소설 속 주인공, 유수프의 자세다. 소설의 후반에 다다르기까지 유수프는 주인공이 아니었다. 그는 그냥 걸어다니는 카메라다. 그는 어떠한 판단도 하지 않는다. 편견없는 순수한 눈으로 그저 바라볼 뿐이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유수프가 아닌 등장인물 중 한 명인 거상으로 시작하는 모험 소설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러나 주인공이 점차 성장하면서 세계에 대한 인식을 가지게 된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는 데미안의 구절이 떠올랐다. 그가 알을 깨고 나오는 과정을 그린 소설일지 모른다.

 제목도 참 잘 지었는데, 이건 확실하게 역설이다. 일단 소설 속 내용은 지옥 이라 부르는게 더 알맞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현실이라는 지옥에서 낙원을 꿈꾸며 살아간다. 수 차례 언급되는데 이는 현실의 도피처이다. 거기에 따른 자유에 대한 인식도 잘 드러난다. 모두가 자유라는 이름의 죄수이자 노예로 살고 있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그 정원사 노인이 바로 깨달은 자 일 것이다. 그렇다고 필자가 그와 같은 염세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거나 또 그의 생각을 정답이라고 보진 않는다. 그가 자유에 대한 본질을 인식했기에 그리 부른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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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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