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2022년이란, farewell✨ 이다.
그래서인지 더욱 길게만 느껴졌다.
엄청난 수직적인 조직에서 이 세 단어는 확실하고도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동료로 수평적으로 일하는 문화가 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나는 젊은 꼰대인가?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나에게 사수님은 정말 너무 높아서 내가 따라갈 수 없는 실력을 가진 분이셨는데, 날 사수로 생각하는 나의 동료들에겐 정말 미안한 나의 실력이다.
나는 이제 3년차(만 2년 반) 엔지니어가 되었고, 같은 팀에는 이제 막 입사하신 1년차 엔지니어 분들이 많아졌다. (8분 정도…) 신입분들 까지도 동료라 생각하고 대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역시 아직 나는 막내가 편한 것.. 같지만 이제 나도 내가 아는 것을 나눠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한 해였다.
2022년 한 해, 열심히 달렸다. 번 아웃인 줄 알지만 그래도 달렸다. 계속해서 나를 채찍질하고 일으켜 세워서 정말 힘이 없는데도 달리게 했다. 야근도, 아침 출근 전 근무도 그 어떤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했다. 일에 대한 책임감과 열정 그리고 더 이 분야를 마스터하고 싶었다. 해시코프 행사 때마다 발표하는 당근마켓 같은 회사들처럼 나도 교보문고 프로젝트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열심의 끝엔 내 말에 힘이 실리게 되었고, 모든 미팅에 참여하게 되었다. 하루는 11시부터 18시까지 점심도 못먹고 회의만 불려 다니다 끝난 날도 있었다. 점심도 못먹고 부장님께서 틈틈히 전화가 왔지만 받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불려다녔다. 3초정도 엄청 유명한 인사가 된 것같았지만 절대 자만할 수 없었다. 4번의 회의가 너무 주제가 달라서 ... 회의 준비도 못하고 들어가서 같이 방안을 모색하려니 머리가 너무 아팠던 날이었다. 내가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에 현타가 왔었지만.. 열심히 한 결과라고 생각했다.
그 날에 대해 아직도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에피소드는 전체 DBA 회의에서 차장님께서 콕 집어 나에게 내 의견을 물어본 것과 다른 회사 분들과 협업하는데 타 회사 PM님께서 같이 회의 들어오셔서 의견 좀 내어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객관적으로 판단했을 때, 나는 아직 주니어에 불과하고 아직 그 정도 수준도 되지 않는다. 아키텍처에 조언하기도 같이 설계하기에도 미숙하지만, 나의 열심을 인정해주시는 좋은 분들이 계셔서 더 내 뜻을 펼치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교보문고 온라인 쇼핑몰이 그랜드 오픈 한 날이다.
웹사이트와 어플이 탈바꿈을 했다. 런칭도 리뉴얼도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정말 오픈하고 나서는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그곳에서 다른 회사 분들과 협업하면서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많이 배웠고, 회사에서 배울 수 없는(?) 이메일 작성하기도 배웠으며, 나의 업무에 있어서 내가 결정하고 판단하는 범위나 결정을 내리는 우선순위 같은 것들을 배웠다. 정말 값진 시간이었다. 돈 주고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경험을 배운 나의 눈물의 시간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싶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잘하고 싶었다(내 욕심에…ㅎ). 그래도 이제는 Terraform 은 어디 가서 “저 잘합니다.” 라고 말할 정도는 되었다. 어디 가서 지지 않을 한 분야. 이렇게 하나씩 내 기술 스택을 쌓아가는 것이지
2021 나의 회고록 과 2022-1분기 회고록 에 의거하여 내가 세운 2022년 목표 달성률을 확인해 보면,
뒤돌아 보니 크고 작은 계획들을 많이 세웠더라. 내가 기억도 못한 목표들이 있어서 놀랐고, 생각보다 저조한 나의 목표 달성률에 아쉽지만 기억도 못한걸 감안하면 뭐 선빵했다라고 나를 토닥여본다.